1.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떠도는 계급도가 있다. '2020 패딩 계급도'다. 패딩 계급도라니. 무슨 말인가.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가 상품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제작한 콘텐츠인데, 기준은 지난해다.
이 자료엔 패딩을 종류별로 이렇게 일별한다.
'우리집 가보' '대물려 입어' '10년 입어' '5년 버텨' '따뜻하면 됐어' '막걸쳐'
총 6등급인데, 제품마다 가격과 성능이 제각각이다.
우리집 가보는 몽클레르, 나이젤 카본이 손꼽혔고, 대물려 입어엔 노비스, 스톤아일랜드, 캐나다구스, 무스너클이 꼽혔으며, 막 걸쳐는 스파오, 탑텐 등이 선정됐다.
2.
몽클레르 좀 볼까. 이탈리아 브랜드다. 나이젤카본은 영국 남성 워크웨어다. 각각 최상위급응로 분류되었는데, 전자는 100~300만원대, 후자는 비싸면 420만원가지 호가한다.
대물려입어도 무시 못한다. 캐나다브랜드 브랜드 무스너클, 캐나다구스 패딩은 100~200만원대다.
천송이 패딩 노비스와 MZ세대 애장품 스톤아일랜드도 같은 레벨에 들어왔다. 이중 스톤아일랜드는 100~400만원대이니 중장 급은 된다.
10년입어는 브랜드로선 으스댈 게 없지만 가성비 좋은 패딩들이다. 예컨대 파라점퍼스, 에르노, CP컴퍼니, 피어오브갓 등 이태리 수입브랜드가 많다.
5년버텨엔 국산이 끼는데, 코오롱, 노스페이스, 아이더, K2, 컬럼비아 등이다. 머렐, 블랙야크, 몽벨은 상대적으로 말단이라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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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런 풍속도는 웃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또 그렇지도 않기도 하다. 학부모 등골을 빼먹는 등골브레이커 목록들이기 때문이다.
한 겨울이면 10대들은 이런 패딩들로 저마다 계급을 구별짓기를 한다. 상대적으로 저가 브랜드를 입는 누군가에게 모멸감을 주고 따돌리는 것도 예사다. 이런 꼬라지를 우리 새끼만은 안 보게 하려면 등골이 휘지만 어쩔 도리가 없기도 하다.
실제 명품 온라인 플랫폼 머스트잇 구메데이터를 보면 명품 구매 건수는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더 늘고 있다. 10대 구매건수 증가율이 67%로 가장 높았고, 20대와 30대도 63%와 48%였다.
머스트잇 남성 고객들이 많이 구매한 것은 스톤아일랜드, 구찌, 메종마르지엘라, 톰브라운, 발렌시아 등이니 참고하시길.
4.
이런 풍속도를 당신은 어찌 마주하는가. 여유가 되면 사면 그만일 것이다. 하지만 지출엔 늘 기회비용이 따르는 법이므로, 누군가 저런 소비재로 과시를 하려 할 때, 누군가는 그 회사 주식을 사서 주주가 된다. 전자는 기업의 마케팅 노예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나, 후자는 기업의 지분을 가진 어엿한 주주가 되는 것이다.
나는 한 철이면 끝날 유행과 과시효과를 위해 제 귀중한 목돈을 털털 날릴 바에야 후자의 포지션을 취하길 바란다. 멋은 좋은 옷을 걸친다고 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경제력에서 비롯하는 여유와 능력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당신도 후자여야 한다.
꼰대 소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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