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와 질투는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본능이다. 나보다 더 가진 존재에 대해 부러움 너머 편견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물론 그것을 억누르며 행위할 때라야 더 나은 삶이 펼쳐질 테지만.
부자를 향한 시선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부자에 대해 편견을 품는다. 그들은 자기 밖에 모르고 게으르며, 탐욕스러울 거라고 믿는다. 실제론 정반대에 가까운데도 없는 없는 자들이 만든 고정관념은 보기보다 강력하다. 어린 시절 책에서 읽은 샤일록이나, 놀부 같은 이미지를 떠올려보라. 하나 같이 부정적이다.
부자를 향한 편견 중 이런 것도 있다. 부자는 가진만큼 불행할 것이라는 생각. 미다스의 불행이라는 표현처럼, 손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해 먹지를 못하는 경우를 떠올려보라.
부를 거머쥔 게 죄라는 관념은 뿌리 깊다. 전통 기독교의 오래된 통설이기도 하며, 무소유를 설파하는 불교 역시 재물을 죄악시한다. 후기 자본주의 세계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돈은 여전히 나쁜 것으로 치부된다.
속으로는 돈은 끊임없이 추구하면서도 겉으론 안 그런척하는 이런 불일치는 가난을 상시화한다. 그리고 돈이 지나치게 많아 탈이 난다는 바보 같은 편견을 고착화한다. 많은 돈이 오히려 독이 되어 삶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지를 떠나 이 역시 시기와 질투를 그럴 듯하게 포장한 것일 뿐이다.
"그(그녀)는 부자이긴 한데"라는 말을 보자. 이런 표현은 으레 부자를 향한 열등 의식을 감추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가 경제력은 처지지만 다른 것은 낫다는 식으로 스스로를 포장한다. 기만적이기 이를 데 없다.
예를 들면 "그는 부자이긴 한데 자식이 공부를 못한대." "그녀는 부자이긴 한데 부부 관계가 원만치 않대." "그(그녀)는 부부관계가 그렇고 그렇대." 따위 말들. 그는 부자인데 성격도 좋고 가정도 화목하고 행복하게 오순도순 잘 산대라는 식의 칭찬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부러우니까 싫은 것이다.
당신도 그런 소릴 습관적으로 하진 않나? "돈보다 건강이 최고야." "돈만 많으면 뭐해, 사람 됨됨이가 먼저지." 같은 말들 말이다. 은연중 하는 이런 표현은 내가 돈을 가지지 못한 데 대한 열등감을 표출하는 것일 수 있다. 부자를 부자로 표현하지 않고 '졸부'라고 폄하하는 것도 마찬가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보라.
언론 매체도 이런 고정관념을 더하는 데 일조한다. 신문 사회면에 이런 기사가 났다고 하자. A아파트 단지에 살인 사건이 터졌다고. 만약 A아파트가 일반 서민이 사는 그저 그런 단지라면 신문은 A아파트 단지 정도로 단지명을 표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A아파트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모 랜드마크 아파트라면 십중팔구 단지명을 기사에 표기할 것이다. 그러면서 제목에도 반포 모 아파트를 반드시 달아놓을 것이다. 그래야 흥행이 될 테니까.
한편으로 기자들은 대체로 박봉이기 때문에 제 안의 결여를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있는 놈이 더하다" "졸부들은 악하다" 같은 편견을 본인들 스스로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대 부자는 결코 부정적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식당에서 종업원들과 함께 온종일 음식 나르며 열심히 땀 흘리는 젊은 사장도 있고, 매일 주차장으로 나가 주차요원처럼 주차안내를 해주는 주차장 건물주도 있으며, 조금이라도 더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려고 재료 개발에 열과 성을 다하는 착한 음식집 주인도 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이 조금이라도 구제되길 바라 알게 모르게 기부활동을 하는 부자도 많고, 하루하루 열심히 밥벌이하면서 부캐로 추가 소득을 올리는 평범한 월급쟁이 부자도 수두룩하다.
공통점이라면 이 시대 부자들은 남보다 주어진 시간을 최소 두 배는 더 효율적으로 보내려고 분투한다는 사실. 당신보다 부자인 사람은 필경 당신보다 부지런한 사람이다. 그들은 당신이 퍼질러 있는 지금도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한다.
대부분 사람은 부자를 잘 알지 못한다. 그러면서 부자가 어떻다는 둥 단정하고 규정하기 일쑤다. 부자로 살아보지도 못햇으면서 제 좁은 경험 반경으로 상상의 나래만 펼친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 대한 편견을 거두는 데서 시작해야하는 것은 그래서다. 편견은 가난을 영구화하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부자가 되고 싶은가. 그럼 부자에 대해 억측하는 습관부터 버려라.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억측하지 말고 이해부터 하려 노력하라. 그런 다음 배우도록 하라. 진정한 부자들의 생각과 마음을 알려주는 매체는 많다. 책도 있고 유튜브도 있고 강연도 있다.
부자는 돈독에 오른 탐욕스런 샤일록이 아니다. 무슨 일을 하건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존재다. 당신이 부자를 이해할 수록 이러한 정반대 이미지가 점차로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순간일 때라야 비로소 부자를 향한 첫 걸음을 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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