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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단상

병사 월급 200만원 논란에 9급 공무원들이 열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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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월급이 9급 공무원보다 높아질 것인가

"군무원 7급 1호봉 실수령액이 190만 원 조금 넘는데 병장 월급이 200만 원이라니. 사병 대우 올려준다는 정치인들은 군무원 현직과 수험생들이 보이콧해야 한다."(군무원 갤러리 '병장 월급이 7급 군무원 월급보다 많아지는 게 정상이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국방 분야 대표 공약 중에 가장 어처구니 없었던 것이 있어요.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입니다.

한창 속도를 내고 있는데, 현실화될 공산이 없진 않습니다. 국방부까지 인수위에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보고했다네요.

재원 마련의 현실성 문제가 지적되지만 저는 9급 공무원 1호봉 월급과 병사의 월급 비교에 더 눈길이 갑니다.

공무원 사회 전반으로 형평성 시비가 커질 것으로 보이거든요. 특히나 공정에 민감한 2030세대에게 이 문제는 무시할 만한 이슈는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가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해 '인국공 사태'에 직면한 것처럼, 젊은 여성들에게서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을 겁니다. 물론 남자 공무원들에게서도 항의가 쏟아질 거고요.

이미 병사 월급은 많이 오르고 있죠. 올해 병사 월급은 51만~ 67만원 선입니다. 여기서 3배가량을 인상한다면 당장 5조 1000억원이 필요합니다. 올해 국방예산 54조 6112억 원의 9.3%죠.

문제는 병사 월급을 올리면 부사관, 장교 월급도 덩달아 올려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올해 기준으로 부사관인 하사 1호봉은 170만5400원, 중사 1호봉은 179만1100원, 장교인 소위 1호봉은 175만 5500원, 중위 1호봉은 192만 900원을 받습니다.

간부들은 수당을 받으므로 소득 역전까지는 아니겠지만 기본급이 병사보다 못하다면 간부 지원율은 폭감할 겁니다. 그러니 병사 월급 200만원이 현실이 되면 간부 월급도 보정될 수밖에 없게 되겠죠.

윤석열 당선인의 이번 공약이 모병제 전환까지 고려한 장기 로드맵의 일환이라고 좋게 봐주더라도 너무 급한 감이 없잖습니다.

그냥 지금 인상률대도 충분히 높으니 손 대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겁니다. 미군 2년 차 미만 상병도 2100달러 수준을 받는데, 군 생활 2년도 안 돼 월 200만원을 준다면 모병제 국가인 세계 최강군 미군 못잖은 월급인 겁니다.

선거 때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잡고자 내놓은 공약이겠으나 적당한 인상 선으로 정리하는 게 옳아 보입니다. 200만원은 군인 장병들 사정을 충분히 헤아리더라도 급발진 중임을 인정하고 한 발 물러나도 됩니다. 그런다고 이대남들이 반발하는 것도 아닙니다. 요새 이대남들 합리적이거든요.

한편 이번 논란으로 다시 공무원 월급 표를 들여다봤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하루라도 빨리 월급 노예 신세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캐쉬플로우 절대주의 시대에 아직도 이런 박봉에 머무는 것은 공무원 시대가 정말 끝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재인 정권이 끝물이었던 거죠.

9, 7급 합격했다가 이내 그만두고 대기업으로 러쉬하는 공무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건 현실이고, 아래 표를 보면 더더욱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격세지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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