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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단상

서울 집값은 이제 홍콩·맨허튼처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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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기업을 다니는 김 모씨(36).

그는 결혼을 앞두고 올 초 신혼집을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이내 포기했지요.

너무 비쌌으니까요.

그래서 혼자 살던 전셋집에서 살림을 차렸습니다.

전세계약을 연장한 2년간 종잣돈을 열심히 모았지만 무리였습니다.

종잣돈 모으는 속도보다 집값 오르는 속도가 몇 배로 빨랐으니.

'지금 아니면 서울 자가 1채는 불가능하다'는 절박감에 임장을 열심히 했지만 지금은 자포자기입니다.

1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에 '영끌'을 해도 이제 서울에서 살 집은 거의 없고 반년 새 더 줄어버렸습니다.

통근 시간을 1시간으로 늘려 잡고 경기권 아파트도 알아봤지만 예산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김씨는 "이생집망이 내 얘기는 아닐 줄 알았다"며 고개를 떨굽니다.

이생집망이 뭡니까.

'이번 생에 집 사기는 망했다'의 줄임말입니다.

이런 청년들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

주거 불안을 호소하는 계층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만의 문제가 아니지요.

중위 소득의 중산층 가구조차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주거난민 처지로 몰리는 겁니다.

모든 게 다 오르는데 월급만 오르지 않으니 목돈 모으는 속도엔 탄력이 붙지 않고 청약 당첨은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는 수준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대출 규모를 줄이고 금리 인상 겁박까지 하고 있으니 주거 사다리는 걷어차인 형국이지요.

지난 1년간 집값 흐름은 기록의 연속이었습니다.

공급 부족, 과잉 유동성 등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KB국민은행 집계 기준 10.19% 뛰었습니다.

올해는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란 듯이 깨고 오름폭을 좁히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거래절벽 양상이 심해지고 있음에도 가격은 여전히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이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청약시장에서도 내 집 마련이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4.1대 1에 달하지요.

치열해지는 경쟁에 청약 최저가점도 서울 기준 평균 57점까지 치솟았고요.

57점은 어떤 점수입니까.

57점은 39세 가구주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점입니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사전청약도 청약통장에 16년 3개월은 돈을 넣어야 당첨권에 드는 실정이지요.

중산층도 도시에 살기 어려운 시대.

사회적 기회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자산 양극화, 계층 분화, 박탈감·분노 등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것입니다.

이제 서울 집값은 비로소 선진국에 걸맞는 수준으로 수렴하게 될 거라고 저는 단언합니다.

이미 한국은 선진국이고 선진국이 되면 사람들도 선진 국민이 되어야 하듯 집값도 선진국 레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집값은 비단 매매값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임대료가 앞으로 대단히 빠르게 선진국화될 것입니다.

맨해튼, 홍콤섬에 사는 사람들 못지 않게 말이지요.

이 현실을 상수로서 우리는 받아들인 채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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