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형이 28일 부동산 합동 브리핑에서 망언을 쏟아냈다. 집값 하락 가능성을 다시 경고한 데 이어 "정부는 임대차 3법 등 제조 안착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현 제도를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집값 하락 경고부터 보자. 남기는 지난 몇 달간 같은 소리를 계속 해댄다. 연내 한은의 금리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 등이 근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부동산 전문가 패널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까지 들먹인다.
집값에 거품이 꼈다는 걸 부정하진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제로금리 시대에 정부가 돈을 그리도 푸는데 자산에 버블이 안 끼겠는가. 집값이 급등하는 것도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므로 남기가 경고음을 내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 그 자리에 있으면 본인이 싫어도 그런 소리를 해야 한다. 남기가 고생이 많다.
문제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거다. 정책이 신뢰를 잃은지는 오래됐다. 무슨 말을 해도 국민은 의심부터 한다. 저들 말을 믿었다가 벼락거지된 사례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뭐라고 했나. 청년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매수가 안타깝다고 했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사람은 지금 1년 만에 훨씬 더 가난해졌다. 집값, 전셋값이 역대급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미쳐가는 것 같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규계약을 맺을 때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올리는 문제가 있다"며 "이것이 전월세 가격의 불안을 일으킨 면이 있다"고 했다.
시장은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신규 전세계약에도 상한선(5%)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썩은 몽니가 아닐 수 없다. 그릇된 정책을 바로잡기는커녕 더 고삐를 죄겠다고 했으니.
대선주자들도 미쳐가고 있다. 이재명 경기 지사는 국토보유세 도입안을 제시했고, 이낙연 전 대표는 토지공개념 3법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와 당, 대선주자들이 하나같이 반시장주의 폭거다.
어쩌면 이리도 정부와 당, 대선주자들이 하나같이 잘못된 방향으로 질주하는가. 망국을 위해 누가 먼저 줄달음하느냐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다. 대중은 이제 알고 있다. 저들이 바라는 게 '집값 대폭등의 평등'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앞으로도 집값은 꽤 오랜기간 상승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고 전세 소멸이 한층 더 앞당겨짐으로써 무주택자 대부분이 제 월급의 과반을 월세주고 사는 월세 지옥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한국 특유의 주거 사다리였던 전세가 사라진 시대는 그야말로 끔찍할 것이다.
해결책은 일찌감치 제시됐지만 이미 기차는 떠나버렸다. 전월세 시장을 자율에 맡기는 임대차법 무효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등록세 완화 등을 통한 거래 유도, 민간 재건축의 적극적인 시행 등등. 그러나 저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땡고집이 이어질 수록 시장은 더 뜨겁게 달아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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