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이유.
근로소득은 그대로인데 , 집값이 계속 치솟는 이유를 깨달으려면 기본적인 경제 매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
물물교환 경제를 생각해보자.
물물교환 경제에서 가격이 오를 때는 다음 두 가지 경우 중 하나 때문이거나, 둘 다가 원인이어서다.
(1) 물건이 희소해지거나, (2) 돈이 늘거나.
우리가 주로 듣는 원인은 첫번째일 것이다.
즉, 상품이 희소해지니 가격이 오른다고.
그렇다.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정확한 설명이라고 할 순 없다.
왜일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경제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생각해보라.
경제학 원론에서 배운 대로
수요(Demand)와 공급(Supply)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가격(Price)이 결정되는 시스템인가?
그렇다고 말하면 당신은 아직 부린이다.
물가와 반대로 근로소득은 제자리걸음임을 상기해보자.
외려 줄어들고 있진 않은가?
이를 테면, 월급을 400만원 받고 4인 가구가 한 달에 식대를 150만원 쓴다고 하자.
그런데 생활물가 상승으로 식대가 200만원으로 올랐다면, 남은 소득은 200만원일 것이다.
지난달보다 50만원 더 쓴 것이므로, 다른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수요가 줄어 다른 물건의 가격이 내려가야 한다.
한데 정말 그런가?
처음으로 돌아가자.
가격이 결정되는 요인은
(1) 물건이 희소해지거나, (2) 돈이 늘어나서라고 앞서 말했다.
우리가 주로 듣는 원인은 (2)보다는 (1)이라고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기술 발달과 대량 생산 체제의 구축으로 물품의 가격은 낮아지는 것은 맞아 보인다.
그런데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
집 짓는 건축술이 발달하고 건축 재료가 다양화되고, 각종 신기술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우리가 날마다 경험해오고 있는 현상 아닌가.
이쯤이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할 것이다.
그렇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다.
(1)보다 (2)요인이 훨씬 세서다.
여기서 우린 이 부분을 이해하고 가야 한다.
돈이 시중에 많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누군가가 더 많은 돈을 그만큼 빌려썼다는 사실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이다.
이처럼 '돈'은 곧 '빚'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은
금융문맹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원리다.
이것을 모르면 소득이 증가해서 돈의 양이 늘어났다고 착각하게 될 수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돈을 낮은 이자율로 쉽게 빌릴 수 있으면 더 많이 빌려서 다른 물건을 살 수 있으므로가격은 오른다.
중앙은행이 본원통화(M)를 계속 찍어내면, 시중 은행은 본원통화량의 일부만 지급준비율로 놔둔 채로 소비 주체에게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의 형태를 통해 돈을 빌려준다.
이른바 '신용 팽창'이다.
다시 말해 초저금리 기조 아래 시중에 계속 돈이 풀릴 수록 신용 팽창은 거듭되고, 시중에 풀린 돈으로 소비 주체들은 실물자산을 구입하게 된다.
통화량 증가로 화폐가치가 낮아질 수록 우리의 구매력 또한 낮아지는 것이므로, 신용을 일으켜 실물자산을 구입해두는 일이 가장 현명한 경제 행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경제학자 어빙 피셔가 정립한 화폐수량 방정식을 다시금 상기해야 한다.
MV = PT
(M: 통화량, V: 화폐유통속도, P: 가격, T: 총생산량)
라는 공식을.
재론하거니와, 가격은 물건의 수요도 수요이지만 시중에 풀린 돈에 따라 결정된다.
그게 지금 우리가 발딛고 선 신용화폐 경제의 본질이다.
현재 집값이 치솟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현 정부의 잇따른 정책 실패가 커다란 요인이 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이자율이 낮아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신용 화폐 경제 속에서 우리가 살아간다는 사실이 그 이상으로 매우 중요하다.
정책 실패가 변수라면, 신용 팽창은 상수에 가깝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기억하자.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면 가격이 상승한다.
이게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반대로 시중 통화량이 줄어들면 가격은 하락한다.
이게 바로 디플레이션이다.
우리는 현재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
그리고 무수한 데이터가 보여주듯, 이 시대는 꽤 오랜기간 지속될 듯하다.
이말은 곧, 이 현실을 이해하는 사람일 때라야 요즘 언론들이 자극적으로 써대는 벼락거지, 전세난민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이해 못하는 이들은 정말이지 대안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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