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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톤으로 똑같은 소릴 하더라도 돈을 쥐어주면 듣는(받는) 사람에게 사근사근 말투가 더없이 부드러워진 거 같은 느낌을 준다. 똑같은 소릴 해도 전자는 그냥 제 맘에 안 들어서 나를 고치려는 꼰대짓이 될 뿐이고 후자는 나의 상황을 진심으로 안타까워 하여 도와주고자 하는 진실함마저 든다. 무슨 소리를 해도 경청하고 싶어지는 사태. 이른바 '금융 효과'라고나 할까.
전원주 며느리가 시어머니 전원주에게 찍 소리 못하는 것도 그래서다.
돈이 많으면 발언권도 세진다. 없던 품위도 생긴다. 내가 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대접해준다.
마이클 센델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돈의 부정적 속성을 이리저리 열거했는데, 그가 한국 사회를 하루만이라도 관찰했다면 생각을 고쳐 먹을 것이다.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 돈은 존엄이다. 돈은 지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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