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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단상

베트남 아파트 분양가도 15억이 넘는다 서울 집값이 비싸다는 통념은 일종의 도그마다. ​앵무새처럼 반복된다. “헬조선”, “집값 미쳤다”, “이게 나라냐.” ​그러나 정작 우리는 그 ‘비싸다’는 말을 어떤 비교를 통해, 어떤 감각을 통해 말하고 있는가. ​한국만 바라보는 폐쇄된 시선 속에서 ‘비쌈’은 절대치로 작동한다. 소득 대비 가격이 높으면 무조건 비싸다는 식이다. ​하지만 세상은 이미 연결돼 있다. 자본은 국경을 무시하고 흐르고, 외환은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넘어간다. ​이런 시대에, 집값을 국내 총소득(GNI)만으로 재단하는 건, 오징어 가격을 바닷물의 염도에 따라 재는 격이다.​2024년 입주를 시작한 베트남 호치민의 ‘자이' 아파트. 초신축, 180제곱미터(약 55평), 방 4개. 분양가는 원화로 약 15억 원. 베트남의 1인당 .. 더보기
대부분 모르는 부동산 폭락이의 뇌구조 그들은 오래전부터 경고해왔다. ​집값은 반드시 무너질 것이며, 버블은 곧 꺼질 것이라고. 전조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제 남은 건 대폭락뿐이라 한다. ​마치 구약의 선지자처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렇게 ‘말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들에게. ​그들이 말하는 ‘폭락’은 더 이상 시장 전망이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정서적 신념, 세계를 해석하는 하나의 인지 틀, 요컨대 신앙의 다른 얼굴이다.​폭락이들의 심리적 구조는 대단히 흥미롭다. 그들은 숫자와 통계, 각종 차트를 앞세우지만, 정작 그 논거는 놀라울 정도로 일관되지 않다. ​매매가가 하락하면 “드디어 시작이다”라고 외치지만, 반등하면 “데드캣 바운스”라고 한다. 전셋값이 떨어지면 “패닉임대”, 오르면 “역전세폭탄”이다.. 더보기
당신은 서울 집값 폭등을 오해하고 있다 새 정부가 첫 번째 칼을 빼들었다. ​6억 이하 주택담보대출을 틀어막으며, 중산층 이하의 유동성 진입을 봉쇄하겠다는 심산. ​취지는 그럴듯하다. 가격의 불을 끄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불은 구조에 붙은 것이지, 표면에 붙은 게 아니다. ​말하자면, 담뱃불을 끄겠다고 화산 위에 물을 끼얹는 격이다.​이런 정책은 이미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도 시도된 바 있다. 이름만 다를 뿐, 성격은 비슷하다. 효과는 잠시였고, 곧 반작용이 시작됐다.​이번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초기 몇 달 정도는 기세가 꺾인 듯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불씨는 아직 살아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꺼진 불이 아니라, 바람을 기다리는 불일 뿐이다.​현금은 넘쳐난다. 그리고 그 돈은 어딘가로 반드시 흘러간다. 유동성이라는 괴물은 .. 더보기
지난 7년 동안 서울 아파트 폭등한 과정 부동산은 원래 제 발로 걷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7년간 서울의 아파트는 뛰었고, 강남은 날았다. ​누군가는 그러더라.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의도와 반대로 움직이는 물리적 특성이 있다”고. ​그 말이 진실이라면, 이 정부는 세계 물리학계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실험군은 ‘서울’, 실험도구는 ‘규제’, 그리고 실험결과는 ‘폭등’이었다. ​결과론이 아니라, 과정 자체가 이랬다. 정의의 이름으로 시작된 정책이, 시장을 억누르는 척하면서 그 역설적 효과로 가장 큰 상승장을 만들어냈다는 얘기다.​우리는 2017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강남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반포 33평 아파트가 15억, 잠실은 10억을 넘긴다고 했다. “이건 과하다”는 판단 아래, 규제가 잇따랐다. ​ ​하.. 더보기
이번엔 서울 집갑 쉽게 안 잡힐 거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왜 오르는지를 묻는 이들이 있다. ​그 물음은 언뜻 경제학의 문법으로 씌어 있지만, 실은 철학적 성찰을 요구한다. 정답은 간단하다. 희소성. 총 발행량 2,100만 개.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숫자. ​그 엄정한 한계가 사람들의 믿음을 담보한다. 그러나 실은 믿음이 그 숫자를 신성화한다. 신뢰의 총량이 가격을 만든다.​집도 비슷하다. 아니, 어쩌면 더 극단적인 형국이다. 비트코인은 최소한 프로그래밍된 한계라도 있다. 하지만 집은? 물리적으로는 무한히 찍어낼 수 없다. ​수량의 희소성 이전에, ‘입지’라는 결정적 조건이 존재한다. 전국에 아파트는 많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곳은 제한된다. ​‘서울’이라는 세 음절, ‘강남’이라는 두 글자가 단순한 지명이 아닌, 일종의 토템으로 기능하는 이유.. 더보기
서울은 완전히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다 서울 자가 아파트의 꿈, 이제 그것은 현금 부자들의 성채로 단단하게 굳어진다.​정부가 6월 28일부터 시행한 초고강도 대출 규제는 6억 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 서울 부동산 시장을 철저히 ‘그들만의 리그’로 재편했다. ​서울 아파트의 74%, 약 127만 가구가 대출액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고, 이제 평균 8억6000만 원, 강남이라면 25억 원 이상의 현금을 쥐지 않은 이는 서울 입성을 꿈도 꾸지 못한다.​이 냉혹한 현실은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계층 간 갈등을 깊게 파고드는 칼날이다.​부동산R114의 최신 데이터는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가 14억6000만 원임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비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를 적용받아 최대 10억2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 더보기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강력한 이유 돈이 풀린다. ​중앙은행의 인쇄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시장에 현금이 홍수처럼 쏟아진다. 이 돈은 어디로 갈까? ​주머니에 잠시 머물다 이내 물가를 띄우고, 결국엔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의 가격을 하늘로 치솟게 한다. 이 현상은 마치 경제의 마법쇼 같지만, 그 뒤엔 냉혹한 논리가 숨어 있다.​모든 이야기는 중앙은행에서 시작된다. 경제가 휘청거리면, 정부와 중앙은행은 돈을 찍어내 시장에 뿌린다. 양적 완화(QE)니, 금리 인하니, 이런 멋진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결국은 “돈을 더 풀자!”는 선언이다.​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은행들은 더 쉽게 돈을 빌리고, 그 돈은 기업과 가계로 흘러간다. ​2020년대 초반, 팬데믹으로 경제가 얼어붙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며 시장을 달랬다. ​미.. 더보기
한국에 유독 집값 폭락론자가 많은 이유 한국에는 이상할 정도로 ‘부동산 폭락론자’들이 많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등장해 “이제 곧 무너진다”고 말하지만, 이상하게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붕괴’를 거의 신앙처럼 기다린다. 예언은 늘 빗나가고, 예언자는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여기서 질문해야 한다. 왜 이토록 많은 이들이 ‘폭락’을 기다리는가? 무엇이 그들을 반복해서 같은 말, 같은 소망으로 되돌아오게 하는가?​먼저, 그것은 현실 인식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종종 경제지표도 가져오고, 세계적 금리 흐름도 인용한다. ​그러나 논거는 논리라기보다 합리화에 가깝고, 그들의 전망은 예측이라기보다 희망이다. 희망의 탈을 쓴 분노, 분노의 구조 속에 도사린 무의식적 욕망. ​그러니까 이건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동(affect)의 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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