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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단상

2주택, 25억 자산 모았지만 잘 사는 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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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수필이다. 나는 이것을 일기라 부르고 싶지 않다. 이것은 내밀한 양식의 문학이다. 그 수준에 이르렀다. 2주택자가 된 당신 자산은 지금보다 곱절이 될 거라고 나는 전망한다. 당신은 벌 받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죄의식 가지지 마라. 그대는 죄인이 아니다. 그저 열심히 살아왔을 뿐. 당신이 한 일은 투기가 아니며, 투자 또한 아니다. 그저 생활인으로 하루하루 열과 성으로 살아낸 사실, 그 사실 하나로 당신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리고 명심하라. 당신은 당당해져야 한다. 이 땅의 유주택자 중 한 명으로서 지금처럼 열심히 밥을 벌고 삶을 살아내라. 그런 당신을 응원하겠다. 작성자는 루시드, 출처는 붇카페.

내가 2주택자된 이야기(feat.시장님)

IMF회복될 무렵 신혼을 전세로시작했다.

둘째를 임신했을때..

뭔지모를 본능에 쫒기듯 대출을끼고 ... 강북에 24평 아파트 분양권을 샀다.

진짜로 집을 짓고있는건지 불안해..

주말마다 아파트 공사장 담벼락을 서성였다...

등기에도 없는집을 종이한장을 믿고 샀다는게 두렵지만 설레었다..

시간이지나 입주를 했고 대출도 갚아나갔다.

서울시에서 뉴타운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있었고 뭔지모르지만 좋으거임엔 분명한 듯 했다.

외벌이 남편을 졸라 아파트담보로 상계뉴타운에 집을 사놓고 옮겨타기를 하자고 했다...

실입주해서 중계동 학군근처에 좀더넓은 평수에 내집을 갖는다고 하면 ...

이자와 기다림은 기꺼운 일이라 확신했다.

가정적인 남편은 시간을 내서 임장을 다녀주었고..

우리 형편에맞는 매물을 골라...

산비탈 쓰러져갈듯한 허름한 9평집을 9천에 샀다.

뉴스에는 희망적인 뉴타운 소식들로 도배들이었다.

아파트가 모자란 서울시에서 뉴타운은 꼭필요한 정책이었으며 추가분담금을 낸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어 보였다 ...

그 낡은집엔 전세 천오백에 퇴역군인 노부부가 살고있었다.

젊은부부가 새주인이라는거에 놀라워하면서도..

흔쾌히 남루한 방에 우리를 들여 임대계약서를 써주었다.

소방도로에 신발을 벗고 문을열면 바로 거실겸 부엌으로 들어가는 낡은 집이였다..... 허름한방에서 시골친척마냥 어린 내아이를 쓰다듬던 노부인은 ...배웅하는길에 꼬깃한 이천원을 과자사먹으라며 내아이의 손에 쥐켜주었다.

그때의 심경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살면서 ...이따금씩 상상해본다.

내집에 고급차를 탄 새주인이 계약서를 쓰러왔을 때 ..

과연 그들에게 인간적인 여유를 베풀수 있을까........

뉴타운 입주시에 세입자들에게는 임대아파트가 주어진다고 했지만 ...결국 그 전에 남편은 돌아가시고 부인은 딸집으로 가셨다고 했다....

두 번째 새로운 세입자는...

노숙자를 겨우 면한 젊은 일일노동자 였다...

늘 방문앞에 술병이 쌓여있었다.

보일러가 터졌다고 연락왔을 때.... 당장 뉴타운추진되면 안써도 될돈이지만 우리는 그럴수 없었다. 가족도 없는 알콜중독 노동자를 모른척할수 없었기에 보일러를 새로 갈아줬다.

도시가스가 못들어오는 산길이라 LPG전용보일러에 여분의 스페어 가스통까지 넣어주었다....

그렇게 그는 두해를 살고 나갔다.

세 번째 세입자는..

초등생 두아이를 데리고 이혼한 젊은 주부였다.

아이들이 집에 내내 있어야해서 싱크대같은 시설을 해주었으면 했다.

아이들이 쾌적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싱크대에 도배까지 해주었다....

그렇에 시간은 흘러갔고 뉴타운추진은 잡음이 많았다.

모아둔 돈이 없는 집이 허다한 원주민들은 추가부담금에 대한 저항이 강했고..

세입자를 넣고 갭투자를 하며 자산이 오른다는 기초적인 부동산 수익도 이해못하는 노인들도 적지않았다.

헌집줄테니 새집을 달라는 땡깡같았다..........

우리는 그 낡은집의 대출 이자를 아주 오랬동안 갚았다

누구도 원망하지않았다.

나의 욕심이 낳은 리스크였기에....

그리고 ...

서울의 시장은.. 바뀌었다.

새시장은 가난한자의 편이었고...

가난한자들을 강제이주시키는 뉴타운구역을 하나씩 취소했다.

벌을 달게 받는 문제아처럼 우리는 받아들였다 .

시에서 지정한 정책이었지만 공무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책임은 욕심을 낸 우리가 지는것이었다......

그때 세입자에게 2천원을 받은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다.

문득 이제는 상계동의 낡은집을 해결해야할 것 같았다.

9천에 산 그집을 5천에 내놓았다. 실거주자에게 헐값에 판날 남편과 맥주를 마셨다.

남편은 4천을 날리고 이렇게 기분좋을 수도 있네 라며 웃었다....

반토막난 5천이 그렇게 귀하게 느껴질수 없었다.

2호선 지하철역 근처 아파트현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마침 24평조합분이 분양가와 비슷하게 6억에 나와있었다.

근처에 마래푸라고 불리는 아파트에 전세 시세문의를 해보니 5억5천이라고 했다. 새아파트인데도 5천으로 갭이가능했다. 이말은 입주해서 대출이자를 버티고 살다가 힘들면 전세를 놓아도 충분히 버틸수 있다는 뜻이었다...

잃어버린 4천만원만을 충분히 회복시켜줄 이곳을 매수했다.

상급지1주택 ..더 이상의 욕심도 꿈도 없었다.

그리고 ...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갑자기...

아이가 이사를 가지말자고 졸랐다.

친구들과 함께 졸업하고 싶어했다.

2가구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

일정금액이상 세를 올리지않고 장기간 유지해준다면 주택수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주택임대사업자가 있다는걸 알게되었다.

아현동의 아파트를 임대사업자로 하고 세를 놓았다..그리고 우리가 주거할집에 대출을 내었다.

이렇게 2주택을 보유하게되었다.

3억대출이자, 뉴타운손실금4천, 취득세 ...

언제가되어도 좋으니 요만큼만 올라준다면 바랄게없다고 생각했다.

집값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만큼 모두에게 상처를 주며 오르기 시작했다.

좋기보다는 오히려 공포스러웠다 ...

규제로도 시장스스로도 콘트롤 하지 못했다.

부동산시장은 마치 범인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는 스릴러물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러는사이 약자에게 따뜻했던 그 시장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감정이 복잡했다...

상계동에서 살던 그약자들은 지금쯤 어떻게 살고있을까..

노동자였던 그는 가정을 이루었을까...

두아이엄마는 자립을 했을까....

혼자남은 사모님은 아직 건강하게 계실까.....

그리고...

그때 계획한 뉴타운을 전부 실행했다면......

대선후보들 기름짜듯이 짜내는 공급물량 계획대신

지금쯤 신기루같은 입주물량으로 나타나지 않았을까.......

어쨌든 나는 지금 2주택자이다

두집을 합하면 자산이 25억을 넘어가고 있다...

나는 또 벌을 받아야 하는가....

아직도 내가한일이 투기인지 투자인지 알지를 못한다.

언젠가 내 아이들이 결혼을 할 때 한 채씩 물려 준다면 ....

그리고 마침 무주택자의 자식들과 결혼하게된다면

그러면 그 벌을 면할수 있는걸까....

[출처] 내가 2주택자된 이야기(feat.시장님) (부동산 스터디') | 작성자 루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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