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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자유 자극제

가수 김장훈이 서장훈과 반대로 빈털털이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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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 김장훈의 근황이 세간에 알려져 충격을 준 적이 있죠. 지금껏 무려 200억원(본인 주장)을 기부했다는 사람입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로 전전한다고 합니다. 가끔 강연과 비대면 공연을 하지만 월세가 밀릴 때도 있다고 하네요.

격세지감입니다. 2020년 11월 그는 SBS플러스 예능프로그램 '쩐당포'에 출연했습니다. 방송에서 그는 누적 200억원가량 기부했다고 밝혔지요. 역설적인 것은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이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스스로 밝히듯 전성기 땐 매해 300~400개 행사를 소화했습니다. 광고도 40~50개나 찍었다고 하지요. 그 돈을 그대로 굴렸으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됐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 기부했고, 현재는 빈털털이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그의 처지는 MBN 교양 프로그램 '현장르포 특종세상'에서 공개됐습니다. 생활고를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그는 답했습니다. "현재는 준수해요. (월세) 두 달치 밀렸어요. 몇 년 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돈 걱정을 해봤죠."

그는 가방 속에 든 수많은 약을 보여줬습니다. "걸어 다니는 약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요. "수십년간 제가 먹었던 약 중에 제 몸에 맞는 약을 찾은 다음 100종류 정도 가지고 다녀요."

그러면서 그는 덧붙입니다. "높은 곳에 있으면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는 두려움에 떠는 공황증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터널에 들어가면 심장이 빨리 뛰기도 했죠. 그럴 때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나 약 있지? 이거 먹으면 되지?' 그러면서 약을 손에 쥐면 이내 괜찮아지긴 하더라고요."

남부럽지 않은 인물이던 그가 왜 이 지경이 된 걸까요. 하나씩 짚어 봅시다. 때는 바야흐로 2014년. 그해 그에게 세 번째 성대결절이 찾아옵니다. 말을 하려고 해도 안 나왔습니다. 이미 대부분 기부해버린 터라 노래를 못하니 소득이 끊겼죠. 그는 "다시 시작할 엄두가 안 났다"고 토로합니다.

결정타는 2017년 찾아옵니다. 그전까진 드문드문 돈을 벌 순 있었습니다. 노래를 못 하면 다른 일을 하면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 공연장에서 문제가 빚어집니다. 주차 문제로 경찰과 마찰이 생겼습니다. 이를 계기로 '욕설 논란'에 휘말렸고, 활동을 아예 중단하게 됩니다. 김장훈은 말합니다.

"그 이후에 가장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반성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도 나를 좋은 일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기억을 해주시니까 부담될 정도로 고맙지요. 정말 모범적인 사람이 되어보자고 다시 다짐합니다."

물론 김장훈의 기부 행위는 아름답지요. 하지만 지난 얘기일 뿐입니다. 그가 기부천사임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습니다. 씁쓸하게도요.

그가 조금 더 실속있게 살았으면 어땠을까요. 가진 돈의 일부를 모으고 불려 살림살이부터 튼튼히 했다면 말이지요. 그랬다면 돈이 돈을 벌어다주는 경제적 자유에 일찍 도달했을 겁니다. 활동이 끊겨도 걱정할 게 없었을 터고, 성대 치료에도 전념할 수 있었을 겁니다. 회복도 더 빨랐을 테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기부를 계속 할 수 있었겠지요. 전성기 때만큼 '몰빵 기부'는 아니겠지만요. 길게 잡고 오래 기부를 하면 되는 일이므로 먼 훗날엔 200억원보다 많은 기부를 하게 됐을지도 모릅니다.

김장훈을 보면 서장훈이 떠오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비슷한 연배이고 이름이 같으니까요. 서장훈은 현재 방송계의 가장 부유한 자산가로 꼽힙니다. 400~500억원대 자산을 갖고 있죠.

그는 농구선수 시절 버는 족족 알뜰하게 모았습니다. 그 모은 돈을 굴리고 불려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죠. 그는 젊었을 때 최대한 덜 쓰고 조금이라도 모으려 아등바등했던 시절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랬기에 지금의 삶이 있는 것이라면서요.

서장훈이 과거에 기부를 많이 했는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누구보다도 세상에 열심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인기 프로그램 '물어보살'에서 진정성 있는 멘토로 활약하고 있지요. '아는 형님' 등의 인기 방송에서는 매회 대중에게 웃음꽃을 선물해주고요.

자신도 충만해지고 세상도 충만해지고 있으니, 일석 이조랄까요?

인생에 전성기는 짧습니다. 그 짧은 전성기를 어떻게 누리르냐가 나머지 삶을 결정짓습니다. 김장훈의 전성기는 찬란했으나 말로는 비참합니다. 재기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우리는 김장훈의 사례를 반명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서장훈의 궤적을 지향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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