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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위한 당신의 이야기

돌싱남과 결혼했는데 육아·결혼 전부 후회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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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살림살이 모양새를 들여다보는 것은 나의 삶을 점검하고 흐트러진 것들을 가지런히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혹시나 나보다 못한 여건이라면 주어진 현실에 한 번 더 감사하게 되고 더 열심히 살아보고자 의지를 다잡을 수 있다. 나보다 좋은 여건이라면 그 여건 속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인생을 운용하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배울 수 있다. 시기와 질투라는 원시 감정만 덜어내면 어떤 방면으로든 도움이 되는 것이다.

여기, 기나긴 넉두리를 늘어놓은 여성은 "육아도 결혼도 다 후회된다"며 길디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녀 남편은 돌싱이고, 연봉은 1억이 좀 넘지만 외벌이 중이고 아내는 육아에 전념하는 것 같다. 그녀가 남편에게 정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관계를 갖는 빈도수가 줄어서이기도 하고, 육아 지옥을 체험 중인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주지 않는 서운함의 누적되어서이기도 하며, 툭툭 던지면서 자기 입장에서 푸념과 앓는 소리를 늘어놓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문제는 복합적이다.

그 어떤 부부도 겪게 되는 문제이고 이 또한 지나갈 것이지만 돌싱이라는 결정적 결함마저 끌어안아준 아내에게 아내가 쓴 것들만 감안하고서라도 남편은 잘못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이며, 마음을 다잡고 아내 처지에서 아내의 마음을 품어주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 번 끊어인 정은 다시 봉합되기 어려우므로 부부라면 언제고 한쪽이 참아주는 상황이 아닌 매 순간 쌍방향적으로 소통하고 이해해주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런 노력 자체가 돈 굴리기보다 중요한 재테크다.

일단 읽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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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도 결혼도 다 후회되….

새회사 · t*******

오늘 남편이 퇴근하기전까지만 해도

감사하고 행복한 나날들 이었어…

오늘 아기가 장염 증상이 보이긴해도

이만하길 감사했고…

그저깨는 시부모님이 하루자고 가셨고

내일은 아가씨랑 조카가 하루 자러 온대 방학이라서..

난 시댁 멀리하지 않고 가깝게 잘 지내려 하는 편이고시부모님들이 근처 이사 오고싶으시다는 것도 찬성할 정도로 너무 좋거든…

근데 오늘 남편과 싸우고나니까

모든게 무너지듯 다 싫어지네…

퇴근하자마자 남편이 아 너무 힘들다… 라고 하길래

오늘따라 일이 너무 힘들엇나 싶어서 잘해주고 싶어서

고기도 볶고 밥 차려 주면서 회사에서 누가 힘들게해? 라고 으레 말을 걸었더니

버럭하면서 "회사가 그럼 힘들지 안힘들겠어?!!!!"라는거야… 순간 너무 당황해서

오늘 스트레스 엄청 받았나 보다 싶어서 그냥 조용히 넘어갔어…

그랬더니 한마디도 안하고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더라고 그러면서 시작이 되었는데

들어오는데

집안 분위기가 너무 다운되어있고 내가 기분이 안좋아보이고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나중에 하는말이

집에 들어왓는데 현관에 택배 박스 처리 안하고

택배에서 꺼낸 물건도 정리 안하고

빨래 다된거 안널어 놨다고, 아기 귀저기쓰레기통 보니까 막 화가 났다는거야….

게다가 내가 장염이라 저녁 안먹겟다 하고 차려줬는데

같이 안먹는다고 난리… 휴… 진짜

오늘 애기 장염이라 화장실만 몇번을 갓는지… 분수토 해서 매트밑에까지 다 흘러서 다 치우고 하필 친정에서 택배보내줘서 정리하느라 정신없고… 휴 집안일 하다가도 아기 보고 나 진짜 화장실도 제대로 가기 힘들었는데… 너무 힘빠지고 막 한숨만 나오더라고 …

남편은 자기가 집에오면 좀 집안일도 제대로 햇으면 한다고 하는데

애기빨래 우리빨래 수건빨래 이불빨래 하루에도 빨래가 몇번인지….

아무리 못해도 두세번 빨래 돌리고 개고 하는데도 저녁에도 돌려야 할때가 있어… 항상 바닥 청소도 내가하고

남편은 쓰레기버려주는거 잘하고 가끔 빨래 너는거 도와주고 하니까…. 육아용품도 당근으로 잘 보고 사려고 하고 새벽에도 아기 케어 해주고 나름 잘한다 싶어서 늘 고맙게 생각했거든. 그래서 나도 최대한 남편 편하게 해주고 싶어서 노력하고 고마워하고 그러는데

7시 부터 아기가 깨면 저녁 9시 넘어야 자…

뒤집기 시작하고부턴 진짜 집안일 하는게 넘 힘들더라…. 근데 오늘 하루 좀 제대로 못한걸 그렇게 한소리 들어야 하는 일인가 싶더라….

난 무슨 식모도 아니고….

회사에서 다들 와이프 쉬는데 왜 새벽에도 일어나서 야기보냐고 한다면서…. 그렇다고 내가 남편한테 일부러 시킨것도 아냐… 서로 암묵적으로 질서잇게 육아를 나눠서 한다고 생각하고 있엇거든….

몰라… 모든게 스트레스였는지…

자기 시간이 없어서 힘들다… 자기는게임도 좋아하는데 못한다…. 등등 그런이야길 하는데

이사람은 결혼과 육아를 뭐라고 생각햇던걸까 싶더라고….

물론 남자도 일하고 힘드니까…… 집에와서 또 육아를 같이 하는게 싫겟지….

젤 잘나가는 시기에 애기 가져서 경단되고 여자로서 망가지고 너무 자존감도 떨어지고 힘든것도 많고 몸도 너무 지치고 지금은 발가락 염증곪아서 한달째 붕대 감고 잇고 손목도 아프고 장염에 지난주엔 몸살감기에 휴….

출산한지 이제 150일 됫거든…..

남편보고 육아휴직쓰고 싶으면 쓰라고 내가 돈벌어오겟다해도 싫대…..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나도 남편보다는 아니어도 연봉 6800정도 되거든

출퇴근은 남편한테 맞추면서 4시간 거리가 되긴 햇어…. 그래도 난 할수 잇거든…. 그보다 더한것도….

남편 좀 집에서 혼자 자유누리고 쉬라고 내가 한번씩 친정에 애기랑 내려갓다오겟다는데

그것도 싫대

아기랑 나랑 다 집에 잇긴 원하면서

집에 퇴근하고오면 그냥 널부러져서 쉬고 싶은게 남편의 마음이야….

두서없이 썼는데 너무 지금 마음이 혼란스럽고

속상하고 멘탈이 나가다보니….

안그래도 부부관계도 없어서 하다하다 안되서 남편한테 정이 떨어지는 중이었는데

오늘 이런소리 들으니 결혼도 모든게 다 후회되고

결혼전엔 정말 잘하는 남자엿던거 같은데

자상하고 가정적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애 낳아주고 자기한테 헌신하는 여자가 필요했던건가봐….

내가 내 발등 찍은거지뭐…..

여기다 다 쓸순 없지만

이런저런 남자들보다 낫다고 느껴서 이사람과 결혼한건데, 심지어 내남편 돌싱이야… 난 초혼….

내가 그냥 재수가 없는 년이겟지?

너무 우울하고 힘빠진다….

그냥 과거도 흠도 뭐도 다 끓어안아주고 나도 뭐 잘난거 없다 생각하고 그렇게 결혼햇는데

내가 바보같고 어리석엇던거 같아….

나이먹고 시집 못간다고 다들 조급해 하고 그러지 마라…. 진짜… 더 늦게 그리고 안가도 되니까 충분히 알아보고 이남자보다 더 좋은 남자가 잇겟지 하고… 기다리고 아니면 그냥 혼자 사는것도 괜찮은거 같아….

아기랑 친정 부모님이랑 이렇게 그냥 살고 싶다…..

낼 아가씨랑 조카도 온다니까 남편이 풀어보려고 하는데 어이가 없어서 최대한 노력은 하겟지만 표정관리는 안될거 같다고 햇어….

휴… 그냥 넘 답답하고 그래서 아무렇게 막쓰면서 넋두리 해본다…..

댓글 이상하게 달려서 한마디 더 하자면

나 집안일 평소에 머리카락도허용 안하고 쓸고 닦고 ㅁ빨래하고 먼지 닦고 화분 물주고 밥차리고 설겆이하고 화장실청소에 다해….. 모르고 아무소리 하지마…

오늘 하루 아기가 아픈바람에 택배상자 좀 널부러져잇엇고 빨래 돌린거 못널엇던거 뿐이야…..

가사도우미는 쓰고 싶은데

울남편 연봉 1억 넘는데도 내가 임신때 과자 2000원짜리 사고 싶은데 1000원짜리 권하는 남자고

아기 우유 150일째 당근에서 싸게 구해서 사는 남자야…. 도우미 쓰고 싶으면 쓰라고 하는데 그게 그뜻이 아니라 못쓰는 내 심정을 알려나 모르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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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공감하고 있는 사려 깊은 직장인 피드백들만 갖고 왔다. 나는 글쓴이의 글에서 '남자의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남편이 아내의 마음을 보듬고 가사도우미를 쓰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는 해법의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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