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길지만 한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글쓴이의 노고와 인내와 내적 투쟁에 커다란 지지를 보내며, 그런 그를 리스펙하며, 참 인상 깊게 읽었다. '부모님집 월세 연장 계약관련 가슴이 아파 쓰는글'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미리 말해 가족이라도 나와 부동산에 대한 관점이 부합하지 않으면 잡음과 갈등이 일기 십상이다. 경제에 대한 관점, 부동산에 대한 견해를 변화시키기는 몹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계약을 통해 작은 성공을 자꾸 경험시켜 드리려는 필자의 마음새에서, 자식된 자의 도리를 다하려는 그 의지에서 나는 큰 배움을 얻었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 내버려두면 안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바로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다.
부모님집 월세 연장 계약관련 가슴이 아파 쓰는 글
부모님의 경제생활에 관여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름 내 자산이 커가면서 부동산 유료 상담도 받아보고 여기 카페 최고 네임드에게 상담글도 보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부모는 부모 나는 나이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부모님께서 스스로 자산을 통해 빚도 갚고 주거 안정을 이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관점, 부동산에 대한 견해는 나와 매우 다르기에 이를 변화시키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부동산 계약을 통해 작은 성공을 자꾸 경험시켜 드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자식의 마음을 알려나 몰라.
오랜만에 글을 쓴다. 빚과의 투쟁 시리즈를 잠시 쉬어 가고 있는데 부모님의 빚과 싸우는 이야기가 자칫 우리 부모님을 욕되게 할 수도 있고, 자칫 세무적인 문제 등이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더 나쁜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리즈는 잠시 멈추고 잠깐 부동산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에피소드 1>
부모님은 몇 년 전 사채에 시달리다 결국 집을 팔고 월세살이를 하다 내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되어 육아의 도움을 받고자 내가 사는 지역으로 이사 오게 했고 마침 내가 사는 지역의 신축 아파트 입주자에 월세로 계약을 했다.
보증금 2천에 100. 그전에 살던 아파트도 2천에 110을 내고 있었으니 더 신축에 더 좋은 환경에 더 저렴한 아파트이니 더할 나위 없었다. 나도 전세 만기에 마취 부모님과 같은 아파트로 2억 중반에 전세로 들어가서 살게 됐다. 동만 다르기 때문에 지하를 통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이들을 등 하원 시켜주는데 문제가 없었고 퇴근 후 식사도 부모님 집 내 집 왔다 갔다 하며 매우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
그렇게 부모님 집은 2년 전 계약 만기가 되었을 때 오히려 월세 시세가 낮아져 월세 100에서 90으로 낮춰 다시 2년을 살게 되었지만 우리 집은 올해 초 만기가 되어 보증금 1억 3천만 원을 증액해서 재계약했다.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 하여 갱신권 청구 없이 보증금 올려주는 조건으로 연장 계약함) 올해 11월 만기가 되는 부모님 집 임대인은 인근 동네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다. 몇 달 전 계약 갱신권을 청구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본인이 실거주 한다고 한다.
그렇게 갱신권 청구는 개나 줘버리게 됐다. 8월쯤 시세를 보고 연장 계약을 하자고 하고 내가 엊그제 부모님 대신 전화를 드렸다. 지금 시세는 보증금 5천~1억에 150~140 정도인데 많이 부담이 됩니다ㅠ 제가 부모님 생활비를 지원 드리고 육아 도움을 받는 중이라 부모님이 계속 사셨으면 하는데 조금 깎아주시거나 전세로 돌려주시면 안 될까요ㅠ
임대인은 생각해 보겠다 하고 오늘 전화를 다시 걸어왔다. 보증금 증액은 하지 않을 테니 월세만 150을 달라고 했다. 지금 이 집의 시세는 대략 8억. 보증금 2천을 뺀 7억 8천만 원에 월 150 수익이면 월 2.3프로 정도의 수익 밖에 되질 않는다. 내가 집주인이어도 150이 결코 많다고 느끼지 못할 거다. 단 10만 원이라도 깎아달라는 나의 의견은 묵살되었고 이제 월 150만 원으로 쓰인 새로운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일만 남았다.
나는 임대차 3법으로 임대인과 임차인과의 관계가 개판이 되어버린 이 시장 상황에서 임대인이기도 하고 전세 임차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월세 임차인의 입장도 부모님을 통해 간접 경험하고 있다.
나도 얼마 전 10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서울 집을 현재 임차인과 연장 계약했다. 전세시세는 2억 이상 올라서 내심 세입자가 집을 사서 먼저 나간다고 했으면 좋겠다 했지만 향후 계획을 임차인에게 물었더니 갱신권을 쓰겠다고 한다. 난 임대인의 위치에서도 임차인의 위치에서도 이 빌어먹을 법의 혜택을 못 받는구나…
내가 임차인이 계약만료 시점에 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건 나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신혼부부이지만 임대인인 나보다 부자인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둘 다 계약서의 주소상 서울 상급자 출신으로 2년 전 내 입장에선 굉장히 비싼 전세금을 지불하며 이 집을 계약했고 sns에는 화려한 일상의 사진을 공유하고 있었기에 이 정도 경제수준이면 지금 같은 상승장에 집을 사서 나갈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의 공짜로(5% 인상은 지금 시세와 비교하면 거의 공짜나 다름없다) 2년을 더 사는데 돈이 있어도 다른 곳에 투자하고 말지 나 같아도 안 나가겠다ㅠ
<에피소드 2>
난 부모님의 빚을 정리해 나가며 설정한 원칙이 있다. 그냥 생돈으로 빚을 갚지 말자는 거다.
생돈이란 말은 내 월급, 내 예금을 털어서 빚을 갚아봤자(실제로는 이런 푼돈으로는 원금은 갚을 수 없고 이자만 땜질 가능)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고 다음 달엔 또 똑같은 금액의 이자를 갚아야 한다.
결국 나 자신을 갉아 먹히며 삶이 구렁텅이에 빠지는 상황. 그래서 생각한 것이 부채보다 더 빠르게 자산을 늘려 일정 규모의 자산이 되면 그걸 처분해서 빚을 갚는 것이다. 그래서 작년 초 장롱 속 처박혀 있던 5만 원 들어 있던 아버지 청약통장에 경기도 예치금 200만 원을 넣고 노부모 봉양(할머니를 모시고 사셨음) 특별공급으로 4호선 초역세권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계약금 3700만 원은 형과 내가 반반씩 부담했다. 작년 초에 내 예상으론 올해 말 준공시점에 전세가가 5억은 되고 매매시세도 6~7억 정도 될 거로 보았다. 그냥 팔아도 전세를 줘도 빚의 상당 규모가 해결되는 로또를 맞음 셈이었다. 하지만 빌어먹을 아버지 신용이 카드론과 연체 등으로 바닥이었다. 결국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았다.
중도금 1회차는 어찌어찌 내고 카드론도 일부 갚고 해서 중도금 2회차 때 중대 승인을 기대했지만 그마저도 불가ㅠ 결국 빚독촉에 시달리고 당장 갚아야 할 돈이 몇천 있어 팔수밖에 없는 상황. 입주 직전까지 1년만 더 버티면 2~3억이 생기는데 중대도 못 받아서 중도금 낼 돈도 없고 당장 빚 갚으라는 사람만 4~5명. 처분 말고는 답이 없었다. 중대를 안 받은 분양권이라 피 1천에 처분. 이제 조금 있으면 그 아파트도 입주가 시작된다. 가슴이 아프지만 한 번씩 시세를 검색한다. 역시 전세가는 5억에 나오고 매매시세도 6~7억 대.
아버지는 단지 수도 작고 평수도 작아 별로라고 했지만 내가 끌고 가서 계약한 분양권이었다. 아버지는 그 분양권을 팔 때 이걸 사는 사람도 있네 하며 신기해했지만 나는 속으로 가슴이 미어터지는 심정이었다. 부동산 관련 이야기를 할라치면 그놈의 일본 버블 붕괴된 이야기. 인구감소. 집이 남아돈다는 이야기. 정치 성향은 반영인데 부동산만큼은 ㄹㅇㅌㅎㅇㅅ 이다. 실제 구독자인지 의심스럽다. 38년간 아버지에게 한 번도 개기거나 반기를 든 적 없는 착한 아들은 더 이상 이야기를 더 이어나갈 수 없다. 그래서 돈과 부동산 이야기는 우리 집에서 매우 터부시되고 해서는 안 되는 대화 주제이다. (이러니 부자가 못되지…)
<에피소드 3>
200만 원 갭으로 드디어 무주택 탈출.
작년에 그렇게 아버지 분양권을 버리다시피 던지고 내 속은 분노에 차오르다시피했다. 아니 자식이 다 차려놓고 떠먹여주는데도 못 받아먹는 이 상황이 너무 답답했다. 지금 무주택은 무조건 등기를 쳐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골프 방송과 인터넷 만화만 보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내가 느끼기에 냄비 속 개구리같이 느껴졌다. 2년 후 난 분양 받은 곳(지금보다 훨씬 상급자)으로 이사 갈 건데 우리 아이들 등 하원 도움을 받으려면 부모님도 같이 모시고 가야 하기에 부모님 자산도 뭐라도 하나 세팅을 해놔야 그걸 팔아서 부모님 집(우리 집 근처 아파트) 전세 보증금에라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월세도 폭등할 것이 눈에 뻔히 보이는 상황이라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인천의 역세권 위주로 아파트 시세를 모니터링하며 갭이 젤 싸면서 저평가 단지를 찾았다.
그러다 올해 초 주안역의 입주 2년 차 신축 아파트인데 매매 2.82억에 올라온 매물을 봤다. 사실 이 아파트는 입주 때 마이너스 피가 붙은 아파트였다. 역세권이지만 주변이 유흥가라 당시 분위기는 주거환경이 좋지 않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27평 새 아파트가 2.82억? 저층이지만 분양가와 차이가 없었고 전면 동이라 뷰도 트여있고 필로티 측이라 메리트도 있었다.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역이 있고 인청시청역까지 2정거장 이건 무조건 사야 돼. 느낌이 팍 왔다. 문제는 계약금 2820만 원. 형이랑 나랑 어찌어찌 보내놓고 2.8억에 전세를 내놨다. 잔금은 3달 후로 했다. 부동산에서는 2.7로 낮추자 했지만 난 돈이 없으니 일단 당분간 2.8로 올려달라 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세입자를 구했다고 연락이 왔다. 평생 부동산이라고는 가본 적이 없는 아버지를 끌고 계약하러 부동산에 갔다. 아버지는 가는 길에 차에서 사업 관련 통화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화 내용 중 하나는 공사비 몇조 원, 몇천억이 많니 적니 어쩌고저쩌고 불라 불라… 잉? 지금 아버지 통장 잔고에 2만 원밖에 없어서 아들 돈으로 갭 200짜리 어렵게 등기 치는데 공사비가 몇조 몇천? 아 맞다. 울 아버지 재산은 하나 없지만 중견기업의 쎄오(ceo) 이지… (월급쟁이 사장이긴 하지만.. 한숨) 그때도 아버지는 바쁜 나를 왜 자꾸 귀찮게 하냐며 투정을 부리곤 도장 찍고 부랴부랴 미팅에 늦지 않게 떠나셨다.
<에피소드 4>
그리고 2년 후 내가 이사 갈 곳 근처 부모님 실거주 집을 계속 고민 중이다. 사실 답은 하나밖에 없다. 내가 이사 갈 곳은 이미 가격이 안드로메다로 치솟고 있어서 이 아파트를 부모님이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차로 5분 거리에 아무도 관심을 안 갖던 분양권 상태의 신축 아파트가 있다. 1~2달 전 가장 넓은 27평형 고층 오션뷰가 피 1천도 안되었다. 고층 로열을 계약금 3700+피 1천이면 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곳은 부모님과 내가 어렸을 때 살던 곳 근처라 잘 아는 지역이지만 단점은 항구에 위치해서 대로변이고 화물차가 많이 지나다닌다는 것.
하지만 아버지 카드론 2건을 최근 다 상환했기에 이제는 신용점수도 800중반이 나오고 중도금 대출이 안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기에 이건 무조건 계약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어머니부터 설득했다. 어머니께는 내가 매달 재테크 책을 읽게 하고 다 읽으면 5만 원씩 독서 격려금을 드리고 있어서 그런가 내 말발로 설득이 됐다. 아버지도 이쪽 지역에서 예전에 근무도 하시고 차만 타시는 분이라 제1경인, 제2경인, 제3경인 모두 초입인 이 집이 마음에 들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내 오산이었다.
"내가 거긴 잘 아는데 거긴 화물차 많이 다녀서 시끄럽고 먼저 가 얼마나 많은데. 거긴 사람 살 곳이 아냐!" (나는 또 깨갱 ㅠ. 아니 자식이 집을 사준다는데 또 박을 걷어차시네요ㅠ) 아버지 내가 송도로 이사 가야 하니깐 어머니가 손주들 봐주시려면 근처에 살아야 할 거 아니에요. 아버지 왈 난 그럼 송도 전원주택에 살란다. 아니 아버지 그게 얼만지 지금 알고 하시는 말씀? 저기 돈은 ?? 지금 이번 달 아버지 카드값 엄청 나와서 월급 펑크날 판인데… 나도 이제 에라 모르겠다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이 분양권에도 관심 폭증하여 거래량 터지고 있으며 피 5천 이하는 없다.
아빠! 이제 사드리고 싶어도 돈이 없네요.
에필로그.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가 얼마나 언제까지 부모님의 경제생활에 관여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름 내 자산이 커가면서 부동산 유료 상담도 받아보고 여기 카페 최고 네임드에게 상담글도 보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부모는 부모 나는 나이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부모님께서 스스로 자산을 통해 빚도 갚고 주거 안정을 이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관점, 부동산에 대한 견해는 나와 매우 다르기에 이를 변화시키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부동산 계약을 통해 작은 성공을 자꾸 경험시켜 드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자식의 마음을 알려나 몰라.
오늘 부모님 월세 연장 계약 관련으로 기분이 좋지 않아 이 이야기만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에피소드 몇 가지를 쓰게 되었다. 허튼 글이지만 지나면 잊히는 감정과 기억들이기에 일기라 생각하고 카페에 남긴다.
[출처] 부모님 집 월세 연장 계약 관련 가슴이 아파 쓰는 글 (부동산 스터디') | 작성자 Gazuaaa
'부를 위한 당신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아휴직 30대 엄마의 분노 "제발 부동산 좀 내버려 둬!" (0) | 2021.09.05 |
---|---|
영화관 있는 평당 1억원 넘는 아파트 단지의 실상 (0) | 2021.09.05 |
9개월 만에 1억원 넘게 날린 주린이의 절규 (3) | 2021.09.03 |
30대 중반 부부 "학군지 대신 성북구 자이 아파트를 샀어요" (2) | 2021.09.02 |
20년간 안 싸웠던 부부인데 집 문제로 매일 다투네요 (1) | 2021.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