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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대한 단상

연준은 금리 인상에서 물러날 것인가(ft. 오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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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출신 금융 전문가이자 재테크 분야 작가로 맹활약하고 있는 오건영 선생의 짧은 에세이를 소개한다. 최근 국내외 금융 시장에 대한 그의 고견을 곱씹는 것은 하루를 마감하기에 앞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천천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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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 에세이

아주 간단히 코멘트 드리고 지나갈까 합니다. 금융 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유동성이 다시금 쏟아져나오면서 주식 시장의 강한 상승세를 추동하고 있죠. 네.. 유동성은 사라진 게 아니구요… 숨어있을 뿐입니다. 정말 많은 돈이 풀려있는데 이 돈이 숨어있을 뿐이죠. 갯벌의 게 비유 기억나시죠? 이 게들은 사람이 있으면 바로 숨어버렸다가 사람이 딴짓을 하거나 자신들을 잡으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을 때… 혹은 이제 긴장을 풀고 집에 가려는 모습을 보일 때 어김없이 먹이를 찾으러 은신처에서 나오게 되죠.

게를 시장이라고 한다면 사람은 연준입니다. 연준이 게들이 쏟아져나와있으면 마구잡이로 잡아대니까.. 지금은 숨어있을 뿐이죠. 일단 연준이 물러가야 다시금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게들도 학습을 하죠. 사람이 떠나지 않고 있어야 많은 게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구요… 그래야 갯벌의 먹이를 독점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럼 과감한 게들이 존재하게 됩니다. 사람이 떠나지도 않았는데 나와서 먹이를 먹는 거죠. 이른 바 얼리버드가 되는 건가요… 그런 얼리버드들은 철저히 학습에 의해 움직입니다. 저 사람은 오후 5시면 집에 간다는 거죠. 그럼 이미 4시 50분쯤 되었을 때 그 사람은 게를 잡을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그럼 조금 스마트하게 학습된 게는 4시 50분 정도 기어나와서 포식을 하게 되는 거죠. 연준이 언제쯤 저 포위를 풀지 미리 예측만 할 수 있다면 먼저 기어나와서 바닥에서부터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Buy the Dip의 심리를 강조해서 설명해드리고 있습니다. 이 심리는요.. 하루 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죠. 이 저도 떨어졌을 때 쫄지 않고 주식 사서 버티면 돈 벌 수 있다… 쫄면 큰 돈 못번다… 지난 20년의 역사가 말해준다..라구요.. 그리고 그 20년의 패턴을 계속해서 적용해버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20년의 패턴이 잘 맞지 않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아.. 이 패턴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이거 이상한데… 일시적으로 잘못된 건가.. 정도의 생각으로 그 패턴을 이어가려고 하게 됩니다.

그런 학습 효과가 생겨있습니다. 그럼 이런 마음이 또 생겨나죠… 사람은 손실을 두려워하죠..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구요… 이번에 쫄면 큰 돈을 못번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클까요? 당연히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클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쫄면 돈 못 번다는 두려움이 다른 사람들의 이익과 만나면 얘기가 다릅니다. 쫄면 돈 못번다.. 라는 말과.. 쫄면 다른 사람들은 다 돈 겁나 버는데 나만 못 벌어… 라는 말은 차원이 다르죠. 그런 얘기가 있죠. 배 고픈 것보다 배 아픈 게 더 힘든 거라는 얘기… 그 말이 맞다면.. 시장이 그걸 학습한 거라면…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한 켠에 있지만.. 다른 한 켠에는 이익을 못볼까봐… 다른 사람들은 다 돈을 버는데.. 내가 그 이익을 향유하지 못할까봐.. 하는 두려움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 계속해서 그 기회만을 찾게 되겠죠.

지금은 금리의 레벨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금리가 살짝이라도 꺾이는 방향성을 보면 이게 바닥이다.. 라면서 밀려들어가는 그림이죠. 금리가 고개를 들고 밀어올리다가 살짝이라도 밑으로 돌아서면 과거보다 금리 레벨이 압도적으로 높더라고 쫄지 않고 달려가는 그림이죠.

금융 안정에 대한 코멘트를 해드리고 있죠. 연준의 양대 책무인 성장과 물가… 이 둘 중에 연준은 물가가 더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장은 성장 둔화로 연준을 협박해봤자 연준이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죠. 그럼 성장보다 더 한 것을 가져와야죠..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겁니다. 금융 안정을 들이대면서 말하는 거죠… 이래도 금리 인상 포기 안할거야?? 이래도?? 이래도?? 영란은행의 케이스와 호주 중앙은행의 케이스를 보면서 자신들의 얘기가 맞았음을 계속해서 입증해보려고 하는 거죠. 그런 움직임들이 오늘 새벽의 강한 상승장을 견인하게 된 거죠.

다만… 이걸 바라보면서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은 또 다른 변화를 나타내고 있죠. 버티면 더 밀어붙이겠죠. 전일 50%대까지 떨어졌던 11월 fomc에서의 75bp인상 확률은 어느 새 70%수준으로 되돌려졌구요… 연말까지 4.5%로 인상한다는 확률은 전일 56%까지 내려왔다가 오늘은 65%로 다시금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국제 유가 역시 다시금 고개를 들면서 배럴 당 85불 수준으로 되돌려졌죠. 자산 가격의 반등이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게 된다면 연준은 지금의 스탠스에서 물러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시장이 기대하는 답이 나오지 않는 거죠.

연준이 언제 금리 인상에서 물러날까요… 라는 질문은요… 11월 fomc인가요.. 12월 fomc인가요.. 내년 2월 fomc인가요.. 라는 지문 중에서는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가장 좋은 답은요… 물가가 잡히는 그 날까지 한다는 거겠죠. 많이 올려야 2번이야.. 라는 기대에서.., 4번인가… 8번이라고??? 헉… 75bp를 인상한다고?? 성장이 둔화되면 연준은 절!대! 못 올려…. 설마… 4%를 넘긴다고… 5%를 바라본다… 까지 밀려올라온 것이 올해 시장의 흐름이었다고 보면 됩니다. 올해 초에..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해드린 바 있죠. 더블 드래곤 얘기도 했었고… 두더지 게임 얘기도 했었죠. 이런 얘기들이 다시금 생각이 나네요.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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