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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단상

자녀 한 명 키우는 데 7.5억… 이래도 키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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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라고 치면 재미있는 사이트가 나온다.

<요람에서 대학까지 : 2019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라는 타이틀이 뜨는데, 최근 <부동산 읽는 남자>가 영상에서 소개한 툴이므로 좇아가본다.

"갓난아이가 자라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는 얼마를 부담해야 할까요? 아이를 낳으면 행복감도 들지만 경제적 부담을 지어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 키우기는 선택의 연속! 이 사이트는 '요람에서 대학까지'¹ 각 단계별로 부모 선택에 따라 양육비가 총 얼마 드는지 계산해드립니다."

참고로,

대한민국 부모의 59.2%는 아이 양육을 대학 졸업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응답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1. 가구소득 입력

세후 소득으로 보자. 임대 소득 등 다 합한 맞벌이 가구라고 보자. 대충 세후 600만원이라고 하면 중간 이상은 되니 600만원이라고 잡자. 연봉이 7200만원 정도 되는 것이다.

2. 임신부터 출산까지

2-a) 평균 50만원 정도는 나간다. 기본으로 50만원을 잡고 추가 검사를 잡자. 여기에 양수검사까지 하면 80만원이므로 만만치 않다. 니프티검사만 한다고 하면 5% 정확도가 떨어지니 <양수검사>까지 해본다. 그럼 여기서 130만원이 소요된다.

2-b) 육아용품을 보자. 유모차는 기본이다. 카시트도 기본이다. 초보 부부들의 첫 딜레마인데, 고급형으로 하고 싶겠지만 아기에게 돈 아끼자니 망설여진다. 안전과 관련되는 것이기도 하고. 해서 고민하다 절충형을 택한다. 자, 140만원을 쓴다.

2-c) 아이 태어나면 공기에 민감한 엄마 아빠가 많다. 그전엔 막 살다가 애기 태어나면 민감해진다. 해서 공기청정기를 하나 산다. 젖병 소독기도 안 사면 냄비에 끓는 물로 소독해야 하는데, 대체로 젖병 소독기 정도는 산다. 아기용 세탁기는? 애기 옷은 어른 옷과 섞는 게 저기할 수 있지만 이건 뺀다.

3. 출산 준비물

3번까지 쓰는 것은 오바다. 해서 1+2 정도로 하자.

4. 태아보험

태아 보험은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20년간 매월 보험료를 지불하는 것이다. 이런 보험은 사실 불필요하다. 보험사들의 마케팅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치고 패스하자.

5. 산후조리, 태교 여행

아직 전반전도 안 왔다. 출발선이다. 산후조리, 태교 여행. 태교여행은 잘 상의해서 아끼기로 한다. 중간급 산후조리원에 350만원을 쓰고, 산후조리 마사지도 해서 100만원을 추가한다.

이렇게 계약을 하고 나오려고 하면 조리원 연계 스튜디오를 또 잔뜩 마케팅한다. 사진관에서 만삭 사진을 공짜로 찍어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성장 앨범을 찍어보란다. 어찌해야 하나. 기본 옵션으로 기념만 한다고 치자. 10만원 추가.

6. 출산준비

이제 출산준비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아내가 제왕절개를 하길 바라 그렇게 한다고 치자. 100만원을 쓴다. 수술 후 회복 시간이 필요하므로 1인실로 잡아준다. 125만원 추가.

자, 이제 1차 견적이다. 임신부터 출생까지 정산이 완료됐다. 얼마가 나왔을까.

1124만 8000원이 나왔다. 메모해두자.

그리하여 이제 출생부터 첫 돌까지다.

아직 제대로 육아 시작도 안 했는데 1124만 8000원이 나왔다. 그럼 육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어떤지 보자.

7. 장난감, 물품

8. 기저귀, 분유

아내 의사에 따라 1회용 기저귀를 구매하고, 분유 수유를 한다.

9. 영아 교육

최대한 인내하여 영아 교육가진 패스한다. 이런다고 우리 아이가 천재가 되진 않는다.

10. 돌잔치

코로나 시대이므로 돌잔치는 지양한다. 집에서 가족들끼리 모여서 하는 걸로 대체. 집에는 5명만 초대한다고 치자. 돌상 대여, 스냅 촬영, 아기 옷 대여 정도는 해준다.

여기에 고려해야 하는 생활비 증액.

그리하여 출생부터 첫 돌까지 비용을 정산해보자. 얼마나 들었을까.

일단 1단계에서 1100만원 정도, 2단게에서 970만원 저도 들었다. 합해서 2070만원이라 하자. 2019년도 버전이므로 3년 새 오른 물가를 감안해 +5%정도 보정하자. 어림잡아 2200만원인 것으로 간주한다.

자, 어떡하나. 아직도 제대로 비용이 늘어난 게 아니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보내고부터 돈은 버는 족족 빠져나간다.

다행히 조부모 도움을 받는다고 치자.

최소 100만원 이상 드리는 게 예의이므로 100만원을 드린다고 간주한다.

아이는 어린이집으로 보내기로 한다.

11. 유치원과 학원

점점 허리가 휘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

그럼 3차 정산. 이제 제대로 지출이 불어버린다.

자, 이제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다.

사실 이때부터 교육비가 더더욱 많이 들어간다.

허리가 휘는 걸 너머 그냥 부러질 것이다.

12, 초-중-대학교

정산해보자.

상상 이상의 금액이 소모된다.

<최종 합산>

그리하여 마무리.

전체 지출액은 7억 2천만원이 훌쩍 넘는다. 3년 전 기준이므로, 물가상승분, 교육비 상승분 등을 감안해 7억 5천만원 정도 필요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대체로 7억 안팎으로 다들 나올 것인데, 아이 하나 대학졸업시키는 데 서울 외곽 아파트 25평 값이 드는 셈이다. 둘을 키우려면 15억 아파트 한채 값이 든다.

(여기에 아이를 위해 아파트 평수를 높여가고 하는 등의 비용을 더하면 실제에 더더욱 근접해질 것이다.)

결론 : 한국에서 애를 키운다는 것은 그 자체로 경이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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