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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단상

지금은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살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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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들이 술자리에서 하는 푸념 가운데 하나는 '내 집 마련'과 관련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30평대 평균값이 13억원에 준하니 직장인 초년병으로서는 눈앞이 아득하다.

월 300만원씩 30년을 미친 듯이 통으로 모아도 10억이 겨우 될까 말까인데, 13억원이라. 그 절반인 6.5억원도 10년 내로 모으기가 사실상 불가능한데.

5월은 가정의 달이지만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도 절망한다. 전세 살면 안 된다는데 실질적으로 살 수 있는 공간이 전세집밖에 없기 때문이다. 갭투를 해놓고 월세살이를 한동안 할수는 있겠지만 이마저도 여윳자금이 있는 커플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서울 아파트는 기본 10억원을 훌쩍 넘기는데,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4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10억9062만원이다. 11억원인 것이다. 이 정도 돈 없이는 서울에서 소형 아파트 한 채 사기도 힘들다는 소리.

그럼 방법이 없을까. 물가가 미친 듯이 치솟고 있는 인플레이션 시대에 화폐 가치 하락, 그러니까 나의 실질소득이 한정 없이 쪼그라드는 참사를 방어하기 위한 가장 안전한 실물자산으로서 부동산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단 말인가. 그럴리가.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고 했다. 젊은이가 서울에서 쓸 만한 소형 아파트는 여전히 있다. 물론 사고 싶은 대단지 역세권 아파트와는 거리가 멀지만 '몸테크' 한다는 각으로 들어가 실내 인테리어만 잘 해도 꽤 그럴 듯한 신혼집, 생애 첫 집으로 애정 가득하게 꾸미고 살 수 있다.

에두르지 않고 말하면 6억원 이하 아파트 얘기다. 현재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서울에서도 외곽에서나 종종 발견되지만 찾아보면 분명히 있고 몸테크의 각오만 있으면 등기칠 수 있다. 첫 술에 배부르려는 도둑놈 심보만 덜어낸다면, 보다 겸손하게 차근차근 출발하여 갈아타고 또 갈아타려는 부부라면 추천하는 방향이다.

금융권 제도가 현재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사실상 '가져갈 수 있게' 설계돼 있다. 6억원 이하 아파트에 최대 3억 6000만원, 그러니까 시세의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한 것이다. 주택금융공사에서 해주는 '보금자리론' 이야기인데, 이를 통해 소형 아파트 매입은 고려해볼 수 있다.

나머지 2억 4000만원 + a 비용은? 다른 방향으로의 추가 대출로 메울 수 있고, 사실 이 정도 금액은 열심히 재테크하여 목돈으로 마련해두어야 한다. 20대 초중반부터 미친 듯이 월급을 모아갔다면 2억원 안팎 여웃돈은 생길 수 있다. 다 하기 나름인 액수란느 거다.

참고로 보금자리론은 조건의 제약이 있다. 혼인신고일이 대출 신청일로부터 7년 이내여야 한다. 부부합산 연소득은 8500만원 이내만 가능하다.

이제 궁금해지는 것은 6억원 이하의 살 만한 아파트가 서울에 과연 얼마나 있는지다. 아이도 낳고 생활하고 직장다니고 향후 재건축까지도 고려해볼 만한 그런 값싼 아파트가 있냐는 말이다. 대답은 "당연히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참고하면 지난달 22일 현재 서울시 내 호가 기준으로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전체 서울 아파트 121만4983가구 가운데 7.69%인 9만3426가구에 해당한다. 이 중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내 물량만 추리면 1.16%인 1만4104가구가 있다.

소수이지만 분명히 있다는 얘기다. 덧붙이자면, 이런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취득세가 1%로 매우 낮다. 요새 15억원 안팎 아파트 취득세가 5000만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메리트라고 할까.

구체적으로 몇 군데만 꼽자면 상계동 7호선 마들역 초역세권인 상계주공12단지 전용 41제곱 시세가 5억9500만원으로 6억원 허들을 아직 넘지 않았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 44제곱 역시 6억원 이하에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상계동 벽산아파트 전용 46제곱도 5억375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고,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가운데 중계주공5단지 전용 38제곱도 시세 5억 3000만원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물론 구축 아파트고 지상주차장 위주인지라 주차난이 심하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또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1단지 전용70제곱, 강북구 번동 주공1단지 전용 41제곱, 서울 강서구 방화동 도시개발 2단지 전용 39제곱, 관악구 신림현대 전용 34제곱 등등도 해당된다. 부동산 앱들로 시세 설정해서 검색해보라. 쫙 나올 것이다.

결국 눈을 낮추고 겸손하게 출발하는 자에겐 '내 집 마련의 꿈'은 먼 일이 아니다. 겸양의 자세와 의지, 실천력,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앞서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로서의 꾸준히 축적된 시드머니가 얼마간 바탕이 된다면 젊은이들의 무주택 탈출은 엄연히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신세한탄, 현실푸념, 좌절과 낙담의 부정적 자세에서 벗어나길 촉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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