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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단상

국토연구원이 집값 폭등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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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은 정부 눈치만 보면서 그들이 주는 용역을 수행하는 3류 하청기관에 불과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국토연구원이라는 그럴 듯한 간판에 걸맞지 않게 하찮은 연구 논문이 즐비한 곳인데, 이번에도 어김이 없다.

무슨 얘기인가.

이번에 이들은 서울과 강남 3구의 집값이 급등한 건 언론 보도의 영향이 크다는 논문을 냈다.

논문 제목은 '주택거래가격 결정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이해'.

별 갖잖은 주제를 참으로 그럴 듯한 제목으로 덮어놓았는데, 이 논문이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껍데기만 봐도 각이 나오는데.

논문에 따르면 주택가격 결정에는 사람들의 심리, 특히 미래 가격에 대한 기대가 중요하다.

이건 맞는 얘기다.

요새 학생들 경제학 교과목에도 나오는 소리다.

그런데 그 다음 이야기가 기가 막히다.

"집값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는 언론 보도가 집값 상승 심리를 부추겨 가격을 크게 올렸다는 것.

논문은 특히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주장한다.

집값이 최고가를 경신한 사실 자체보다도 이를 보도한 언론기사가 집값 급등의 주범이라는 주장.

어처구니가 없다.

논리도 없고 타당성도 없다.

한 마디로 궤변이다.

모든 재화의 가격 결정에 수요와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는 건 고교생도 아는 상식이다.

물론 최근 행동경제학은 주목받는 경제학 분과다.

행동경제학은 사람들의 심리, 특히 미래의 기대가 가격에 미친다는 데 초점을 두고 관련 연구를 쏟아낸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은 나무의 가지에 불과할 뿐이지 커다란 줄기는 주류 경제학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행동경제학도 시장 플레이어의 '기대'만으로 가격 급등을 설명하진 않는다.

그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래 가격에 대한 기대는 언론 보도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언론 보도의 영향은 사실 측정되기도 힘들 뿐더러 매우 미약할 것이다.

그것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경기, 금리 등 수많은 다른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언론 보도만을 콕 집어 그것을 핵심 요인이라 떠들어 대는가.

언론 보도가 미래 가격 기대를 높였고 그 결과 집값이 급등했다는 주장에 대한 명확한 근거 데이터는 어디갔는가.

국토연구원은 이에 대한 확실한 그거 수치를 대지 않는다.

어설프게 인과 관계를 끼워 맞출 뿐이지.

현재 내 집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의 어리석은 온갖 규제로 신규 주택 공급을 틀어막으니 집값 급등이 지속되고 있다.

초장기 상승장의 핵심 원인이 정부에 있다는 것은 이제는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도 아는 일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단순 주택보급률 등을 앞세워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집권 말기인데도 규제 일변도 정책을 계속 밀어붙인다.

그런데 왜 집값이 치솟았는지는 면밀히 따지지도 않고 그런 사실을 보도한 언론 탓을 하나.

결론적으로 국토연구원의 이번 논문은 논문으로서의 자질에 한참 미달한다.

논문의 최소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린 물어봐야 한다.

국책연구원이 왜 이 시점에 이런 말 갖잖은 자료를 공개했는가.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다.

정권 비판을 막고자 언론재갈법을 밀어붙이다 유엔 등 국제사회까지 제동을 걸고 있으니 '기승전 언론 탓' 프레임을 씌워 입법을 강행하려는 것이다.

기억해야 한다.

지금 국토연구원장, 강현수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측근이다.

그러니 묻고 싶은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연구원인가, 정치 결사인가?

이런 더러운 오점을 남긴 국토연구원이 간판을 내리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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