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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단상

돈은 느리기 불리려고 해야 가장 빨리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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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유달리 돈을 빨리 벌려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돈은 빨리 벌어선 안 되며 그러다 더 빨리 잃고 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받아들이고서도 삶에서 실천하지 않는 자들은 더더욱 많다. 돈이란 꾸준히, 차곡차곡 모아 종잣돈의 수준이 될 경우 꾸준히 우상향시키기 위한 안정적 투자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하면 굼뜬 소리로 취급당하기 일쑤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K주식 투기꾼들이 즐비하고, 루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잡 코인을 서성거리는 노름꾼들이 벅실거리는 이유라고 할까. 로또 1등 당첨자가 많아 소위 '명당'이라고 불리는 로또 가게에 남녀노소가 장사진을 이루는 것을 보면 이 땅에 쉽게 돈 벌려는 게으름뱅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싶어진다. 절로 탄식이 나온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한국이 경쟁사회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높은 학업 경쟁률, 취업 경쟁률, 사회적 지위에 대한 경쟁 등. 이런 경쟁 사회에서는 조급함과 빨리 성공하기를 바라는 욕구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

경제적 압박 또한 무시못할 요인이겠다. 한국의 높은 생활비와 경제적 압박은 사람들이 빨리 부자가 되는 것을 바라게 만들 수 있다. 고비용의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등은 경제적인 부담을 가져오고, 이를 해결하고자 부의 획득을 급하게 바라는 욕구를 촉발할 수 있다.

사회적 압력은 좀 심한가. 한국 사회에서는 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회적 지위와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부유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압력과 욕구가 더해지기도 한다.

문화적인 영향도 고려사항이다. 한국 문화에는 빠른 성공과 성과에 대한 욕구가 강조되는 면이 있다. 사회적 명예와 부, 성공적인 이력 등에 대한 가치가 강조되며, 이러한 가치에 대한 영향을 받아 빠르게 부자가 되는 것을 바라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남과 비교하는 문화가 팽배한 것도 무시못한다. 한국은 유독 남 눈치를 많이 본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너무 많이 고려하다보니 빨리 부자가 되어 겉껍질을 포장하려고 혈안인 것이다. 실제로 타인들은 당신에게 별 다른 관심이 없을 텐데 말이다.

항상 정답은 제시되어 있고, 그 길을 오롯이 쫓아가는 것은 본인 마음 자세에 달린 문제. 여러분이 진정으로 자산을 꾸준히 불려나가려면 단기에 바짝 벌려는 태도를 일찌감치 거두어야 한다. 그리고 다음 가슴이 새기라.

자산은 느리게 불리는 것이 가장 빠르게 불리는 것이다.

돈을 꾸준히 모으고 불리는 과정은 지겹다. 단조롭고 심심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즐거운 행위는 아니다. 열심히 모아서 복리효과를 통해 원금을 일부 불리면 그 불어난 원금을 다시 재투자해 복리효과를 거두는 복리의 마법이란 시간이라는 수레바퀴를 열심히 굴려야지만 거둘 수 있는 성취다. 불과 1~2년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성취라는 것이다. 최소 10년 이상, 기본적으로 15년 이상을 바라보고 좋은 자산을 모아나갈 수 있을 때, 부는 비로소 불어나게 된다.

그러나 이 간단한 명제를 거역하고 도파민을 샘솟게 하는 흥미로운 것을 찾다보니 투기판을 전전하고 결국엔 패가망신하는 사례도 속출하는 것이다. 당신이 진정으로 돈을 불리고 싶다면 그 과정은 지리멸렬하고 단조로우며 심심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그걸 전제로 느린 듯 불어나는 자산을 가족처럼 곁에 두고 당신은 당신대로 당신 몸값을 드높이고 현금흐름 파이프라인을 최대화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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