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 하락장이 본격화했다는 주장에 자꾸 힘이 실리는 듯해서 몇 마디 끄적인다. 미리 말해 휘둘리지 마라. 그리고 속지 마라. 지금은 '하락장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이 절대로 아니다.'
거래가 돌아야 가격이 하락하는지 상승하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하루 십수건, 사실상 거래가 거의 끊겨버린 형국에서 나오는 급매 거래를 보고 하락장이 본격화됐다고 떠드는 것은 양치기(양아치라 해도 무방할 듯) 소년의 거짓말에 불과하다.
여전히 드문 드문 강남을 위시한 서울 주요 지역서 신고가가 찍힌다는 것을 확인해본 사람은 절대로 그런 주장을 하지 못한다. 헛소리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거래량이라는 지표를 우리는 자주 무시한다. 이번 경우에도 그렇다. 그러니 외워두라.
'부동산 거래량은 가격의 선행지표다.'
거래량이 줄면 어떻게 되나. 가격은 하락한다. 반대로 거래가 활발하면 어떻게 되나. 가격이 오른다. 물론, 이것은 정상 시장일 경우의 얘기다.
즉, 부동산 시장이 정상일 때
거래량 감소 → 가격 하락
거래량 증가 → 가격 상승
그러나 지금 부동산 시장은 어떠한가 .이런 정상 시장일 때의 상황이 연출되지 않고 있다. 일반적인 시장 논리가 먹혀들지 않는다. 서른번에 육박하는 지난 5년 동안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시장을 망가뜨려 놓은 결과다. 거래량이 폭감했지만 간간이 이뤄지는 거래 중 신고가 거래가 강남 위주 핵심지에서 나타나며 가격을 계속 밀어올린다.
작년 말 기준으로 보자. 직방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기준 3개월 내 신고가 기록 서울 아파트는 66%다.
여기서 또 외워둘 것이 있다.
신고가율이 20% 미만이면 하락장이다. 20%~30%는 정상 상태다. 30% 이상이면 상승장이고, 40% 이상이면 폭등장이다. 그 이상은 말 다 한 것이다.
현재 거래건수가 폭감했으니 가격이 하락했는지 살펴보자. KB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작년 12월 서울 아파트 매맷가는 0.46% 상승이다. 상승률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줄었지만 매맷가는 결코 하락한 게 아니다.
착각하지 말자. 2020년 11월 6368건에 이르던 서울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작년 11월 기준 1367개로 폭감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한 게 아니다. 이 사실이 뜻하는 바가 뭔지 잘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기억하자.
거래량이 이렇게 줄었는데도가격이 눈에 띄게 하락하지 않는 이유는 거래량 또한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거래량이 폭감해 시장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서는 하락 국면이라는 말은 틀렸다. 마비 국면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매수, 매도의 포기 상태에 이른 것이다.
이제 물어볼 것은 이것이다. 거래가 다시 폭발하면, 아니 정상화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주택수요는 결코 사라진 게 아니며, 조용히 힘을 축적하고 있는 중이다. 어떤 트리거(방아쇠)가 당겨질 경우 거래량은 재분출한다. 그간에 눌러있던 에너지까지 더해져 상당한 강도로 폭발할 것이다. 전문가마다 3월 대통령 선거를 주시하라고 하는 이유다.
이견 없이 차기 정부의 가장 시급한 정책이라면 마비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는 일이리라. 강제로 마비된 시장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있을 집값 상승세의 지속은 어쩔 도리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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