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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대한 단상

부동산 아수라의 최대 피해자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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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갈 때 됐는데 집값은 오르고 대출은 안 되고, 이젠 전셋집에서 월세집으로 쫓겨날 지경이다. 국민들도 살면서 계획이란 걸 하는데, 입주를 앞두고 번개처럼 대출을 규제하면 어쩌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을 규제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으로,

이 청원에는 13일 오후 2시 기준으로 2787명의 청원이 모인 상태다.

청원인은 호소한다.

"전세대출, 중도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등등 가뜩이나 올라버린 집값에 빌려야하는 금액은 늘어났는데 갑자기 대출을 막아버리면 어떻게 하냐."

"대출규제는 좋지만 제발 실수요자를 구분하고 규제를 해달라."

현재 전세대출은 줄줄이 제한되고 있다.

1.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부터 전세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 상품을 취급 제한하거나 중단했다.

2.

카카오뱅크도 지난 8일부터 전월세보증금 신규 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했다.

3.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전세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범위 내로 제한했고,

4.

하나은행은 오는 15일부터 같은 조치를 시행한다.

5. 우리은행은 지점별로 전세대출 한도를 다르게 부여해 대응 중이며

6.

신한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한도를 5천억원으로 줄인 데 이어 중단할 방침이다.

그나마 일부 시중은행에선 전세대출이 아직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 빠른 시일 내 제한 및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셋값은 멈출 줄 모르며 상승 폭주를 이어가고 있고,

전세 물량이 급감할 수록 이런 폭주는 더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수도권 전셋값은 0.24% 올라 전주(0.21%)보다 상승 폭이 커졌으며,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의 입주 물량 또한 1만30141가구로,

상반기보다 25.9% 줄어든다.

역대 최저치로 줄어드는데,

이듬해엔 더 줄어든다는 게 문제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전세 가격이 오를 수록 매매가격 역시 오를 수밖에 없음을.

2017년 분양된 서울 주요 아파트가 현재 평균 10억원 이상 오른 것을 상기한다면,

작금의 전세 급등장은 매매 시장 초장기 상승장을 지속케 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일찍 사태를 예상하고,

움직였던 사람은 그나마 한시름 덜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눈 팔았거나 현 정부를 맹신해,

벼락거지 처지가 돼버린 사람들에겐

지금보다 더 가슴 쓰린 시기도 없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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