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만큼 각광받는 매물도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천정부지(天井不知)다.
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고 할까.
시세가 한 없이 오르는데 천장이 보이지 않으니 계속해서 오르는 형국.
주시할 것은,
최근 들어 강남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공사비를 높이고 있는 트렌드다.
이른바 '고급화'에 나서고 있는 것인데,
이로 인해 안 그래도 오르는 가격이 향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건축 조합들이 공사비 증액에 나선 이유가 뭔가.
간단하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조합원 입장에선 당장 공사비를 더 내는 게 지금으로서 유리하다.
추후에 단지의 가치가 올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기억해두고 이따금 참조했으면 하는 곳이 있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이다.
이곳에 따르면,
올 하반기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낸
주요 재건축 단지 5곳의 3.3㎡(1평)당 공사비는 평균 560만원.
공사비가 평당 500만원이면 높은 수준인데,
한때 강남권 등만 평당 500만원을 넘어섰던 것이
이제는 강북 등 비강남권 재건축 평당 공사비도 500만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일례로 강남구 일원개포한신의 경우
이달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면서
예정 총 공사비로 약 1884억원, 평당 627만원을 책정했으며,
다른 비강남권을 보면,
구로구 현대연립이 평당 573만원
금천구 무지개아파트 평당 543만원
노원구 월계동신 평당 540만원
영등포구 문래진주 평당 518만원
으로 500만원이 다 넘는다.
앞서 이에 대한 원인으로 재초환을 말했는데,
재초환이 뭔가.
재초환은 입주까지의 집값 상승분과
조합운영비·공사비 등을 제외한 초과 이익에 누진율을 적용해 부과하는 제도.
재건축사업으로 발생한 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금액의 최대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 때문에 현 정부 들어 집값이 폭등하자 재초환 부담이 커지게 되면서
조합들은 공사비를 높여 분담금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다.
이제 이해가 갈 거라고 본다.
조금 더 부연하자면,
당장은 공사비가 부담돼도 재초환을 적게 낼 수 있고
고급화 전략으로 향후 단지 가치가 높아지면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고급화 전략이란
마감재, 특화설계, 커뮤니티시설 등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하나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추세와 함께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는 판국이어서
레버리지 영끌이 필수인 주택 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거라는 점이다.
재초환이 적용되면 당장은 소유주들의 부담이 되겠지만
나중엔 소유주들이 아파트가격에 이를 반영하게 되기 때문이다.
집값이 더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요새 남용되고 있는 천정부지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이유라고 할까.
반시장주의 규제는 이처럼 시장을 한없이 왜곡시켜,
선량한 주택 수요자들만 힘들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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