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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대한 단상

심교언이 국토부장관에 낙점된 게 반겨야 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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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장 중요한 부동산 관련 기사는 이것이다.

다만 출처가 뉴스핌이라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잡매체 찌라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일 수 있다는 전제로 일단 참고하자.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작년 8월 그가 조선비즈와 했던 인터뷰를 가져와본다. 여기에 그의 생각에 대한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그리 전문가라고 보기 힘든 어용 인사인지라 약간 우려가 된다.

1.

집값이 당분간은 오르겠지요. 그래도 3~4년 뒤엔 조정기를 맞이할 겁니다. 내 자녀가 지금 결혼한다고 하면 그냥 일단 전셋집 구하라고 할 거 같아요. 지금 전셋값도 올라서 문제지만서도.

2.

당분간은 오른다. 수요·공급에 따라서 오를 수 밖에 없다. 주택 공급이 당장 대규모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공급으로는 풀 방도가 없다. 시중에 풀린 돈이 주택 등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걸 막기도 어렵다. 유동성 때문에 집값이 올라가던 게 작년까지의 상황이다.

그런데 올해(2021년)부턴 좀 달랐다. 전셋값이 밀어올렸다. 임대차 2법이 통과된 것이 악수였다. 내년 7월이면 임대차 2법이 통과된 지 2년째가 된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다. 폭발적으로 오를 것이냐? 이거에 대해선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오르긴 오른다.

3.

1990년에 서울 아파트값이 1년새 대략 30% 정도 올랐다. 그런데 1991년에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니 당장 5%가 하락했다.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 그 근방으로 도시가 성장한다. 고가를 감당하며 매입에 나설 수요도 확 줄어든다. 아무도 싸게는 안 팔 것 같다고? 아니다. 어떤 이유로든 팔아야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있다.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집을 매도하려면 싸게 내놓고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지금 강남 불패라는 얘기들을 하는데, 강남 집값은 누가 봐도 비싼 수준이다. 조정을 받을 것이다.

4.

강남엔 투자자들이 많다. 특히 강남 재건축은 투자의 꽃이다. 돈이 생기면 전국에서 강남 집을 미리 사두려고 한다. 그래서 강남 집값의 변동 폭은 큰 편이다. 오를 때도 많이 오른다.

그러나 IMF 때를 되돌아보면 집값의 3분의 1이 빠졌다. 금융위기 때도 슬금슬금 3분의 1이 빠졌다. 길게 보면 언젠가 다시 오른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강남불패라고 얘기할 순 없다. 지난 시간을 보면 그렇다.

물론 거시경제가 충격을 받았을 때 돈을 버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19 때문에 망한 사람도 있지만, 떼돈을 번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강남 집값을 조금 더 받쳐줄 수 있다. 하지만 큰 흐름의 조정을 피해갈 순 없다고 본다. '강남'이

5.

금리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집값이 떨어지는 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여러가지다. 물론 금리도 한 가지 변수로서 작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를 종합해보면 금리 인상기에 집값이 하락한 적이 몇 번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리가 50bp(0.5%) 올라간다고 해도 지금 대출받은 사람들이 받는 부담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100bp는 올라가야 레버리지(부채)를 많이 쓴 일부가 좀 부담을 느끼는 정도다. 그런데 레버리지를 많이 쓴 사람들이 주위에 많은지 자문해보자. '영끌'이라는 말이 인기를 끌었지만, 정책적으로 못하게 했다. 대출을 무리하게 내주지는 않았기 때문에 금리 영향도 별로 없는 셈이다.

물론 금리가 1~2년만에 2~3배 오른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에서 7%로 오른다면 집값은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박살이 날 것이다. 하지만 집값을 잡기 위해 금리를 그렇게 올린다는 건, 그 어느 선진국의 사례를 찾아봐도 유례가 없다.

그리고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정도는 생계형 대출이다. 코로나 19로 가게를 접어야 하는 위기라서 주택담보대출 받은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금리를 그렇게 올릴 수 있겠나.

6.

요즘 꼬마빌딩이라고 말하는 건물(근린생활시설)은 좀 다를 수 있다. 마지막에 어마어마하게 자금을 빌려서 꼬마빌딩을 산 사람들은 좀 타격이 있을 수 있겠다. 이 부분의 대출 규제는 뒤늦게 시작됐다. 대출이 조여지지 않고 실행됐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실은 늘고 있다. 공실이 나면 월세를 받지 못하고, 보증금에서 임대료를 제외해야 하는데 건물주가 보증금을 들고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물건은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 예전에 IMF 때 건물은 가격의 3분의 2가 빠지기도 했다. 1000억원짜리가 300억원이 되기도 했다.

지금 다주택자 일부가 꼬마빌딩으로 옮겨가서 얻는 수익률이 대략 2% 수준이라고 한다. 은행 대출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면 게워낼 수 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이 착한 임대인 운동 할 처지가 아니다. 코로나가 이어지고 거시경제 나빠지면 1차로 영향을 받는 업종이 식당인데 모두 꼬마빌딩에 들어가는 임차인 아닌가.

7.

서울 또는 경기 안에서도 서울 출·퇴근이 40분대 안쪽으로 가능한 곳을 사야 한다. 지금 집을 사면 조정기를 겪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집값은 올라가 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집을 사야 한다. 조정기가 와도 주거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집이라면 지금 사도 된다. 아이를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는데다 이사 다니면서 비용 깨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면 그렇다.

8.

세금 규제를 풀지 않으면 다주택자는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다. 질문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 일부는 내년 대선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대선 결과에 따라 세제가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 구성은 올해나 내년이나 같다.

9.

(재건축 규제는) 풀리긴 풀릴 것이다. 하지만 집값에 영향을 주는 재건축 규제 완화는 당분간 어렵다고 본다. 이렇게 집값이 오르는 국면에선 결정권자가 누구건 간에 부담스러울 것이다. 특히 지금은 선거도 앞두고 있는 시기다.

지금까지 서울시가 고집을 부려서 진작 재건축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못 들어간 것들. 예를 들어 집장촌 흔적을 남기라고 했다거나, 오래된 아파트 한 동을 남기라고 한 곳처럼 법에도 없는 말도 안 되는 규제를 했던 곳부터 풀어줄 것이다. 또 강북 재건축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전제로 좀 풀어줄 수도 있겠다.

내년 선거 이후부터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조금씩 생길 수는 있다. 서울시 의회의 구성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국회가 바뀌질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당분간은 재건축사업지나 재개발사업지에 물건 가지신 분들이 답답할 것이다. 요즘 사람들에게 부동산 대책을 평가하라고 하면 못했다고 답하면서 부자증세에 찬성하느냐고 물어보면 여전히 찬성한다고 한다. 상황이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10.

임대차 2법과 관련해서도 할 말이 많다. 교과서를 보더라도 전세가격 이중화 현상 같은 것들이 생길 거라고 써져있다. 다 나와있는 것이다. 물론 계약을 갱신한 기존 세입자는 좋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갱신권을 행사하지 못해 도심에서 한발자국 더 밀려날 사람들도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다.

어떤 정책이 사회 전체를 행복하게 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기존 세입자 일부만 행복하면 그 정책은 성공이냐. 아닐 것이다. 집주인, 계약 갱신에 성공하지 못한 세입자, 아직 집을 못 산 무주택자의 피해를 생각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임대차법을 입법하기 전에 교과서에 나와있는 예상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신규 전세계약도 상한을 둔다니 정책을 만드는 프로세스가 붕괴됐다는 말 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멘트 출처 [전망 부스트라다무스]⑤ 심교언 “3~4년 뒤엔 강남도 조정 온다. 자녀가 집 산다면 말릴 것” - 조선비즈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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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전문성 있는 인사로 낙점됐어야 할 것 같다. 심교언은 아니다. 여러번 말을 바꿔왔고 정권에 따라 상승론자, 하락론자를 오갔던 포퓰리스트다. 2019, 2020년 상승장도 맞추지 못했던 인물. 이전 장관들보다 나은 친시장주의자라는 점만 낙점이다. 그 궤적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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