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기본 억대 연봉을 받는다는 뉴스가 자주 눈에 띈다. 그들에게 청년 실업이란 말은 딴 세계 이야기처럼 보인다. 억대 연봉은 기본이고 스톡옵션까지 받으니 내 집 마련은 이들에겐 어려움이 아닌 듯하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매일 야근하며 눈은 충혈되고 머리는 떡진 채로 하루하루를 났던 이들이 드디어 진가를 조명받는 것인가. 매일경제에서 관련해 유익한 기사를 냈다. <억대 연봉 혹해서 들어왔다간 털립니다…실력 없으면 곧장 도태>라는 제목으로 국내 개발자 두 명을 집중 인터뷰한 것이다.
AI로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는 프로그램을 짜는 G마켓 김선호 팀장(40), 새벽배송 서비스를 국내 첫 선을 보인 마켓컬리 신주호 매니저(32)의 주요 발언만 가져왔다. 개발자의 세계의 단면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
"음…. 말 그대로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예요.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요. 고액 연봉을 받는 개발자들이 늘어난 건 분명 사실이지만, 여전히 박봉에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개발자들도 적지 않아요. 역량과 직군에 따라 개발자의 연봉 수준이 천차만별인 거죠. 요새는 AI나 모바일 분야 개발자 몸값이 높아요."(김 팀장)
"개발자들은 항상 공부해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이 상당하죠. 프로그램 소스는 대부분 다 공개돼요. 그래서 잘 개발된 프로그램을 발견하게 되면 소스를 들여다보며 공부하게 되죠. 관련 논문도 읽어요. 늘 다른 사람들이 시도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우리 회사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고요. 때론 이런 생각이 들어요. 세상에 이렇게 뛰어난 개발자가 많다니!(웃음) 나도 그들만큼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굉장한 압박감이 느껴져요."(김 팀장)을 때 1층에 도달하기 전에 다른 층에서 이웃이 탈 경우도 대비해야죠. 안 그러면 1층이 아닌데도 내릴 수 있거든요."(김 팀장)
"내가 만든 서비스를 누군가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제가 이 사회에 무언가 기여했다는 느낌을 받아요. 실제 개발자들 중에는 사회적 기여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비영리단체에서 자원봉사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동료들이 꽤 있어요. 돈을 받든, 받지 않든 내가 만들어낸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에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보람을 느끼죠."(김 팀장)
"요샌 개발자를 꿈꾸는 문과 출신들을 많이 만나게 돼요. 이분들이 개발에 대해 막연히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느껴요. 일단 뭐가 됐든 만들어 보는 게 제일 중요해요. 일단 시도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김 팀장)
"개발자들의 연봉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요. 결국 자기 하기 나름이에요. 개발자를 고연봉 직업이라고 하는 건 이 스펙트럼의 상단에 있는 사람들만 조명받기 때문이겠죠. 다만 실력만 있으면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직업이라는 건 확실해요. 성별, 나이, 학력 상관없이 개개인의 실력이 확실히 드러나요. 팀이나 부서에 묻어가는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는 있을 수 없어요."(신 매니저)

김선호 팀장
"우선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는 점이 힘들어요. 또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크고요. 프로그래밍 영역에선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론이 제시되고, 프로그램 언어도 바뀌죠. 저희 회사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늘고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이제까지의 접근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야 할 때가 오는데 그럴 때마다 계속 공부해야 하죠. 개발자들 세계에선 자신이 공들여 개발한 새로운 방법론을 아낌없이 공유하는 문화가 있어요. 콘퍼런스도 자주 열리고요. 그런 자리에 참석해 새로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신 매니저)
"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짤 때 자칫 잘못하면 로봇이 계란을 2개 산 뒤 슈퍼마켓에서 우유도 팔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계란을 1개 더 사 올 수도 있어요. 우유가 있으면 '우유를' 1개 사오라고 명확히 지시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다양한 변수를 고민해서 최적의 해법을 짜내야 하는 게 개발자의 임무예요."(신 매니저)

신주호 매니저
"코딩을 배우면 논리적 사고를 키우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개발자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사람이에요. 자신의 구상을 코딩을 통해 실제적인 서비스로 구현해 내는 사람이죠. 하지만 아무래도 학원에선 획일화된 방법론을 주로 가르칠 수밖에 없어요. 코딩 잘하는 아이들은 기초적인 프로그램 언어만 익히면 알아서 프로그래밍을 해요.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프로그래밍을 해서 자신만의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내는 식이죠. 사회 진출을 앞두고 개발자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혼자 힘으로 작은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코딩은 기본적으로 독학이 가능해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즐겁다면 개발자의 세계에 충분히 발을 들여볼 만해요."(신 매니저)
--------
앞서간다는 부모들은 요새 자녀에게 기본으로 코딩을 가르친다. C언어, 자파, 파이선 같은 컴퓨터용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을 일컫는 코딩은 지금 이 시대 필수 언어다. 명문대 나온 문과생마저 취업난에 허덕이는 이때, 너도나도 코딩 학원을 다니고 개발자를 꿈꾸는 건 당연한 흐름. 논리의 언어인 코딩에 능숙해야 몸값을 높일 수 있다. 한동안 개발자 전성시대는 지속될 것이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NFT, 메타버스의 세상이 이제 막 첫 삽을 떴음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부자에 대한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대인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재테크 잘 하는 이유 (0) | 2022.03.24 |
---|---|
39세 강씨는 어떻게 작년에 400억원을 벌었을까 (0) | 2022.03.24 |
부자는 투자하고 가난한 사람한 사람은 소비한다 (1) | 2022.03.22 |
서른 넘어서도 용돈 받던 유재석이 각성한 계기 (0) | 2022.03.22 |
금수저 동네 유치원생은 출발선부터가 압도적이다 (0) | 2022.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