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면 뭐하는가. 한시적인 데다 인하율은 턱없이 낮다. 윤석열은 50%를 제안하는데, 다주택자는 현 세율인 82.5%에 준하지 않는다면 매물을 내놓을 생각이 없다. 자살행위이기 때문이다. 왜 귀한 내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는가. 그걸 갖기 위해 해왔던 엄청난 노력이 일거에 강탈당하는데.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한다지만 어림도 없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세제 완화는 기본이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전면 인하 및 폐지가 수반돼야 한다. 과격한 완화가 이뤄지지 않다간 시장은 한 번 더 왜곡될 터인데, 지금 꼬라지가 딱 그렇다.
1가구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 상향 조정을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장이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있는 데 주목하라. 양도세 비과세 기준 완화를 해주면 9~12억원 사이 가격대 주택 거래가 는다고? 법 개정 전부터 진행된 거래의 잔금 일정을 조정하는 것 이외에 양도세 완화에 따른 추가 수요는 아직 붙지 않고 있다.
갖잖은 간보기, 시늉만 완화이기 때문이다. 1가구 1주택에 국한된 데다 금융 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까지 겹쳐져 있는데 뭘 할 수 있겠는가. 석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갑자기 돌아서겠는가. 어림도 없다.
2.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되는 소득세법상 고가주택 기준이 9억원에서 상향 조정된 것은 반길 일이긴 하다. 2008년 이후 13년을 끌다가 조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사이 집값은 얼마나 올랐나. 그걸 생각하면 고가 주택 기준을 한갓 9억원서 12억원으로 올릴 게 아니라 9억원서 15억원으로는 올려야 한다.지금 조정은 하나마나한 조정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은 실수요장이다. 거의 전적으로 실수요 위주 시장이다. 1주택자가 집을 파는 경우는 대부분 갈아타기 수요인데, 양도세가 완화돼도 집값이 전반적으로 폭등한 데다 취득세 등 부대비용이 많다. 추가적으로 거래 활성화를 하기엔 기회비용이 너무나 크다. 가만히 있는 게 낫다는 얘기. 게다가 지금 집을 팔고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려고 해도 대출은 막혀 있고 갈아타기를 하려던 집의 가격이 더 뛰어버렸다. 사면초가다.
해법은 간단하다. 다주택자 매물을 출회시켜야 한다. 그러나 다주택자들은 지금 움직일 생각이 없다. 그들은 이미 대처를 해놓았고 내년 대선 이후까진 어떻게든 버티려고 한다. 정부가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버렸다. 게다가 이번 양도세 완화안은 말만 던지고 시행 시점이 불확실하다보니 거래 과정에 혼돈만 초래하고 있다.
3.
북치고 장구치고 해보았자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시장을 정치화하려는 정부는 언제나 패배의 깃발을 꽂았다. 이미 11월 거래량 바닥을 찍고 12월은 거래량이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2~3개월이 흐른 시점에서, 여러번 강조하고 있듯 거래량은 '폭발'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정부가 어떤 삽질을 해댄들 억지로 눌려 있던 수요는 재분출하고 '집값 폭등의 평등'이라는 이번 정부 희대의 숙원 사업이 피날레를 찍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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