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은 예민한 플레이어라면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왜 심상치 않은가. 지난해는 부동산 거래량이 워낙 적었을 뿐더러 연말인 11~12월은 특히나 사상 최저치의 거래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사실상 갈라파고스섬에 버금 가는 강남3구 핵심지 아파트들만이 드문드문 거래 빙하기인데도 불구하고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고, 나머지 준핵심지 이하, 서울 및 수도권 외곽 아파트들은 거래가 실종돼버렸다.
(이 가운데 급매물 거래가 나왔다고 여러 언론들은 하락장이 시작됐다고 떠벌리고 제2의 선대인 김경민을 위시한 폭락이들이 난리법석인데 정말이지 가소롭기 짝이 없다.)
새해에도 집값은 상승할까, 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렇다"라고 말하고자 한다. 이미 이상우, 이종원(아포유), 정태익(부읽남) 등 신뢰할 만한 부동산 네임드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추리면서(관련 포스팅 < 이상우·아기곰·아포유·부읽남·얼음공장의 새해 집값전망> 참고) 내년이 왜 상승장의 연속인지를 역설했었기 때문에 새롭지도 않고 하나 마나한 소리를 하는 것도 같아서 얼마간 공허해진다.
그러나 눈과 귀를 닫고 사는 사람이 원채 많으니 강조할 수 있을 때 강조하고, 설득할 수 있을 때 설득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냉정한 현실을 직시한 주위의 소수라도 판단의 궤도를 바로 잡고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현재 시장 분위기는 어떠한가. 거래량 분출을 앞두고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 무주택자든 1주택자든 다주택자든 가림 없다. 하나 같이 서로 눈치 보면서 자발적 대기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땅, 하고 하늘을 찌르듯 총성이 울리기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랄까.
(이럴 때 급매물 내놓는 자들은 저간의 사정이 있겠지만 돈 벌기는 글른 케이스들이다. 어떻게든 버티고 관망하는 게 최선의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는 현재 각종 규제와 보유세, 특히나 종부세 부담 증가로 추가 매수를 스톱한 상태다. 근데 이게 영구적인 스톱일리 가 없다. 그들은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추가로 사들일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고 대선 전후 분위기를 살피며 대응 준비를 하고 있을 뿐. 분위기를 보고 최대한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말이다.
1주택자는 어쩌면 지금 가장 불쾌한 포지션일 지도 모른다. 정부 때문에 갈아타기가 어려워져서다. 우리나라 취등록세는 실로 미친 수준인데 갈아타려니 취등록세에 복비에 이사비에 인테리어비용까지 고려한다면 1억 안팎으로는 최소 염두에 두어야 하므로 망설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10~12억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갈아타려는 아파트가 최소 15억원 안팎은 될 것이다. 그러나 KB시세 15억원이 넘으면 대출이 안 나오지 대출은 꽉 막혀버리고 있지, 더 나은 급지로 이동하려니 기회비용이 만만찮다. 오히려 손해보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니 분을 삭이며 관망할 수밖에.
3.
그러나 그중에서도 제일 안쓰러운 것은 무주택자일 것이다. 이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집을 살 수도 없고 전세를 연장하자니 전세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올해는 집값 폭등도 폭등이지만 월세 폭등이 한층 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할 텐데, 정말 선진국에서나 보던 거리의 주거난민이 들끓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집값은 장기적으로는 늘 우상향했고 조정국면이 오더라도 다시금 상승하는 게 자연현상인지라 이들의 폭락 기우제는 한갓 기우제로 그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다 다시금 "집값이 너무 비싸다"며 피눈물을 쏟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눈물겨운 일이다.
결국은 모두가 마라톤의 출발선에 서 있는 셈이라고 봐야 한다. 누군가 '시작'이라고 외치기만 하면 미친 듯이 달릴 폭주 랠리의 전야前夜라고 해야 할까. 현재 시장은 절대로 수요 > 공급 상황이 아니며, 수요는 반시장주의 탈레반 정권에 의해 폭력적으로 눌러있는 것일 뿐인지라 이 수요가 다시 분출하는 시점이 오면 시장이 어떻게 또 요동칠 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부동산 네임드 오윤섭 선생도 이 거래량 폭발 시기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지금 이 시기에 웃을 수 있는 것은 조금이라도 더 정신 바짝 차리는 사람들 뿐이다. 내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여러분도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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