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인용되면
부린이들은 자주 의아해진다.
이때 나오는 0.1%, 0.2% 상승률이
언뜻 매우 낮은 것처럼 보여서다.
상승률이 이렇게 미세한데 집값이 급등 중이라고?
살갗에 잘 와닿지가 않는다.
그래서 폭등론자의 뽐뿌질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도 모르고 둘도 몰라서다.
이런 숫자에 가려져서 실제 상승 금액을 보지 못해서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사는 아파트 값이 연간 4% 올랐다.
20억하던 내 아파트가 상승률 4%에 해당하는
8000만원이 올랐다고 이해하면 안 된다.
뉴스에서 나오는 가격 상승률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뉴스가 보도하는 가격 상승률은 특정 지역,
이를 테면 서울의 무수한 아파트 중 샘플만 뽑아 책정한다.
그러니까 특정 단지 내에 5억원이 시세인 아파트가 200채 있다고 하자.
그럼 그 아파트의 총 가격은 얼마가 되나.
1000억원이다.
5억에 200채를 곱하니 1000억원이지.
그중 3채가 5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면 어떻게 되나.
그럼 그 아파트 가격은 실제로 10%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뉴스는 이런 걸 보도하지 않는다.
총 아파트 200채 가격 1001억 5000만원,
다시 말해 거래가 안 된 아파트 985억원에 거래된 아파트 16억 5000만원을 더한,
1001억 5000만원으로 시세가 상승했다고 계산해,
0.15%가 상승했다고 보도하는 것이다.
이해를 돕고자 예를 하나만 더 들어본다.
이번엔 10억원 시세 아파트 1000세대가 있다.
이들의 총 가격은 1조원이다..
10억원에 1000세대를 곱하면 1조가 되지 않나.
이때 이 아파트 중 3채가 매매가 이뤄지면,
예컨대 한 채는 12억, 나머지 한 채는 11.5억, 또 한 채는 10.5억에 계약된다면,
1000세대 아파트 가격은 총 1조 4억원이 된다.
처음 1조에서 1조 4억으로 가격이 올랐으니,
이 경우 상승률은 0.04%가 된다.
그러나 실제로 상승한 시세는 얼마인가.
10.5억원으로 오른 아파트는 5%로 5000만원이 올랐고,
11억원으로 오른 아파트는 10%로 1억원이 올랐고,
12원원으로 오른 아파트는 20%로 2억원이 뛰었다.
이 사실을 통해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상승률 퍼센트와 더불어 호가,
실제 거래된 가격을 아울러서 유심히 살펴야 함을.
그래야 사실의 조각들이 꿰맞춰진다.
기억하자.
숫자는 실제하는 현실을 가리키지만,
그것을 올바르게 읽어내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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