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삼문동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의 말이라고 한다.
"지금 매수하는 분들은 대부분 외지인들이죠. 한 명이 5~6채씩 사가는 경우도 있어요. 몇 년 간 가격이 뛰지 않던 곳이라 동네 사람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라고 해요."
그는 말을 잇는다.
"올 초 매수 문의가 정점을 찍나 했더니 최근엔 더욱 찾는 이가 늘었습니다. 매물만 있으면 외지인들이 집도 보지 않고 계약금을 보내 매매를 한 거죠."
이곳엔 젤미마을1단지부영이라는 곳이 있다.
1530가구가 사는 20년차 아파트다.
일대 중개업소들에 다르면 젤미마을1단지부영은 작년초부터 손바뀜이 활발하다고 한다.
작년 8~9월만 해도 전용면적 47㎡ 기준 시세는 1억원이 안 됐다. 7000~8000만원이면 살 수 있었다.
그러다 지난 8월 21일 기준 1억4000만원까지 두 배가량 치솟았다.
김해시 인구는 53만 9226명이다. 50만명을 턱껄이해 넘긴 지방 소도시다.
이곳 부동산이 과열 현상이 부는 이유는 뭘까.
공시가 1억원 미만 주택 '줍줍' 때문이다.
최대 12%까지 취득세율을 인상한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 여파다.
복습하자면 올해부터 취득세율이 급등하면서
조정대상지역 기준으로 취득세율이 2주택자는 8%, 3주택 이상은 12%다.
기존 취득세율인 1~3%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는 다주택자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 취득세율 1.1%만 부담하면 된다.
상대적으로 양도세 중과에서도 자유롭다.
서울·경기·세종·광역시를 뺀 지방에서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주택은
양도세 중과 대상 주택에서 제외되는 탓이다.
아무쪼록,
이러한 과세 폭격을 피해 지방 비규제지역 '공시가 1억원 미만' 주택을
외지인들이 찾다보니 몸값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취득세 중과 규정을 피할 수 있고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로부터 안전한 투자로 인식되니 몰려가는 게 아니겠는가.
현재 일대 매물은 급감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무계동에 있는 석봉마을9단지부영는
지난 4개월간 매물이 73건에서 48건으로 34% 감소했다.
옆 단지인 석봉마을10단지대동은 55건에서 20건으로 63%나 줄었다.
그러다보니,
김해시의 지난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5%, 전셋값은 2.42% 뛰어
경남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집계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상승률이 11.43%, 15.97%에 달하니 말 다한 것이다.
그럼 누가 이런 아파트를 '줍줍'하는가.
외지인이다.
대부분은 서울·부산 등 전국에서 몰려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김해시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율은 41.7%.
젊은 20대 청년도 매수세에 뛰어든 형국이란다.
갭이 1~2천 만원이면 들어갈만하지 않겠는가.
예컨대 삼문동 갑오마을11단지부영 전용 59㎡는
매매가가 1억5000만~1억6000만원인데
전세가는 1억4000만~1억5000만원이라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이런 투자를 욕할 건 아니다.
자산을 일구기 위한 개개인의 합리적 경제 행위의 일환이다.
투기로 매도할 건 없다는 소리.
다만 공시가 1억원 돌파는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공시가 1억원 미만이어서 들어갔다가 나중에 매수 시
시세차익 실현이 거의 불가능할 수 있으니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이상 뒤늦게 접근하지 말길 바란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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