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모방의 동물입니다. 모방하고 또 모방하면서 인간은 서서히 성장합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초보 투자자는 난다 긴다 하는 대가들부터 따라하기 바쁘지요.
이 모두 위험을 덜어내려는 것입니다. 대가로 소문난 투자자들, 예컨대 워렌 버핏이나 피터 린치, 로버트 기요사키 등을 모방하다 보면 나도 덩달아 부자가 될 거라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고요.
개중 일부는 소위 재야의 고수라는 개인투자자 포트폴리오를 흉내내기도 합니다. 실명이 잘 알려지지 않는 이런 분들은 대게 반짝 하고 떴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곤 하지요.
모방의 어려움은 잔뼈 굵은 전문가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직 펀드매니저 프레더릭 반하버비크도 실토할 정도니까요. 그는 자신의 책 <초과수익 바이블>에서 "대가(고수)를 모방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세 가지 이유"를 댑니다. 살펴볼까요?
첫째, 대가들은 모방자와 경쟁하지 않으려고 자신만의 투자법으로 신중하게 투자한다. 따라서 대가들의 움직임이 공공연하게 알려지기 전까지 수주일 혹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둘째, 대가의 투자가 대중에게 알려지면 모방자들의 행동을 취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초과수익이 빠르게 소멸할 수 있다.
셋째, 대가들이 투자한 종목 하나만 달랑 하다 보면 주식의 비중이나 수량, 종목 등에서 대가들의 포트폴리오와는 상당히 다른 포트폴리오를 갖기 십상이다. 달리 말해 대가의 포트폴리오와 이를 따라하는 이의 포트폴리오가 거두는 수익률이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엔 여러 대가들의 인사이트를 골고루 흡수하되, 자신의 이성과 직관과 판단에 입각해 투자해야 합니다. 내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그들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니까요.
여기엔 생각보다 긴 시간이 수반됩니다. 훌륭한 투자자의 자질은 생각보다 오랜 시행착오와 경험의 나이테가 쌓여야만 탄생하지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는 겁니다. 부지런한 농부의 심정으로 끈기있게, 인내심을 갖고서 추수하려는 자만이 진정한 부를 거머쥘 수 있습니다.
"잘 견디는 자가 무엇이든지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다."(존 밀턴)
"우리 지식에는 한계가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바로 '안전마진'이다. 나아가 자신이 생각했던 안전마진 자체가 틀릴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우리는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다. 분산투자는 '안전마진 철학'의 필연적인 결과인 것이다."(로버트 해그스트롬)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시장의 정점에서 매도하고 바닥에서 매수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나는 이 말을 믿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허풍선이일 뿐이다. 나는 단지 이정도면 싸다 싶을 때 샀고, 이정도면 비싸다 싶을 때 팔았다. 이렇게 했기에 극단적으로 요동친 시장의 출렁거림에도 불구하고 떠내려가지 않은 채 살아남았다."(버나드 바루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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