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죠.
예상했던 시나리오대로 흐르고 있네요.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다를 기록, 서울, 수도권 월세 지옥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작년 전셋값 급등, 전세대출 규제 강화, 보유세 부담, 양도세 중과 등 겹겹이 쌓이는 가렴주구 정책으로 하여 공급은 쏙 들어가버리고 경제학 원론에서 말하는 이른바 '조세의 전가 및 귀착' 현상에 의해 서울이 월세 지옥이 돼버렸습니다.
데이터 좀 보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까지 신고된 건수를 기준으로 총 6만8천736건.
지난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습니다.
임대차 계약은 전세·월세·준월세·준전세로 분류되는데요.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를 뜻하죠.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월세 거래량의 과거를 조금 더 살펴보면
2011∼2012년 2만7천∼2만8천건대
2013년 3만6천건대
2014년 4만2천건대
2015년 5만4천건대
였고 2016년부터 감소세였다가 2018년도엔 4만8천건대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2019년 다시 5만건대로 올라섰고,
2020년 6만건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 또다시 최다치를 경신한 거죠.
최근 월세 거래 증가 추이를 보면 앞으로 수치는 더더욱 늘어날 것이 자명합니다.
이미 월세가 낀 거래의 임대차 계약 비중은 작년에만 37.2%로 2019년 28.1%, 2020년 31.1%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죠.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임대차 계약 중 월세가 낀 거래 비중은 42.0%로 50%를 바라보고 있고요.
원인 제공자는 200% 정부였습니다.
작년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셋값 급등세가 지속했으니까요.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것입니다.
정부가 자초한 주거난민 벼락거지 시대의 개막인 거죠.
설상가상으로 가계부채 운운하며 전세자금 대출까지 막아버리니 무주택 서민들은 내 집을 살 수 있는 길이 더더욱 좁아진 터고 이들에게 전세마저 실종해버려 반전세, 월세 시대를 가속화시켰습니다.
결국 집 없는 가구들이 더더욱 고통받는 세상이 펼쳐지는 형국입니다.
우선 진원지는 강북입니다. 강남이야 전세도 10억원이 넘는 집이 수두룩 하고 300~400만원 월세를 보는 것도 일상인지라 강북 전세, 월세로 세입자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강북구 월세 폭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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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이 많이 사는 금천구의 경우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2020년 556건에서 지난해 2천117건으로 4배 가까이 폭증한 것을 보십시오.
작년 12월만 서울 월세 계약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63.1%)였던 것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임대차 계약 10건 가운데 6건 이상이 월세 낀 거래였습니다.
더 구체적인 사례로 볼까요.
금천구 독산동 독산중앙하이츠빌 전용면적 84.8768㎡ 7층.
이곳은 지난달 18일 보증금 2억5천만원에 월세 1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같은 해 4월 11일 같은 면적 11층이 같은 액수의 보증금에 월세 5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가격이 두 배로 폭등했죠.
집주인이 들어오지 않는 한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을 더 살겠다고 버팁니다. 전세 물건을 찾기가 낙타가 바늘 찾는 격이 돼버리고 있는 이유죠.
실제 이곳 일대는 보증금 2~3억원에 월세 100~150만원을 보는 것이 일상이돼버렸습니다.
작년에 마용성에서나 보던 풍경이 서울 외곽지역에서도 재현되고 있는 거죠.
강남구 월세는 이미 평균만 247만 7천원으로, 전년 대비 34.6% 폭증했고 핵심지 랜드마크 아파트들은 400~500만원은 줘야 월세를 내고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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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런 현상은 언젠간 진정되고 해소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이미 서울은 맨허튼, 홍콩화 돼버리고 있습니다. 한 번 그렇게 된 이상 돌이킬 수 없습니다.
이미 저는 재작년에도 전세 시대는 이제 끝났다, 고 선언조로 말했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을 맞은 지금,
우리는 제 월급의 절반 이상을 내야지만 월세살이를 할 수 있는 월세 지옥의 현실을 살갗으로 마주하는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집값 하락 운운하는 자들이 한심하다 못해 가여워지는 이유랄까요. 여러분만이라도 현실을 올바로 직시하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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