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브랜드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가해지면 집값도 불안하게 흔들린다.
광주서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도 마찬가지. 사고 이후 입주를 압둔 전국 아이파크 단지가 난리다.
수분양자들이 입주를 꺼리는 모습마저 포착되고 있다. 전세로 매물을 돌리려는 움직임으로 전세 매물이 늘고 호가도 떨어진다.
광주 아이파크발 사태가 일파만파로 아이파크 단지 입주민들에게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전국에서 올해 상반기 준공이 예정된 아이파크 아파트는 오는 3월 충북 청주시의 '청주가경아이파크4단지'를 시작으로 줄을 잇는다.
4월 서울 강남구 '역삼센트럴아이파크'가 있고, 충남 당진시 '당진아이파크', 강원도 속초시의 '속초아이파크2차', 5월 전북 전주시의 '전주태평아이파크' 등이 있다.
실제 이들 단지에선 전세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대략 30% 증가했다고 한다.
'아실'에 따르면 이들 단지의 전세 매물은 지난 11일 총 211건이었는데, 18일 280건으로 32.7% 급증했다.다른 개별 단지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입주 기피 현상은 사고와 동시에 예견된 것이었다.
화정 아이파크가 무너진 11일을 기점으로 전국 아이파크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준공 후 입주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각 아이파크 단지마다 안전점검을 추가로 한다지만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당장 팔진 못하더라도 입주는 피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니 전세 매물이 늘어나는 것이다.
매물이 늘면 가격도 내려간다. 실제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
청주가경아이파크4단지를 보자.
지난 6일 5억3000만원까지 올랐던 전용 84㎡ 전세 호가가 최근 4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5억3000만원에 나온 전세 매물의 같은 동 바로 윗층은 사고 직후 4억8000만원에 전세로 나왔다.
닷새만에 호가가 5000만원 떨어졌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경기 안양시 비산자이아이파크 전용 59㎡는 어떤가.
지난 10월 5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사고 직후인 지난 14일에는 같은 평형이 4억5500만원에 계약됐다.
광주 아이파크 사고를 기점으로 전세가가 1억원 낮아졌다.
향후 아이파크 이름을 달게 될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조합들은 열이 받는다.
이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가시화했다.
단지명에서 아이파크를 빼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둔 곳은 현대산업개발을 빼달라, 우리 재산과 목숨을 현산에 못 맡긴다는 반대 움직임이 거세진다. 점입가경이다.
사태는 수습될 것인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보증기간 30년 연장 등 대책을 제시하겠단다.
하지만 이미 늦어 보인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의 일갈이다.
"모든 법규, 규정상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패널티(불이익)을 주어야 한다. 등록말소까지 갈 수 있다."
다른 단지들은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이런 일이 아이파크의 사례에 국한될 거라고 예단해선 곤란하다.
하나 분명한 것은 앞으로 아이파크 사태가 미칠 시장 파급력이다.
아이파크 사태는 앞으로 아파트 건축 안전성 강화를 위해서라도 인건비, 재료비 등을 원재료값을 더 높게 부를 공산이 크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만큼 기본 분양가는 더 높아질 것이고, 집값 상승의 상방 압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애석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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