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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위한 당신의 이야기

남편 세후 3억·난 4천 버는데 내가 저녁밥 차려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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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블라인드앱에 흥미로운 논쟁거리가 올라와 소개한다. 남자의 주장이 옳은지 여자의 주장이 옳은지 각자 판단해보라. 각자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듯한데, 글쓴이는 '세후 4천 대기업 직딩' 본인이다. 중립 기어 박고 일단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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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공평 결혼

새회사 · i*********

남자 세후 3억 전문직

여자 세후 4천 대기업 직딩

둘다 동갑

서울집 남자가 해옴 관리비 80만원

여자는 혼수

차는 남자가 타던 포르쉐 쉐어

남자 사무실은 집앞 상가.

여자는 차로 5분.

남자의 요구,

1. 요리 못하면 배워서라도 저녁밥 차려줘

2. 아이최소 1명

3. 둘이 죽을때까지 현몸매 유지

여자의 요구,

1. 도우미 구해주거나 가사 반반 분담

2. 난 애낳고 직장 다시 들어갈거

사건의발단

여자는 애낳고 바로 복직할거니 양가 부모님께 맡기거나 도우미를 고용하는걸 제안.

남자는 애 남한테 맡기는건 안된다 시전.

육아는 남녀 두명의 노동력을 필요로하고 유아기를 부모와 함께해야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지능이 높은 연구결과에 의존해 둘 중하나는 아이가 최소 5살 될때까지는 함께해야한다 주장.

내가 2억7천짜리 수입을 포기하고 키울테니 너가 4천 벌어와서 가정 먹여살릴래 시전.

여자는 애때문에 자기 인생이 없어지는게 두렵다며 거절. 나도 학벌좋아서 대기업 들어갔고 일이 좋다.

참고로 남자 퇴근 8시. 여자는 5시.

남자는 자기도 주말에 아이랑 잘놀고 평소에 퇴근해서도 이뻐할거라함. 너 혼자만 육아하는거 아니라함.

남자는 여자를 이해하지 못함. 아이를 낳으면 그날 그 순간부터 부모는 아이를 위한 인생을 살아야한다고 생각함. 그렇다고 남자가 사무실 폐업하고 집와서 육아할수도없음.

답없는 논쟁끝에 여자는 친정으로 ㅌㅌ

이 사건의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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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코멘트를 하기 전에 다른 직장인들 코멘트를 살펴본다.

한국 남녀들의 문제라면 결혼을 전제로 하는 연애 초기에 이미 합의봐야 했을 각자의 경제 여건을 대부분 배제한 채 결혼 직전에 와서야 오픈하고 허겁지겁 식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결혼 이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절충을 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할 텐데, 이 역시 쉽지 않다.

중앙일보 기자로 보이는 친구의 댓글부터 보자.

기자라고 사실들을 명석판명하게 해석해내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더욱 편향돼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국 언론 수준이 거기서 거기 아닌가. 위 댓글 역시 그렇다. 남자는 세후 2천가량 버는 전문직이고 아내보다 노동 시간과 강도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감안이 서두의 원글에선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남자를 무한정 옹호하긴 힘들다. 현몸매 유지 등의 요구는 아내 입장에서 쓴 것이니 남편의 입장이 배제된 표현이지만 사실일 경우 그 자체로 무리한 요구이자 강압이며, 아내가 더 일찍 퇴근하더라도 "밥 차려놓으라"는 말은 요즘 풍토에 맞지 않는다. 톤 앤 매너를 달리하든, 다른 방식을 찾든 기분 상하지 않을 방안은 있었을 것이다.

아래 일침도 들어보도록 하자.

남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는 한국사회에 지나치게 고착화되어 있고, 이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의 만연으로 인해 분란은 심화된다.

난 이 사람이 남편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PS.

가정도 인생사 가장 중요한 비지니스라고 생각하면 경제력으로 모든 것을 환원해선 안 되겠으나 경제력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모자르지 않고, 맞벌이라곤 하더라도 남편의 소득에 절대 의존하는 구조인 것은 팩트이므로 아내는 남편에게 조금 더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고 남편은 톤 앤 매너에서의 강압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좀 개선하는 모양새가 연출되어야 관계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제아무리 익명이더라도 남편 씹어대기 딱 좋은 이런 글을 올려두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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