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동산 단상

내 '체급'에 맞는 갈아타기를 해야 한다(ft. 부동산)

반응형

집.

한국에선 아파트가 주류인 이 대세의 주거공간은 거주를 위한 필수재로서의 속성과 투자를 위한 투자재로서의 속성이 혼재한다.

개인마다 물론 편차는 있다. 필수재의 속성에 방점을 찍는지, 투자재로서의 속성에 방점을 찍는지에 따라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아갈 때 아파트가 있고(유주택자), 없고(무주택자)의 차이는 크다. 그것은 마치 넘어설 수 없는 계급의 차이이기도 하다.

해서 주거 컨디션은 아주 좋은 편인데도 집값이 좀 낮다는 이유로, 미래에 다른 곳보다 덜 오를 거 같다는 이유로 열등감을 느끼고 조바심을 느끼는 가구도 적지 않다.

2년 실거주만 찍으면 어떻게든 1억원에 달하는 거래비용과 막대한 추가 주담대를 끌어들여서라도 조금 더 윗 급지로 가려는 것은 그래서다.

내 집이 주변 사람들보다 값이 더 나가면 마치 나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진 것 같은 착시에 빠진다.

물론 갈아타기는 진리다. 여윳돈이 있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원리금을 너끈히 감당할 수만 있다면야 미래의 소득을 최대한 현재로 당겨서 내가 살 수 있는 한 최대치로 좋은 집을 사는 것은 옳다. 그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심해야 한다.

내가 최대치로 영끌해 산 집이 내가 정말 장기적으로 감당가능한 집인지를. 내 현금흐름 파이프라인이 월급 뿐이고 아내와 맞벌이를 해서도 월 700만원을 넘기지 못하는 수준인데, 20억원대 이상 집을 살려고 하는 경우를 상상해보자.

물론 거주는 가능하다. 유지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뿐이다. 이내 숨이 찰 것이다.

20억원대 집이 어떤 곳이 있는지 보자. 무작위로 골라본다.

1.

2.

3.

4.

5.

6.

7.

이런 집에서 자녀가 없는 딩크족 부부가 월 700만원 실수령을 받으면서 산다거나, 잘 버는 혼자 사는 직장인이 그 수준의 월급을 받으면서 지낸다면 보유세, 종부세 등 유지 관리 비용, 단지 커뮤니티에 걸맞는 삶의 수준을 누리는 데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 알뜰하게만 산다면 생활은 가능하다.

하지만 목돈을 모으는 속도가 현저히 둔화되며 자산을 불리는 것은 오로지 아파트의 시세가 높아져 시세 차익을 얻는 방법 밖게 사실상 없게 된다.

게다가 자녀가 있는 경우는 어떠한가. 미친 학원비의 시대에 자녀가 한 명만 있어도 그 자녀에게 매달 적잖은 돈이 나간다. 목돈 모으기는 불가능하고 숨만 쉬면 나오는 각종 세금, 비용 처리에 생활 물가 상승의 여파까지 더해 일상을 영위하는 게 아주 궁핍해진다.

그래서 누누히 강조하는 게 '나의 체급에 맞는 자산'을 보유하라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 월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1) 500만원 미만이라면

-10~15억원대 아파트를 보유하는 걸로 충분하다. 그 이상은 부담이 된다.

(2) 월 500~800만원 정도 소득이라면

- 15~20억원대 아파트를 보유, 유지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 이상대는 부담이 된다.

(3) 그럼 20억원대 이상 아파트는?

-20~25억원대 아파트는 연 실수령액이 1000만원은 기본으로 넘어가야 들어갈 만하다. 1000만원으로도 빡세고 1200만원 이상은 돼야 숨통이 그나마 트일 것이다. 월 1200만원 실수령액은 세전 연봉 2억원 선이다.

(4) 그렇다면 25~30억원대 아파트는?

-냉정하게 말해 세전 연봉 2억원으론 유지하기 힘들다. 30억원대 이상 아파트의 경우 세후 2억원 정도면 겨우 건사하는 것은 가능하리라. 그러나 그 이상이 돼야 팍팍하지 않게 그 커뮤니티 수준에 맞는 삶을 누릴 수 있다.

결론 :

윤석열 정부가 갈아타기 기회를 제공해주겠다고 한다. LTV 70~80%에 DSR도 5억원까진 제한 없이 가능케 해준다는 말도 나돈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허나 여러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은 맞는다. 아마 찌라시대로 갈 공산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명심하자. 내 체급에 맞는 갈아타기를 해야 한다. 금리 인상이 내 현금흐름에 최대한 타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들어가자. 기회는 오고 있지만 그 기회를 축복으로 만드는 것은 제 체급에 맞는 최선의 갈아타기를 하는 자의 몫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