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론 머스크는 외계인인가. 21세기 자본시장에서 인간의 상식으로는 잘 납득이 안 가는 기행(奇行)을 자꾸 보여주다보니 그가 이제는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든다.
최고경영자(CEO)가 자기 회사 주식이 지금보다 3배는 뛸 거라고 쉽사리 공언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그게 다 바깥으로 새나갈 얘긴데. 한데 말이다. 그의 말은 대체로 실현되곤 했다. 그래서 그는 외계인인지도 모른다.
테슬라 직원들과 내부 소통용으로 발송한 이메일의 일부 내용이라고 한다. 그러나 CEO라면 이 내용이 외부로 새나가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는 것쯤은 알았을 것이다. 언론에 얘기가 흘러나가는 것을 일부러 방치했다는 것. 그의 발언은 언제나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으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2.
미국 경제채널 CNBC 보도를 보자. 21일(현지시간) 머스크가 10월 3일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머스크는 뭐라고 지껄였던가. "어느 동료(직원)가 나에게 '한 쪽 귀를 음악용으로, 다른 쪽 귀를 안전에 사용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 쪽지를 보냈다. 한쪽 귀는 음악용으로 사용해도 안전 관련 사안이 잘 들린다.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어도 동료끼리 합당한 동의가 있으면 된다. 당신의 하루를 향상시킬 다른 것들이 있다면 알려 달라."
이런 시답잖은 얘기와 더불어 그는 이렇게 말했다. "테슬라 주가는 말이다. 3000달러까지는 쭉 오를 것이야." 안전을 전제한 작업 환경의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자기 회사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
테슬라는 자주 이메일을 보낸다고 한다. 이튿날에도 이메일을 보냈으니, 바로 이런 내용이다. "내 지시사항을 이메일로 받은 관리자에겐 허용되는 조치는 3가지뿐이다. 나도 틀릴 수 있다. 틀렸다면 이메일로 다시 설명해 달라. 내 말이 애매하면 추가 설명을 요청하라. 아니면 지시를 그대로 실행하라"며 "3가지 중 어느 것도 수행되지 않으면 그 관리자를 즉시 해임할 것."
머스크 스스로 직원이 음악 들으며 일하는 거 맘대로 하라는 거라고 보면 될 테다. 하지만 증권시장에선 머스크의 이런 소리보다 '주가 3000달러'에 주목을 하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자신이 경영하는 테슬라, 스페이스X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도록 유도한 의심을 받곤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도지코인에 대해 노골적 지지 발언을 했다가 주거를 끌어올린 전례가 있다. 아마도 그는 외계인으로서 욕받이가 되어 수명을 천년만년 늘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미친놈이다.
3.
횡설수설 잡설이 길었는데 머스크 이메일은 결국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 '주당 1000달러대는 비싸다'라는 세간의 평가를 바꿀 것 같다, 내가 보기엔. 테슬라는 지난 20일 3.71%(40.68달러) 오른 1137.06 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후 어떤 향배를 보일지 지켜보도록 하자.
물론 나는 오르든 내리든 테슬라를 모을 것이다. 전기차는 대세고 테슬라는 시대정신이기 때문에. 머스크의 마스크(면상)와 마우스(아가리)는 극혐하지만 말이다.
정말 비호감이다. 또라이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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