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 단상

비트코인 폭락을 행복하게 맞아들여야 함

반응형

 1.

 비트코인 20% 폭락이 화제인데, 이 가운데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엘살바도르의 행보다.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한 세계 유일 국가. 이 기이한 나라가 비트코인을 저점 추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말이다. "방금 전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하락장에서 150개를 매수했다." 우리 시간으로 4일 오후 2시 19분에 그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추가 매수한 비트코인 평단가는 개당 4만 8670달러. 비트코인에 나랏돈 86억원을 더 쓴 것이다.

 엘살바도르는 사실상 '바닥'에 산 셈이 됐다. 전날 5만6000달러 선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오후 2시 25분께 4만51000달러까지 미끄러졌다가, 소폭 반등하더니 4만 7000달러 안팎을 유지했기 때문. 부켈레 대통령의 말이다.

"빌어먹을, 7분 차이로 저점을 놓쳤네."

 2.

 엘살바도르가 법정 화폐로 비트코인을 채택한 것은 이미 자국 화폐가 망가질 대로 망가져버렸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못잖게 좌파 정권의 포퓰리즘과 이로 인해 폭폭수처럼 쏟아진 화폐량, 그로 인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자국 화폐의 법정 화폐로서 기능을 마비시켰던 것이다.

  게다가 미국 달러조차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친 듯이 풀려버린 상태이고 이미 기축 통화로서의 신용을 잃어버리고 있는지라 엘살바도르로서는 디지털 금인 비트코인이 차라리 안전한 화폐였던 것이다.

(앞으로 이런 국가가 더 늘어날 거라고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엘살바도르는 실제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1000개 넘게 보유 중이다. 단기 급락이 나타날 때마다 계속해서 추가로 사들여왔다. 지난 9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받아들인 이 나라는 내년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시티를 건설하겠다고 한다.

39세 엘살바도르 대통령

 3.

 혹자는 지금의 하락이 거품 붕괴의 시작이라고 공포론을 퍼뜨린다. 워런 버핏의 절친 찰리 멍거 벅셔해서웨이 부회장이 대표적. 암호화폐 비관론자인 그가 "암호화폐는 존재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일갈한 것을 보면 나는 생애 말년에 접어든 멍거가 예전만큼 공부하지 않는 투자자가 아닌가 싶어진다.

 그럴 여력도, 이유도 없어진 시기이지 않나. 투자계 거인도 나이를 먹고 생에 말년에 접어들면 게을러진다. 나는 지금의 멍거는 전성기의 멍거와 철저히 구분지어야 한다고 본다. 그는 블록체인의 위력을, 비트코인을 공부하지 않았다.

 판단은 각자의 몫일 것이나 공부하면 공부할 수록 긍정론으로 기우는 게 비트코인일 것이다. 1971년 리처드 닉슨이 금태환제를 제 멋대로 없애버린 이후 앵커가 없어진 달러는 미친 듯이 풀려나가고 있다. 미국 달러 중심의 신용화폐 경제는 지금 그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 이것은 팩트다.

 가뜩이나 메타버스, NFT 세상까지 대세가 된 화폐들의 춘추전국시대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화폐가 무엇인지를 우리는 진지하게 궁구해볼 때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