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선일보 <할아버지도 나스닥 하시네, 실버 서학개미 2배 늘었다> 기사가 눈길을 끌어 소개한다. 기사는 10년 넘게 주식 투자를 해온 60대 은퇴자의 이야기로 문을 연다. 그대로 인용해본다.
<10년 넘게 주식 투자를 해온 은퇴자 김모(62)씨는 올해 삼성전자, 카카오 등을 팔아서 손에 쥔 2억원으로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관련 기업 엔비디아와 ASML 주식을 샀다. 김씨는 "해외 주식 투자가 익숙하진 않지만, 코스피 투자와 마찬가지로 우량주 위주로 투자하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했다. 주변에서는 김씨에게 '투자 이민'을 갔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사족이지만 60대 초반은 이제 노년이라고 하기 힘들다. 중장년 정도라고 해주면 좋을 것이다. 나 자신은 60대 초반이 아직 중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축이지만, 사회적 합의라는 게 있으니 그러려니. 그러나 62세 사례 하나 넣고서 무슨 꼬부랑 할배할매 취급하는 톤은 어지간히 거북하달까.
기사는 금융감독원 자료로 60세 이상 인구의 주식 계좌에 대해 알려준다. 지난 10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계좌는 386만8203개. 작년 말 189만 6121개의 2배로 늘었는데, 개중 60세 이상은 9만4537개에서 2배 수준인 19만3475개로 늘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기사는 증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올 들어 국내 증시가 횡보하자 60대 이상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 경우가 늘었다"고 쓴다.
2.
이들을 실버 서학개미라고 하자. 서학개미 계좌 수만 보면 30대(123만1440개)와 20대(94만5084개)가 주력이라고 하나, 작년 말 대비 증가율을 보면 30대는 95.8%, 20대는 86.8%인데 60대는 111.8%로 가장 높다. 은퇴 세대가 해외 증시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기사에 인용된 김지혜 미래에셋증권 압구정WM 지점장의 말처럼 "최근 은퇴 세대는 은퇴 자산의 일부를 우량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특히 해외 ETF나 글로벌 리츠 등에 분산 투자하여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배당 수익과 가격 상승에 따른 평가 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서학개미가 늘어나는 것은 지리멸렬한 보합세를 이어가는 국내 증시보다 높은 수익률을 주기 때문일 텐데, 인생 후반전이 이른 세대일 수록 변동성 크고 공매도 세력이 판을 치고 단타 투기꾼이 바글바글한 국내 증시보단 상대적으로 건강한 미국 증시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미국 우량주에 꾸준히 투자하며 적절한 수익률을 내고 이를 후손에게 물려줄 준비를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커다란 보람일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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