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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단상

오늘의 신고가가 내일의 전세값이 돼버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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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내전.


오늘의 신고가는 내일의 전세값이다.


이 말은 한 때 농담처럼 쓰이곤 했지만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 되었다.


지난 4년간 집값 폭등 덕분이다.


4년 전 부촌 기준이 이젠 보편 가격이 돼버린 신비로운 신세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은 어땠나.


복기해보자.


3.3㎡(1평)당 아파트값이 3000만원을 넘는 지역은


강남구와 서초구 단 두 곳뿐이었다.


그러나 올해 9월 기준으로는 어떻게 달라졌나.


서울 24구 아파트값이 3.3㎡당 3000만원을 돌파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는


희대의 망언을 뇌까리고 있다.




4년 새 변화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자.


KB국민은행 시계열 통계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4644만원.


2017년 5월(2322만원)의 두 배가 됐다.


한강 이북 14구 평균 아파트값은


2017년 5월 3.3㎡당 1874만원에서 지난달 3926만원으로,


한강 이남 11구는 2703만원에서 5276만원으로 95.2% 폭등했다.


1년 전만 해도 노원·강북·구로·관악구 등 8곳은


3.3㎡당 평균 매매가는 3000만원 이하였다.


그러나 이젠 서울 전역이 3000만원을 넘는다.


서울 중저가 아파트 값이 특히나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리라.


실제 서울에서 최근 1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도봉구(34.5%)와 노원구(31.2%)다.


복기해보면


문재인 정부 초반엔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강남권 중심의 '똘돌한 한 채' 수요가 쏠렸다.


그러다 이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작년 여름부터 20~30대를 포함한 무주택자들의 영끌 매수세가 늘어나며,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급등했다고 봐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작년 하반기부터는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수를 더더욱 부추겨,


집값은 한없이 밀어올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7월 주택임대차법 개정이 초래한 여파랄까.


이 가운데 홍남기의 발언은 기가 막히다.


그는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동산의 가파른 오름세가 일단은 주춤하면서 꺾였어요."


그는 발언 근거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0.2%를 들었다.


일주일 전(0.21%)보다 0.01% 내렸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폭소했다.


통상 서울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1% 미만이었고,


지금 0.2%는 한참 급등장임을 보여주는 수치여서다.


심지어 7일 발표한 통계에선


전국 아파트값이 0.28% 올라 전주보다 상승 폭이 0.04%포인트 커졌다.


이렇듯 정부가 통계 수치의 단기 변화에 집착할 때,


온갖 망언으로 무주택 서민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그들의 판단을 교란시킬 때,


누군가는 시장의 큰 흐름을 읽으려 열과 성으로 분투한다.


당신도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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