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달리오가 재테크 초보 금융 문맹들에게 반복해서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신차든 중고차든 자차 구매 시기는 최대한 미루라는 것. 물론 차를 사면 세계가 넓어진다. 이동 가능한 물리적 반경이 넓어져 뭔가 신분이 격상된 것 같은 흥분도 든다.
그러나 짜릿함도 잠시. 집 다음으로 큰 자산인 자차는 집과 달리 가치가 불어나지 않는 소비재다. 감가상각이 매해 20% 이상 때려맞기 때문에 나날이 가치는 줄어든다.
그뿐인가. 유지비가 문제다. 기름값, 차보험, 언제 어디서 생길 지 모를 크고 작은 사고로 수십, 수백만원 비용이 깨지곤 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자산이 바로 자차라는 소리.
그럼 언제부터 차를 몰면 좋은가. 최선은 자가 집을 마련한 뒤다. 갭투자를 통해서든 실거주 1채를 등기치든 최선을 다해 모은 목돈에 레버리지를 일으켜 내 명의로 된 집을 산 다음 사도 늦지 않다.
나 역시 그러했고 그랬던 시절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반대로 참 다행이고 잘 했다는 생각을 한다. 똥폼 좀 잡겠다고 소싯적 일찍 차를 몰았다간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목돈 부족으로 기회를 잡아채지 못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등기쳐본 사람은 알 것이다. 등기를 쳐보면 푼돈인 줄 알았던 돈이 절대로 푼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수백만원, 1~2천만원이 별 거 아닌 돈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게 된다. 집값 이외 공인중개료, 취등록세, 법무사비, 이사비, 인테리어비 등만 해도 적잖은 돈이 나가는지라 최대한 현금을 한 푼이라도 더 갖고 있는 게 이득이다.
그러나 무주택자 시절 값나가는 차를 몰고 다녔다면 그럴 때 필요한 돈이 꼭 모자르곤 한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기회를 놓치거나 사고 싶있던 아파트보다 한 단계 수준을 낮추며 아쉬워한다.
잡설이 길었는데 <재뻘TV> 얘기 좀 하려고 한다. 요새 즐겨보는 채널로서 이번에도 재밌는 사례가 소개됐다.
<재뻘TV>는 이번에 신차 가격이 5000만원대 중반으로 제네시스G70이나 BMW3시리즈 가격대의 차를 한 대 소개한다. '신차 가격은 5000만원대 중반이지만 카푸어는 절대로 타면 안 되는 차'. 왜 함부로 타면 안 되는가. 출연자부터 보자. 미리 말해 카푸어가 아니다. 잘 사는 부자 청년이다.
나이는 24세. 구입한 차는 쉐보레 카마로다. 직업은 개발자로서 작은 개인 회사를 운영 중이라는데, 월수입이 3000~4000만원이라고 한다. 꽤 성공한 자영업자다.
A씨가 하고 많은 차 중 카마로를 산 게 좀 독특하다. 왜였는가 "중학교 때 '트랜스포머'라는 영화를 봤는데 극중 등장하는 '범블비'를 인상 깊게 봤어요. 성인이 되면 그 차를 사야겠다고 생각했죠." 구입한지 1년이 넘었는데 만족 중이라고.
차값이 겸손한 것 같지만 문제는 차값이 아니다. A씨는 3개월 전 사고가 났었다고 술회한다. 수리기간만 2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그럼 수리비는? "펜더 쪽만 나갔어요. 근데 수리비가 1200만원이 나오던데요. 범퍼도 단순 교환이긴 한데 수리비로 1200만원을 달라더라고요."
수리비가 이렇게 비싼 이유는 외제차 몰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수리 시 기존에 있던 것을 사용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때마다 바로 제작하기 때문에 (수리비가) 비쌀 수밖에 없어요."
보험료는 얼마나 나갈까. 1년에 세금 포함 900만원이라고 한다. 한달 75만원이다. 한 달에 두어 번 탄다는데 고급 휘발유 기준으로 기름 값이 한 달에 50만원이 나간다고 한다. 거의 숨만 쉬어도 한 달에 120만원, 구축 아파트 월세만큼 내야 하는 것이다.
A씨는 말한다. "이 차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나 섣불리 접근하면 안 돼요. "카푸어들이 차 (구입) 가격만으로 쉽게 접근했다가는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어요. 2000~3000만원을 주고 중고 차를 구입했다간 유지비 때문에 나락 갑니다."
월 3000~4000만원 소득을 올리는 청년 부자도 이런 소리를 한다. 하물며 월 500만원도 못 버는 청년들이야. 재차 강조하지만 제 월급의 10배 가격인 차는 국산이든, 외제차든 거들떠 보지 말길 바란다. 외제차는 더더욱 금물이다. 사는 순간 벼락거지는 예정된 것이니.
PS.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과소평가하며 최대한 리스크관리를 한다. 그 리스크관리를 위해 제 월급의 절반이 실제로 월급이라 생각하며 살고 목돈을 모은다. 당장은 빡세 보이지만 이렇게 사는 사람은 대부분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갔다. 거의 100%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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