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이사철은 전세입자에게 몹시도 고통스러운 시기일 것이다.
치솟는 전셋값에 전세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지 않은가.
이 가운데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고삐를 바짝 쬐겠다고 한다.
대출마저 막히면 전세입자는 주거난민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내놓은 사전청약 확대 조치를 보라.
이 조치는 기만적이다.
청약 대기수요를 양산해 전세난을 부추길 것이니까.
점입가경이랄까.
지난해 하반기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으로 인한 후폭풍이 재연될 거라는 얘기다.
아니, 어쩌면 더 심각할 지도.
KB국민은행 데이터를 보자.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지난 5월 둘째 주부터 17주 연속 0.2%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달 둘째 주에는 0.39%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적이 있다.
통상 여름철은 전세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0.3% 안팎이면 상당한 상승률이라고 봐야 한다.
지난해 임대차2법을 시행하지 않았으면 지금처럼 젠세 공급이 심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늘 반대였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신규 전세물건이 급감하고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로 임대인이 전세를 월세로 속속 전환했다.
고교생, 아니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매커니즘이다.
이럴 경우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잔인한 사실.
수급 불균형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전세수급지수는 전국 기준으로도 지난해 7월 이후 1년째 기준선을 초과했다.
이런데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고 있다.
무주택자들은 사면초가 지경에 낭떠러지 사지에 낸몰린 형국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까지 더해진 터라 어렵사리 전셋집을 구한다고 한들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올 가을 전세난을 피해가는 사람과 피해가지 못하는 사람으로 상황은 양분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전세 불안을 풀어낼 방안이 없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기 힘든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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