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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단상

월급 300도 안 되면 아반떼도 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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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재테크 전문가이자 머니트레이너(이 무슨 회괴한 직함인가) 김경필이라는 분이 있다.

그가 최근에 이런 말을 해서 화제를 모았다.

"월급 300만원이 안 된다고요? 그럼 차를 사면 안 되죠."

내가 너무 자주 강조해왔던 얘기의 반복이라 식상하지만 이 멘트가 꽤나 파급력이 있었나보다.

방송의 힘일 게다.

최근 KBS1 방송에 출연한 그는 이른바 '소득별 자동차 계급표'를 제시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 소득보다 3단계 위의 차를 탑니다. 사회초년생이라면 차를 안 사는 게 유리하지요."

당연한 소리이지만 주목할 지점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 소득보다 3단계 위의 차를 탄다"는 사실이다.

이 팩트 폭력은 뒤통수를 얼얼하게 한다.

정말로 그렇지 않은가.

월 200만원 안팎 소득을 번다면 아반떼 한 대 모는 것도 무리일 수 있다.

그런 소득으로는 목돈도 모으기 힘들 뿐더러(극한의 의지로 월급의 70%를 모아야 할 텐데, 그렇다면 월 60만원으로 한 달을 건사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처럼 생활 물가가 이리도 치솟는 시대라면),

차 한 대 값만 아니라 유지에 드는 각종 비용, 이를 테면 차 보험료, 기름값 등등만 해도 월 캐쉬플로우가 현저히 떨어지고 만다. 아반떼 무시하면 안 된다는 소리다.

그래서 나는 이런 말을 자주 했었다.

30대 초중반까진 정말 직업적으로 차가 필수인 게 아니라면 BMW(Bus, Metro, Walking)를 애용하라고.

버스, 지하철 탈 시간에 재테크 책 한 권이라도 더 보고 <레이달리오의 부자 연구소> 새 글 올라오면 한 개씩 더 챙겨보면서 마음가짐을 다지고, 걸으면서 귀에 에어팟이나 이어폰 끼고, 유튜브 재테크 방송 등 보면서 가성비 있게 시간을 써보란 소리다.

이쯤에서 다시 김경필 씨의 일갈을 들어보자.

"여행을 종합 소비 예술의 극치라고 하는데, 자동차는 파생 소비 예술의 극치입니다. 차를 사고 나면 안 써도 될 돈이 많아요. '료'로 들어가는 게 세가지죠. 보험료, 통행료, 과태료. 그 다음에 6가지 비용이 있습니다. 주유비, 주차비, 수리비, 세차비, 대리비, 발렛비. 1금도 있고요. 세금. 차 안 샀으면 안 들어가도 될 돈입니다."

이 모든 걸 감당할 수 있는 경제력이라면 얼마든지 차를 사도 된다. 하지만 하루하루 생활비 몇 만원, 십 몇 만원으로 고민을 해야 한다면, '파생 소비 예술의 극치'인 차를 모는 것은 금물이다.

그러므로 김경필 씨의 조언대로 "월 소득을 기준으로 차를 정해야 한다." 이 부분은 나의 생각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

"만약 내 집이 있다면 월 소득 6~7개월치에 해당하는 차를 사도 됩니다. 그런데 만약에 내 집이 없다면 월 소득 4개월치 이상의 차를 사면 안 됩니다."

세후 월 300만원을 버는 직장인이 있다고 하자. 그가 자가 집이 있다면 1800만원~2100만원 정도하는 차를 몰아도 된다. 현금흐름에 타격이 있겠지만 생활에 지장은 없다는 소리다. 그럼 어떤 차를 몰 수 있겠는가. 경차 정도다. 아반떼도 옵션 좀 달면 빡센 수준이다.

세후 월 1000만원이라면? 그럼 6~7천만원짜리 차를 몰아도 큰 부담은 없다. 최대 월 100만원가량 차에 쏟는다고 생각하고 살면 된다. 제네시스 GV70이나 BMW5시리즈, 벤츠C클래스 정도 몰아도 큰 부담은 없다. 물론 본인 운전 실력 여하에 따라 부지불식간에 발생하는 사고 수리비는 열외.

아무쪼록 김 씨의 말은 어떤 하한선이 아니라 상한선 같은 것인데, 앞선 두 경우에도 내 집이 없다면 가당치도 않은 수준이다. 집이 없다면 월 1000만원을 벌어도 차 사는 시기는 미루면 미룰 수록 이롭다.

이제 김씨가 직접 만들었다는 소득별 자동차 계급표를 보자. 신박하다.

김경필씨가 만든 '소득별 자동차 계급도'/KBS

김씨의 말이다.

"내 집이 있다고 가정하고 월급이 2000만원이면 벤츠 지바겐, 1000만~1200만원이면 벤츠 E클래스, 700만~1000만원은 제네시스, 400만~500만원은 K5 정도는 사도 된다. 300만원이 안 되면 차를 사면 안 된다. 이것도 제가 이 차를 사라는 게 아니라 최대치로 살 수 있는 차를 얘기하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이러하다.

네 월급이 실제로 벌어들이는 월 현금흐름의 1/2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라. 월급이 500만원이면 250만원이 실제 월급이라고 여기고 250만원 선에서 살아가려고 해라. 그러면 매달 최소 250만원이 모일 것이다. 1년이면 3000만원, 조금 더 허리띠 죄었을 경우 3년이면 1억원이다.

단, 차를 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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