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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대한 단상

윤석열은 삼프로TV서 쳐발린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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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류 미디어 채널로 각광받는 삼프로TV(나는 이 채널이 좌성향이 짙어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에 대선 후보 두 사람이 최근 출연해 화제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말이다.

 이걸 보고 많은 이들이 이재명의 압승이다라는 말을 했다. 놀라운 일이다. 사기꾼은 원래 말이 번지르르하기 때문이다. 그게 장기인 것이다. 해서 그 속살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쉽게 선동당하는 모습이 못내 씁쓸하였다.

 2.

 이재명이 무슨 소릴 했는가. 주식 전문 채널에 출연한 만큼 보고 듣는 사람들 구미에 맞는 소리를 했다.

 "코스피 지수 5000 가게 만들겠다."

 나는 여기서 실소를 했다. 그리고 이내 공포감을 느꼈다. 이 허언에 환호하는 군중의 무지몽매함에.

 코스피 지수 5000은 어느 한 권력자가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건 시장의 자유로운 매커니즘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럼 이재명은 왜 저런 소리를 한 건가. 단순하다. 개미들 듣기 좋은 말로 호감을 사기 위해서다.

 그의 머릿 속엔 어떻게든 대중을 선동하여 표심을 확보하려는 권력욕만이 팽배하다. 이를 위해 정부가 시장에 관여해 장난질을 하겠다는 사회주의적 마인드 역시 팽배하다. 목적을 위해선 수단은 무엇이든 상관이 없다는 것. 이것이 이재명의 마인드다. 파시스트 선동가의 모습과 판박이다.

 이런 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부가 다 해주겠다는 말을 경계해야 한다. 국민을 위해 앞장서서 다 해주겠다는 것은 자기들 마음대로 세상을 주무르겠다는 파시즘 시대를 대놓고 선언한 것이어서다.

 그러나 수능 평균 5등급 이하 수준의 상당수는 빌헬름 라이히가 역저 <파시즘의 대중 심리>에서 말하는 것과 판박이의 동태를 보이며, '가난의 평등'을 두 손 들고 지지하고 있다.(아래 카톡 캡쳐본 참고)

 3.

 윤석열은 무슨 말을 했는가. 윤석열의 수사는 멋이 없다. 말도 잘 더듬거리는 터에 매력도가 이재명에 비해 떨어진다. 정치 9단인 그에게 밀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겉껍질이 아니라 속살을 보아야 한다. 그는 무슨 말을 했나. 코스피 지수 5000, 소득 얼마, 이런 허울 좋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원론적인 얘기를 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상식의 복원을 말이다.

 가령 그는 망가진 시장경제 시스템의 복원, 개선에 대해 실증적이고도 실효성을 띄는 의견만 제시했다. 재무재표 사기와 시장의 신뢰 상실 같은 것들이 거래 감소를 불러일으키고 시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 또한 했는데, 예컨대 LG화학의 물적분할 같은 횡포에 대해서도 그는 언급하였다.

 그는 또 작은 정부에 대해 역설했다. 구글처럼 정부는 플랫폼으로서 시장에 대한 간섭과 규제는 최소한도로 하고 감시자, 감독자의 역량만 강화시키겠다는 말을 했다. 이는 정부가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들지 않겠다는 것으로, 상식적이고도 중요한 발언이다.

 이어 좌성향 짙은 삼프로TV 패널들(이들은 김어준과도 친분이 짙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을 때엔 윤석열은 이렇게 응수했다. 그래서 지금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됐냐, 전제 자체가 오류라고.

 조세의 전가 및 귀착은 경제학의 가장 기초적인 상식이다. 갑에게 세금을 물리면 을에게 그것은 전가된다. 부동산 양도세를 물리면 매물은 줄어들고 임대차법은 거래급멸에 쐐기를 박는다. 물량이 말라버리는 데 수요는 여전하니 가격은 폭등하는 게 자연현상이다.

 윤석열은 이 이치를 이해한다. 그래서 그것을 설명하니 패널들은 입을 다문다.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4.

 결과적으로 삼프로TV는 원래의 편파성으로 이재명이 부각되는 데 기여하는 어용의 역할만 충실히 해냈을 뿐이다. 이재명을 미래지향적인 허울 좋은 얘기를 늘어놓게 하는 반면에 윤석열은 현 정부를 비판하게 하면서 본인들의 이분법 프레임 안에 가둬놓는 전략을 취했다. 그러니 삼프로TV를 즐겨보는 좌성향 개미들은 열호할 수밖에.

 결론은 이재명이 이긴 것이 아니라 이긴 것처럼 짜여진 각본이었다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자는 그런 각본 따위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는데, 자꾸 휘둘릴 수록 가난에 늪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S.

다만, 윤석열은 자신의 부족한 정치력과 수사법을 탄탄한 참모들을 재편성하는 것으로 보완해야 한다. 지금 그의 역량은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 차라리 중도 포섭에 한계적이었던 홍준표가 나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이런 사람들을 보고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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