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무렵 무주택자 지인에게 했던 진심 어린 조언이 있었다. 서울 아파트 매수가 힘들다면 일산 문촌단지라도 어서 들어가라고. 늦은 것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고.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이야말로 제일 빠른 시기이므로 망설이지 말고 등기쳐도 된다고.
그러나 지인은 그러지 않았다. 을지로3가에서 일하는 그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나의 조언을 결국 무시했다. 3호선으로 오갈 수 있는 거리이건만 전세로 살고 있는 집보다 멀어진다며, 억대로 대출을 일으키는 것이 두렵다며, 만일 집값이 꼭지면 어떡하냐며...
그렇게 전세살이를 고수한 그는 지금,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문촌단지 3억원대는 5~6억원대가 됐고, 5억원대는 8억원대로 폭등했다. 불과 반년 동안 벌어진 일이다. 최근 다른지인에게 듣기로, 그는 4.7 서울시장 선거에서 1번에 투표했다고 한다. 현재 그는 내가 아는 가장 가난한 지인에 속한다.
아마도 그는 여전히 탓하고 있을지 모른다. 세상 탓, 다주택자 탓, 투기꾼 탓, 부자들 탓을... 무주택자인 스스로의 처지가 자업자득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말이다.
아래 포도삼보영남, 행복한서해그랑블, 문촌16단지뉴삼익 사례를 보라. 지난해 매수한 사람은 웃었을 것이고, 망설이다 포기한 사람은 속이 터질 지경일 것이다. 다 자업자득이다.
애석한 일이나 지난해와 달리 이제는 정말로 기회가 많이 줄었다. 작년보다 인서울 하급지 매수조차 녹록지가 않아졌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실책을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아직도 희망이 있다. 눈을 한 단계만 낮춰도 기회는 보일 것이다.
고로, 무주택자들에게 묻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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