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세 난민'
아마 2022년도 새해의 가장 서글픈 키워드는 이것일 것이다.
전세 난민이라는 말을 쓰기엔 전세 자체가 빠르게 소멸함에 따라, 전세를 반전세, 월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그런 만큼 고액의 월세로 시름하는 월세 난민들이 늘어날 거라는 얘기.
2.
이미 그러고 있다.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전세 대신 월세(반전세 포함)로 떠밀리는 사입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7월 임대차 2법, 그러니까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가 없었어도 이지경까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한국부동산원 주택 수급동향을 보니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는 110.6이었다. 전월 110.0보다 높다. 월세를 찾는 수요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3.
잠깐 샛길로 가자면, 최근 매매 수급지수, 전세수급 지수가 줄어들었다는 말은 사실이다.
그러나 줄어들었지 매매, 전세 수요가 줄어든 것은 절대로 아니다. 숫자를 잘 읽어야 한다.
역대 최악의 거래 침체기로 접어듦에 따라 매매 수급 지수가 9월 125.3에서 10월 111.8로 내려갔고, 전세 수급지수도 같은 기간 119.8에서 108.3으로 떨어졌으나 이 역시 100을 넘고 있고, 지금은 대선 전이다. 분위기를 잘 봐야 하는 중요한 시즌에 무턱대고 집을 사는 것은 현금부자들이나 할 수 있는 일. 숨 고르기는 자연현상이다.
4.
다시 월세 이야기로 가자. 서울 월세 가격은 0.30%에서 0.32%로 오름폭이 확대됐는데, 이는 앞서 말한 임대차법 영향이 지대하다. 작년 7월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50%가량 단기 급등한 것은 놀라운 일인데, 잠실 리센처 전용 84제곱만 봐도 작년 6월 9~10억원이던 데서 이제는 14~15억원을 호가한다. 5억원이 뛴 것이다.
게다가 내년엔 이런 집들이 계약갱신청구권제 만료가 되는지라 일제히 전세 보증금을 높이면서 일부는 월세화할 것이다. 전셋가 폭등과 월세 폭등이 동반 현상이 된다는 얘기.
또한 최근 금리가 오르고 있는데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전월세전환율, 그러니까 전세를 월세로 전환 시 적용하는 비율이 2.75%이므로 현 3~4%인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보다 싸기 때문에 월세로 수요가 이전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5.
결과적으로 무주택 전세입자의 월세 난민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제 월급의 3분의 1, 많게는 절반 이상을 월세로 내야 하는 이 잔인한 부동산 지옥은 이미 서구 선진국 메트로폴리스에서 겪고 있는 일이며, 우리는 그 전철을 현 정부로 인해 너무 빨리 좇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내 집을 가지지 못한 고통이 이다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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