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사가 온라인에 그리 노출이 안 되고 있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어떤 기사 말인가. 요즘 각종 부린이 기자들이 써대는 <하락세 전환> 기사와는 완전히 다른 톤의 기사다.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가 쓴 바로 이 기사.
<"집값 잡았다"더니 사실은 '불장' 전망?..반대 계획 세운 정부>
요며칠새 나온 부동산 기사 중 가장 주목할 만하다. 기자의 시장을 보는 내공이 잘 묻어나기 때문이다.
첫 단락이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부동산거래에 따라 규모가 정해지는 국민주택채권 조달 목표를 높여 잡았다. 정부가 말로는 부동산 시장 하향 안정화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올해 역시 지난해과 같은 '불장(아주 뜨거운 상승장)'을 예상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이데일리)
정부는 올해 국민주택채권 조달 계획액을 작년 15조원서 올해 18조원으로 높게 잡았다.
기자가 제기한 의심은 합리적이다.
일단 국민주택채권이 뭔지 보자.
민주택(수도권에선 전용면적 85㎡, 비수도권에선 전용 100㎡ 이하인 공공주택) 건설을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이걸로 조달되는 금액은 주택도시기금에 적립된다. 이를 통해 공공주택사업에 쓰이는 것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면허나 인·허가를 받거나 등기를 신청하려면 반드시 국민주택채권을 구매해야 한다. 주택을 구입하려면 시가표준액의 1.3~3.1%에 해당하는 국민주택채권을 구매해야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 특별·광역시에서 시가표준액 9억원짜리 집 소유권을 등기하려면 국민주택채권만 2790만원어치를 사야 한다."(이데일리)
부동산 가격 상승, 거래량 증가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면 국민주택채권 조달액도 늘어난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실제 정부는 2020년에 15조원을 조달하려했으나 그보다 많은 17조 7045억원이 걷혔는데, 이번엔 그보다 많은 18조원을 조달하려했다는 것은 정부도 암묵적으로 올해 부동산 시장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유추할 수 있다.
국토부가 올해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화한다고 강조해놓고서 실제론 작년에 이어 집값 전망을 내놓지 않고 있으면서 집값 폭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리. 채권 조달 계획만 놓고 보면 겉으로 하는 말과 반대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이처럼 정부의 움직임의 행간을 읽으려는 기자들이 많아져야 하고, 그런 기자들의 보도를 통해 숫자 이면까지 읽는 인사이트를 키워야 할 것이다. 그럴 때라야 나의 자산을 지켜내고 더 나은 내일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기에.
아무쪼록, 올해 부동산 시장은 예년 수준이거나 그 이상일 것이라는 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기사 원문 "집값 잡았다"더니 사실은 '불장' 전망?..반대 계획 세운 정부 (edaily.co.kr)
홍콩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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