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부동산과 주식이 비슷한 시장이라고 보지 마라

생각보다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을 같은 선상에서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둘은 엄연히 다른 시장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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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기존에 주식 거래를 하듯이 거래량을 분석하여 앞으로의 집값을 예측하려는 행위가 대표적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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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을 주식시장의 분석 방법으로 접근하려는 잘못된 예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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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계 고수 중 한 분인 '아기곰'님의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을 읽어보셨나요. 고전이란 어떤 보편성을 담아내어 긴긴 세월을 이겨내는 것임을 상기한다면, 이 책은 고전의 반열에 올릴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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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읽은 이 책을 다시금 펼칩니다. 아기곰님의 지식을 빌려 부동산과 주식간 차이를 부동산 특성을 중심으로 보다 분명히 해보겠습니다(해당 책 챕터2의 한 장을 정리·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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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동산은 실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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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 아파트 시장의 매력이란 망해도 쪽박까진 안 찬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어떤 기업이 망하면 그 기업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되어 자산 가치가 제로로 수렴하지요. 그러나 아파트는 실물이므로 그냥 그 집에눌러 살거나 전세를 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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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동산은 가격이 하방 경직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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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집에 거주중인 실거주자라면 집값의 오르내림은 주식의 오르내림에 비해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집값이 내린다고 주식처럼 투매하지 않죠. 들어가서 살고자 산 거니까 투자 손실이 아니라 주거비용으로 여길 뿐입니다. "부동산 특히 주택 시장은 한번 오르면 가격이 빠지기 어려운 하방 경직성을 갖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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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동산은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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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가 오를 수록 투자 수익률도 따라서 느는 것이 주택 투자의 특징이지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 때문입니다. 예컨대 5억 원짜리 집이 전세가 3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전세가 비율이 60%입니다. 이 집이 일정 기간이 흘러 1억 원이 올랐다면 상승률은 20%에 불과하나, 수익률은 50%입니다. 시세차익 1억원에 실투자금 2억 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식과 주택의 다른 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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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부동산은 거래 비용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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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양도소득세는 별개로 치더라도 매도시 드는 중개 수수료, 되살 때 드는 취득세,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수반되는 거래 비용이 보통 2~5%에 이릅니다. 샀다가 팔았다가 하는 전략이 현실성을 지니기 어렵죠. 그 이상 가격이 하락한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그럴 수 있으니까요. 등락 폭이 큰 주식은 거래 비용이 적어 오전에 샀다가 오후에 파는 데이 트레이딩이 가능하다더라도, 부동산은 시장 가격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쓰는 건 실상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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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부동산은 시장 반응 속도가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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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식적인 얘기를 아기곰님은 "부동산 시장이 투자 시장의 성격도 있지만 실수요 위주의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간결하게 요약합니다. 실제로 주식은 매초 단위로 시세가 변하지만 부동산은 주간 단위로 시세가 갱신됩니다. 온종일 일에 매여 있는 사람에게는 주식보다 부동산이 유리한 이유입니다. 시장 반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에 일과 후 또는 주말에 충분히 알아보면서 생각하고 결정을 내릴 여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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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부동산은 기관 투자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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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투자가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와 아마추어 투자자 위주로 이루어집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정보 불균형)의 정도가 전문가들이 많은 주식 시장보다 적은 이유입니다. "부동산 시장이란 개인과 개인 간의 경쟁 시장"이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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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부동산은 수요-공급이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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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은 단기간에 수요 공급이 폭발할 수 있으나, 부동산 시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거래량 분석이 상당히 중요한 건 그래서입니다. 거래량이 주가의 선행지수인 거죠. 반면에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층이 있어 수요가 꾸준하지만 주택 보급률이 충분하면 수요가 제한적입니다. 공급 또한 땅이 한정돼 있어 무한정 공급이 불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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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부동산은 환금성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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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이틀이면 현금화가 이뤄지지만 부동산은 계약금부터 잔금 시까지 최소 2개월 이상 걸립니다. 현금화하기까지 몇 달간 기간이 걸리기도 하죠. 이런 특성 때문에 아기곰님은 "주식 투자도 부동산 투자처럼 진득하게 보유하면 수익률이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부동산 시장의 약점이 외려 주식 수익률을 높여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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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기초도 모르고서 투자를 하고 돈을 벌려고 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습니다. 항상 기본으로 돌아가 나의 이해를 재점검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