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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자유 자극제

축의금 100 받고 튄 친구 아내와 통화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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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후기는 이러하다. 최근 가장 실감나게 읽은 글인데, 코멘트는 제일 마지막에 간단히 붙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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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놈 죽이고 싶다는 후기

공무원 · r********

그냥 하소연 및 조언이나 듣고자 글 쓴 건데 후기를 원하시는 분이 엄청 많네요

이렇게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손절입니다. 어떻게 손절했는지는 뒤에 쓸게요.

후기를 어떻게 쓸까 하다가 제수씨랑 대화한 걸 적을게요. C랑 D가 녹음 좀 해보라고 해서 녹음했고요. 녹음을 올리려다 음성변조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법적 문제 생길까봐 대화를 그냥 최대한 비슷하게 적겠습니다.

저 - 여보세요? 아 제수씨. 저 E입니다. 잘 지내셨어요?

제수씨(이하 제) - 아 예예. 안녕하셨어요?

저- 네. 혹시 제가 전화드린 이유 아실까요?

제- 아 전화 올 줄 알았어요. 축의금 받으시려고 하신거죠?

저 - 받으려고...(말잇못) 네. 빚 받으러 왔습니다.

제 - 빚이라뇨. 말씀을 왜 그렇게 하시지.

저- 저희끼리 축의금 100만원 빚진 거거든요. 저도 B한테 빚진 거고 B도 저한테 빚진 거고. 저흰 그렇게 불러요.

제- 그래도 그렇게 부르면 안 되죠. 저희가 진짜 빚진 줄 알겠다. (그러면서 뭐라뭐라하는데 생략함) 근데 100만원은 저희가 조금 부담이 되죠.

저 - 100만원 저도 냈는데요?

제- 알죠. 근데 상황이 다르잖아요. 이제 애도 있는데 유부남한테 100만원 다 받는 건 경제적 타격이 엄청 크지 않겠어요?

저- 그럼 제가 어떻게 할까요?

제- 친한 친군데 좀만 받으시고 나중에 받으세요.

저- 아니, 나중이라뇨. 이번에 10만원 내고 나중에 90만원 주시려고요?

제- 아니 빚쟁이 아니시잖아요. 친한친구가 상황이 어려워서 축의금을 못 낸다는데 그걸 이해 못 하시면 저희는 서럽죠.

저- 상황이 어려우면 안 받죠. 근데 잘 사시잖아요.

제- 뭘 잘 살아요.

저- 교사시고 남편은 대기업인데 왜 못 살아요?

제- 부모님 도움도 안 받고 저희끼리 아둥바둥 사는 거에요(말을 길게 했는데 요점이 이거임)

저- 다 그렇죠. 부모님 도움 받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제- (침묵 후) 아니, 그래서 다 받으신다고요? 저희가 당장 드릴 수 있는 현금이 없다는데도요?

저- (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현타 옴) 솔직히 결혼식도 6개월 남았고요. 아니 사실 안 받으면 안 받죠. 근데 B가 행동이 너무 고까워서요. 다짜고짜 돈 없다고 배째 하는데 제가 거기서 좋은 기분이 듭니까? 그래서 이렇게 전화까지 한 거에요. B한테 하라고 시키셨다면서요?

제- 하라고 시키다니요. 아까부터 말씀을 지나치게 하시네요. 그게 아니라 상황 이해를 부탁드린거죠. 솔직히 아이도 E씨 많이 좋아하고(아이 얘기가 왜 나오는지 아직도 이해불가) B하고도 제일 친한 친군데 100만원 다 받는 게 진짜 친구인가 싶잖아요. 그래서 얘기나 한 번 해보려고 전화달라 했어요.

저- 그럼 저도 할 말 있는게 전 공시생이었던 거 알잖아요. 저번 결혼 전 술자리에서 B가 여기 내 제일 친한 친구들이다. 나한테 축의금 100만원씩 주기로 했다. 말했을 때 제가 웃으면서 제수씨한테 B 좀 말려보라고. 허세에 찌들어서 공시생 삥 뜯는다고 안 그랬어요?

제- 그랬죠.

저- 그래도 전 줬잖아요. 솔직히 상황은 그때 제가 제일 어렵지 않았겠어요?

제- 여유가 있으셨다고 들었어요.

저- 네 제가요?

제- 일하다가 그만두시고 공시하신 거라 여유가 있다고 들었는데.

저- 제가 변호사 하다가 그만둔 것도 아닌데 100만원 여유가 어디 있어요.

제- 전 그런 줄 알았죠. 안 그래도 남편한테 E씨 축의금은 받지 말자 했는데 E씨가 내고 싶으셨다고. 친한친구 결혼식엔 꼭 내야한다고 했다는데요.

저- 엥 전혀요.

제- 아무튼 전 그렇게 알았고요. 중요한 건 저희가 정말 100만원이나 낼 여유가 없어요.

저- 아이 영어유치원 보내야 하니까.

제- 말투가 왜 그래요?

저- 왜요?

제- 네. 영어유치원도 보내야하고 이것저것 이번에 돈 들어갈 게 많아요. 그리고 E씨도 아이 낳으면 영어유치원 보내고 싶을 거 아니에요?

저- 알았으니깐 본론만 말합시다. 100만원 못 내신다?

제- 위협적으로 하지 마시고요.

저- 뭘 위협적... 알았어요. 못 내실까요?

제- 30만원까지는 해드릴 수 있어요.

저- 네.

이러고 끊었습니다. 이렇게 손절 쳤는데 저녁에 B한테 전화오더라고요.

저- 왜

B- 야 니가 내 마누라한테 위협적으로 협박했냐?

저- ㅈㄹㄴㄴ

B- ㄱㅅㄲ야. 내가 ㅈ같냐? 니가 뭔데 마누라 협박해 욕 어쩌고 저쩌고

저- 야 그만 욕해라. 나도 슬슬 짜증나니깐.

B- 어디냐 얼굴 좀 보자

저- ㅈㄹㄴㄴ. 이제 나 너 안 볼거고. 그전에 니가 제수씨한테 내가 축의금 꼭 내고 싶다 말했냐?

B- 뭐래. 어디냐고? 쫄았냐 니 일하는데 찾아가면 되냐?

저- 니 그러다가 나한테 진짜 처맞아 멸치새끼야. 그나마 옛정 생각해서 여기까지 할라니깐 묻는 말에만 처 대답해. 내가 돈 내고 싶어 냈다 했어?

B- 말 ㅈ 같이 하네. ㅂㅅㅅㄲ가. 그니까 보자고. 아주 죽여줄테니깐.

저- (주소 불러 줌) 찾아오시고요. 잘 들어. 니 축의금 내고 싶어하는 놈 하나도 없었고 우리 사이에서 니 손절 치고 싶어서 지금 벼르고 있다. 안 그래도 C랑 D한테, 니 마누라랑 통화한 건 녹음했거든? 그거 보내주고 니랑 계속 만나려면 나랑 연 끊을 각오하라고 할거야. 사람답게 살아라. 그리고 카톡으로 녹음이랑 내가 인터넷에 글 올린 거 있거든? 그거 보내줄테니깐 반성해.

뭐 대충 이렇게 됐습니다. 쓰다보니 저도 주작 같아서 주작 소리 좀 들을 거 같은데 뭐 거의 20년 지기를 하루아침에 손절한 제 상황보다 주작 같은 게 있겠습니까.

일단 C랑 D랑 이번 주말에 술 약속 잡았고요. 아마 A랑 C랑 D는 저랑 어울릴 거 같네요. C랑 D는 축의금 안 받으려고요. 100만원 때문에 이 꼴이 뭔가 싶네요. 1000만원이면 모를까.

아무튼 후기는 더 없을 겁니다. 후기도 올리지 말고 글 삭제할까 하다가 B가 좀 보라고 놔뒀네요.

아무튼 행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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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번 강조했지만 우리가 친구로 간주하는 이들 가운데 진실한 우정이라 하기 힘든 경우가 상당수다.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을 수록 그런 자들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며, 첫 번째 기점은 '결혼'이다. 결혼과 관련한 여러 해프닝들로 우정과 가짜 우정을 분별케 되고 그 결과로 상당수 갈아치워지게 된다. 이 글쓴이의 경우는 인생에 하등 도움도 안 되는 퐁퐁 폐급 인생(마누라도 마찬가지 폐급이다.)인 녀석을 오랜 기간 친구로 두며 시간을 낭비한 것이 됐는데, 이를 통해 더 나은 친구들을 곁에 두게 됐으므로 또이또이다. 100만원이 손실일 수도 있지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수업료이기도 하단 것이다. 재테크하는 여러분은 나이가 들 수록 인간관계를 계속해서 '갱신' '수정' '업데이트' 해나가야 하며, 그래야지만 나의 삶에 피해를 주는 사람을 줄이고 이로운 이들을 곁에 두게 된다. 그럴 수록 당신 삶의 안과 바깥 모두 부유해질 것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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