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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단상

30대 직장인 5명, "현타가 와서 이제라도 집을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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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구매자를 분석한 결과 30대 비중이 40대를 추월했다고 한다.

궁금해질 사람이 적잖을 것이다.

모아놓은 목돈도 없고, 청약 점수는 더더욱 없는 30대가 대체 어떻게, 하고 말이다.

주지할 것은 이 미친 집값의 시기에 30대는 부동산계 큰 손으로 올라섰다는 사실.

서울경제 <코주부>가 실제 주택을 매수한 30대 5인의 사례를 소개하는데 생각보다 읽을 만하다.

살펴보자면,

5명 가운데 가장 낮은 연령에 집을 구매한 사람은 29세, 가장 높은 연령은 36세였다.

5명 중 4명은 1인 가구였고 한 명만이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전문직, 공무원 등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었으며 근속 연수는 4년에서 10년.

1인 가구로서 주택 매수에 뛰어든 이유를 들어보자.

"1인 가구라서 주거에 대한 불안이 더 컸다. 부부가 둘이 모으면 자산 형성도 빨리 하고 청약 가점도 높아 청약 당첨 가능성도 높지만 1인 가구는 오로지 혼자 앞가림을 해야 하지 않나."

"결혼 계획과 상관 없이 집 장만은 사정이 될 때 가능한 빨리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둘 중 누구라도 집을 갖고 있다면 더 나은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은 어떻게 했을까.

이들은 매수 당시 목돈이 7000만원에서 1억 6500만원 분포를 보였다.

1억원 안팎을 모아 주택 구매를 결심한 것.

나머지 금액은 이른바 '영끌'이었다.

3억원대 아파트를 구매한 한 사람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3억원 정도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보금자리론 대출 한도가 최대 3억원인 영향 때문이리라.

대출 기간은 40년을 받은 경우가 최대였다.

5명 중 4명은 신용대출도 받았는데, 가장 많이 신용대출을 받은 분의 말을 들어보자.

"지인들로부터 영끌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마이너스통장은 물론 보험 약관대출과 2금융권 대출까지 여기저기서 쪼개서 대출을 받았다."

가족들의 지원, 이른바 '가족 대출'을 받은 건 5명 중 3명이었다.

금액은 3000만원에서 4000만원 선이었습니다.

그러면 궁금해지는 것은 매수 주택의 가격이다.

3억2,000만원부터 5억9,000만원까지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가 주를 이뤘다.

위치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이었으나 지하철이나 BRT(간선급행버스) 등이 가까워 교통 편의성이 높았다.

어느정도 입지 분석은 하고 매수한 아파트인 것이다.

특히 5명 중 유일하게 오피스텔을 구매한 C씨는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된 입지의 오피스텔을 샀다.

인천에 보금자리를 장만한 남성도 단지 앞에 서울로 연결되는 BRT가 확정된 것이 매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신혼집으로 아파트를 산 한 매수자의 말을 들어보자.

"교통편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 사는데 편리하기도 하지만 교통망 확충에 따라 주변 인프라도 좋아지기 때문에 부동산 가치 상승에 득이 된다고 생각한다."

광화문까지 버스 3정거장 이내 집을 고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골랐지만 단점도 적지 않은 집이다. 하지만 광화문까지 버스로 3정거장이라는 도심권 입지가 마음에 들었다."

모두 자녀가 없는 상태라 학교 접근성을 고려했다고 답한 사례는 단 한명 뿐이었다.

집 사게 된 결정적 계기도 들어볼 만하다.

5명 중 2명은 "현타가 와서"라고.

"원래 집 구매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냥 직장 가까운 곳에 월세를 주고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창 밖으로 보이는 아파트 가격이 궁금해서 찾아봤다. 내가 2년 간 꼬박꼬박 월세를 내는 동안 그 집은 두배가 올랐더라. 현타가 왔다. 그때 아파트 매수를 결심했다."

지인이 부동산으로 자산을 늘리는 것을 보고 집 매수에 뛰어든 케이스도 있다.

"비슷한 연차, 비슷한 연봉의 친구가 집을 샀는데 한 달 만에 5000만원이 올랐다. 자산 격차가 무섭게 벌어지는 걸 보고 가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가만 있으면 제자리가 아니라 뒤처지는 것이다."

다른 두 사람 얘기도 들어보자.

"집값이 아무리 안 올라도 내 연봉보다는 많이 오르더라. 1~2년 기다린다고 집을 사기 좋은 상황이 올 것 같지 않았다. 그럴 바엔 1년이라도 빨리 대출을 갚기 시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코로나 영향도 없진 않아 보인다.

"그 동안 빌라에서 불편 없이 살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거 환경이 나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파트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편의성 면에서 오피스텔이 낫다고 생각해 매수까지 하게 됐다."

이들은 강력한 대출 규제와 3기 신도시라는 사기성 당근책 따위 가뿐히 무시했다.

이런 걸로 집값은 잡을 수 없고 실거주 1채는 선택이 아니라 당장 선택해야 하는 진리임을 알고 있었다.

이들 다섯 명의 사례만 봐도 우리는 알 수 있다.

30대는 패닉바잉을 한 게 아니라 스마트바잉을 한 거라고.

두려움에 떨며 생애 첫 등기를 친 이들은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것이다.

오직 내 힘으로 등기친 자만이 승리할 것이다.

출 처

"건너편 미친 집값에 현타왔어요" 아파트 산 30대들 [코주부] : 네이버 뉴스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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