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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자유 자극제

30대 초반 전문직 여성은 어떻게 첫 집을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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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 나이에 지방에 거주하는 한 전문직 여성의 이야기다. 여러번 강조하지만 등기치는 경험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노력 없이 성취되는 건 없고 움직이는 자만이 웃게 된다. 아래 전문직 여성은 2020년 상승장에 생애 첫 등기를 했고, 지금은 누구보다 편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산다. 내 한 몸 뉘일 집이 있으면 이렇듯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수가 없다. 집은 인간의 가장 필수적인 자산이라는 것을 반드시 명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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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0대 초반이고,

지방에 거주하는 전문직 여자입니다

부모님 두 분 착실한 공무원이시고

덕분에 그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고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며 따뜻하게 지내는 정도면

인생은 충분한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봉사활동' '글쓰기' 등이 인생의 목표였고

돈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은 이런 것들에 비해

천박하거나 상스럽다고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도 같네요.

아마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겠죠?

근데 작년부터 8년째 옆에 있는 제 짝이

서울 아파트, 부동산 얘기를 자주 꺼내더라구요

분명 몇해 전까지만 해도 서울살이 별거 있겠냐,

지방에서 살면서 여유롭게 지내자,

가족들한테 아낌없이 쓰고 살자던 그이가

직장에서 여유가 생기면서부터

책을 읽고 유투브를 보고

나름의 계획을 얘기하기 시작했죠

우리가 너무 모르고 산 것 같아.

전문직이라고 시간만 지나면 당연히 집을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야.

돈과 아파트 수요가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어.

지금이라도 우리 올라가자.

지금처럼 양가에서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말야.

그래서 처음엔 피터지게 싸웠습니다.​

그거 이해해주고 니 뜻대로 따라줄 여자 만나라고요.

나는 여기서 기반 잡았고

우리 같이 소박해도 여유로운 삶 꿈꾸기로 한 거 아니었냐.

왜 자꾸 돈돈 하느냐.

나는 이거 아니라도 충분히 힘들다,

자꾸 다른 일로 나를 푸쉬하지 마라 등등.

날카로운 언어로 상처 많이 줬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같이 잘 살자는 얘기였는데,

왜그리도 밉고 불안하게 다가왔는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설득하더라구요.

본인도 백지 상태에서 시작했으니

서울에 구가 몇 개인지부터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아파트는 왜 그런지 공부하고

종이 한 장에 우리가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는 예산 계산하고

(전세주고 갭+양쪽 신용대출+제가 모은돈까지)

서울, 경기권에 있는 아파트 이름을 전부 써서

주변 교통(지하철 호선), 학군, 용적률, 세대수 등등 정리하고

네이버부동산, 호갱노노 빠삭하게 꿰기 시작하고.

로드뷰로 임장을 뛰고 말이죠. 그러다보니,

누가 동네만 말해도 대화가 될 수준이 되더라고요.

시간을 두고 계속 주워듣고 같이 공부도 해보고

(진짜 헤어질거 아니면 뭔 말인지 알고라도 있어야 하니까)

오빠 생각을 끊임없이 듣다보니

이게 그냥 '부동산' '집'에 관한 얘기만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깨달음이 왔달까요.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삶의 목표 차원인 것 같더군요

순간 뒤가 섬뜩해졌어요.

이후에도 서울가면

거지처럼 살아야 되는 거 아니냐고

오빠를 참 많이 괴롭히기도 했지만

저도 끈질기게 상대를 믿고 따라갔습니다.

여름엔 재미로 분당 쪽 임장을 가보기도 했고,

차가 없어 기차타고 수십 번 버스 갈아타며

카카오맵에 찍어놓은 서울 권역 아파트들을 누비고,

일대 부동산으로 가 우리 여건에서

매매할 수 있는 물건도 상담 받아보고요.

처음엔 무서웠는데 몸으로 부딪혀보니

점점 더 자신감도 생기더군요.

한편으로 이렇게 많은 아파트 중

내가 원하는 조건으로 살 수 있는 게 많지 않구나

앞으론 더 그러겠구나, 박탈감도 들었고요.

그러다 9월 초,

정말이지 하루가 달리 발표되는 부동산 정책과

전문직 신용대출까지 막힌다는 소문마저 돌 무렵,

아파트 매매를 내년까지 기다리면 안되겠다 싶어졌어요.

왠지 모를 직관적 무서움과 조바심 같은 것도 들었고.

그래서 가능한 신용대출을 미리 다 실행키로 했어요

그게 9월 둘째 주입니다.

그리고 셋째주 월요일,

저희 예산으로는 뭔가 하나씩 부족했던 아파트들에 비해

2호선 역세권에 학군, 평지, 한강변, 한강공원, 대형병원 등의 조건을 갖추고

실거주 하는 사람들도 나쁘지 않은 후기를 올린

아파트 단지를 한 곳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둘다 보는 순간 여기다 싶어졌고,

그 주말 바로 부동산에 가게 됐죠.

5.5억 갭도 버거워서 30평대는 꿈꿀 수도 없었어요.

20평대의 전세낀 매물 두 군데를 먼저봤는데,

음, 아무리 서울 구축 아파트를 염두에 둔 거라지만

집 상태가 영 별로였는지 눈물 나려는 거 꾹꾹 참았어요.

만약 이곳을 매매한다면 바로 들어올 수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긴 시간 이곳만 바라보고 돈을 모아야 하는데

정말 자신이 없었기도 했고요.

그 때 부동산 사장님이 30평대 주인집 매물이라면서,

새로 전세받을 수 있고 올 수리 되어있는 고층이고

약간이지만 한강뷰도 보이는 집이 있다고

처음 말씀하셨는데, 그때는 갭이 6.1억이다 보니

일언지하 괜찮다고 거절했었는데

이쯤되니 눈에 뵈는 게 없져서

한 번 보여달라 했습니다.

근데 왠걸,

그런게 있나봐요 정말.

그 집에 딱 들어갔는데

따지기도 전에 정말 좋고

원래 집주인 사모님도 너무 좋으시고,

어떤 말 못할 좋은 기운 같은 걸 느꼈어요.

여기라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뒷 일은 그냥 주변 가족한테 신세지든,

내년되면 신분 바뀌면서 대출이 늘어나니,

무턱대고 그 동에서 부동산 걸어오는 동안에

"할까?" "진짜 할까?" "하자!" 세 마디 끝에

계약금 5천만원을 쐈답니다.

지금 생각해도 무슨 '근자감'에 그랬는지

도저히 모르겠단 말이죠.

그랬던 저는 돈 이체하자마자 눈물이 났고,

첫 대면에 제 인상이 참 좋다고

집 보는 내내 좋은 얘기 많이 해주신 사장님도 같이 울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주 주말에 계약서 쓰고

11월 중도금 내고 어제 잔금 치른 다음

최종적으로 등기까지쳤습니다

그냥 착실히 돈모아서 집사고 가족끼리 오순도순 사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던 양가 부모님은 첨에 들으시고는

우리가 투기꾼이라도 된 것처럼 걱정하고 불안해 하셨고

생각보다 대출이 더나오는 상황도 아니었던 데다

영끌에 패닉바잉 조심하라는 글이나 기사도 엄청나오고

집값 폭락할거라는 글에, 괜히 사놓고도 다른 지역과 비교하는 마음 등등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몰려오기도 했지만...

부모님 설득, 시세보다 높은 전세 세입자 구하기,

풀 대출에서 부족한 자금 이리저리 끌어다 모으기.

등기치기까지도 긴긴 시간이 걸렸답니다.

어제 등기치고 잔금치루고 나니

정말 말그대로 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게 실감났어요

잔금전날까지도 짝꿍한테

'물이 코밑까지 차올라 겨우 고개들어 숨쉬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등기치고나니 후련해지던걸요

비록 언제 들어가살지도 모르고

빚쟁이가 돼버려 다달이 나가는 이자도 크고

결혼할때 가방 하나도 못할거같고

시집갈 때 부모님 드리고 가려고 모은 돈

고대로 집에 넣었지만.

이제부터 도와주신 양가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갚으며 살자고

이 집을 산것이 우리의 큰 목표가 되어 더 열심히 아끼며 살자고

서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들도 게을리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2020년 마지막 날을 마무리했습니다.

외롭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던 나날에

다른 분들의 스토리를 보며 참 많은 힘을 얻은 것 같아요.

이제 시작이겠죠?

여러분도 화이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HAPPY NEW YEAR!

전문직 여성의 글 출처: 부동산스터디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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