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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단상

6.21 대책은 별 효과가 없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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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6.21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으로, 하나하나 뜯어보자니 복잡해 머리를 쥐어짜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해서 최대한 정리해보고자 한다. 어떤 내용이 담겼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

(1) 공급 유도하겠다

6.21 대책에서 언론이 제일 주목하는 것은 '분양가 상한제 개편'과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이다. 윤 정부는 이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분양가 상한제 영향을 받는 새로운 아파트 공급을 유도하고, 전월세 주택 공급도 늘리겠다는 심산인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 개편부터 보자. 새 아파트 공급 주체는 빈 땅이나 오래된 건축물이 있는 땅을 사서 아파트를 건축해 분양하는 사람들이이다. 여기엔 구축을 허물고 더 높게 지어 늘어난 세대 수만큼 분양하는 재건축 아파트 관계자(재건축 조합)를 포함한다.

주지할 것은 새 아파트 공급 주체인 재건축 조합 및 건설사는 분양가 상한제를 좋아하지 않았다. 가격 상한제로 인해 높은 가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재건축 조합이 분양가를 더 높게 받으려고 분양을 미루다가 건설사와 충돌하고 공사가 중단되는 둔촌주공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 가속화로 건자재 값이 급격히 올라버림으로써 아파트 공급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형국이었다. 분양가는 묶였는데 건축비만 치솟으니 어쩌겠는가.

때문에 윤 정부는 6.21 대책으로 분양가를 더 높게 받을 수 있게 규제를 완화했다. 건자재비 급등분을 분양가 산정에 반영토록 했고, 원래 반영이 어려웠던 금융비용과 보상비 등도 포함시킬 수 있게 했다.

적정 분양가 산정시 참고하는 인근 아파트 시세 기준도 변경키로 했다. 지금까진 준공 20년 이내 인근 단지 시세만 참고했다면 이젠 아니다. 10년 이내의 아파트 시세와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사실 당연히 했어야 하는 조치다. 신축 짓는데 20년짜리 아파트랑 시세를 비교하면 되겠는가.

정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러한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이 적용될 경우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 분양가가 약 1.5~4% 비싸질 것이라는데, 분양가가 5억원이면 750~2000만원, 10억원이면 1500~4000만원 정도 오를 수 있게 됐다. 물론 추정치고 실제론 더 올라갈 수 있다.

하나 첨언하자면 이런 개편안으로 인해 아파트 분양을 노리는 예비 청약자들은 더 높은 분양가를 감당케 된 것이므로 '로또 청약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2) 전월세 공급 늘리겠다

'임대차 3법 보완', '전월세 금지법 완화', '임대인 인센티브 강화'가 핵심이다. 애석하게도 윤 정부는 전월세 대란을 촉발한 임대차3법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러면서 전월세 주택 매물을 증가시킬 보완 방안만 내놓는다.

전세 보증금을 5% 이내로 올리는 임대인을 '상생 임대인'으로 간주해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상생임대인에게는 전세나 월세 임대를 하고 직접 살지 않아도 '직접 거주한 기간'으로 쳐주겠다는 것인데, 세금 혜택을 위해 굳이 2년간 직접 거주할 필요가 없으니 대신에 2년 동안 전세나 월세를 싸게 주면 된다는 거다. 이 혜택은 2024년 말까지 유지된다.

또 새 아파트 분양받은 사람에게 부과되던 거주 의무도 완화키로 했다. 기존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시세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집이 지어진 다음 무조건 처음부터 입주해야 했다.

일명 '전월세 금지법'이 없어진 것으로, 새 집 분양받았어도 바로 안 들어가 살아도 되며, 전세부터 줄 수 있게 됐다. 단, 최대 5년간 실거주 의무는 남겨두고 나중에 집 팔거나 양도 전에 기간만 채우면 된다.

이와 함께 세입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버팀목 전체 전세 대출'의 한도를 늘려주기로 했고, 이는 향후 1년간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를 대상으로 8월부터 적용된다. 수도권 기준 보증금 3억원 이하 전셋집을 대상으로 하던 버팀목 전세 대출은 보증금 4억 5천만원 주택까지 대상을 넓히고, 대출 한도는 1억 2천만원에서 1억 8천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월셋집에 사는 사람에게 연말 정산 때 제공하는 세액 공제도 소폭 확대한다. 연 소득 7천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는 기존 10%에서 12%로, 연 소득 55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는 기존 12%에서 15%로 세액 공제율을 높여줌과 동시에 1년 동안 내는 월세의 2~3% 정도를 세금 환급 형태로 돌려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상속 주택에 대한 세금 감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200만원 인하 등 자잘한 혜택들이 담겼으나 핵심은 '분양가 상한제' '임대차 시장 안정'이며, 실제로 뜯어보면 큰 한 방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을 전 정부 이전 수준으로 드라마틱하게 엎기 보단 점진적 변화를 택한 것이다.

그러나 금리 급등 시기에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이런 잔 조치들이 실효성이 있을진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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