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축복이냐 저주냐를 판가름하는 첫 번째 기준선은 결혼 준비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상대의 씀씀이와 경제관념이 어지간하면 전부 들통이 나고, 그 뽀록난 경제에의 관념이 가난한자에 가까운지 부유한자에 가까운지는 열번 백번 강조해도 모자름이 없다. 여기, "결혼 반지 문제로 겨혼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는 남자가 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이라는 이 익명의 남자는 블라인드 <결혼생활> 토픽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린다.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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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반지문제로 결혼에 대한 고민이 생김
서울교통공사 · !********
일단 결혼준비 시
남자-집 준비(현금 7억)
여자-모든 결혼비용(식장 밥값은 각각)
이렇게 하기로 합의를 했어.
난 남자고 부모님이랑 공동소유한 아파트 전세금을 신혼집 구할 때 쓰기로 함.
얼마 전 결혼반지 얘기가 나왔는데 여자는 티파니에서 하기
를 원하더라고 그래서 가격 맞으면 하자고 했는데 좀 비싸긴
하더라 그래서 여자가 커플링만 하는데 대신 다이아를 좀
박아서 하자고 하더라고 며칠 뒤에 여자가 말하길
"내 친구 얼마 전에 결혼준비하는데 신부꺼는 티파니에서
6-700짜리 하고 신랑껀 종로에서 티파니 이미테이션(?)으
로 해서 했다고 하더라"
이렇게 얘기를 해서 난 어차피 반지는 크게 신경 안 쓰니
편한대로 하는데 솔직히 반대 입장이었으면, 즉 내가 티파니
를 하고 신부보고 이미테이션 하자는 말은 미안해서 못할꺼
같다고 했어. 솔직히 난 반지에 관심은 없는데 내 배우자 될
사람한테만 안 좋은거 하라고 하는게 너무 미안하고 신경
쓰일것 같거든. 아니면 차라리 우리 이번엔 같이 싼거 하고,
나중에 돈 많이 모아서 좋은거 하자 이런 말이라도 듣고
싶었거든
근데 여자는 자기 친구 사례를 봤을 때 남자가 얼마나 여자를
사랑하면 저렇게 양보할 수 있다는데 난 좀 이해가 안 가고,
서운하고 나중에 결혼하면 내가 좋은 대접까진 아니지만
존중받지 못할꺼 같은 생각이 드는데 내가 좀 과도한건가?
계속 신경쓰이고 그래서 그냥 주절주절 써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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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게 아니다. 신경쓰일 만 한 일이다. 그것도 아주아주.
쪼잔한 것도 아니다. 글쓴이가 문제라면 '퐁퐁'의 조짐이 느껴진다는 것. 지나친 배려는 상대를 오만하게 한다. 아니다 싶을 땐 아니다고 말해주는 것도 필요하며, 이를 통해 갈등이 빚어지면 그건 글쓴이 잘못이 아니다. 전적으로 상대 잘못이다. 결혼 자금으로 결혼 비용만 내기로 한 상황에서 자기는 친구들 사례를 들며 티파니 반지, 600~700만원짜리 반지를 하고(여기서 부족한 경제관념, 허영심, 허세와 사치 성향을 짐작게 된다.) 예비 신랑은 이미테이션으로 하는 건 매우 문제적이며,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될 것이다.
그렇다. 이 시점에서 딱 잘라 말하지 않으면 평생 이런 스탠스를 고집할 것이다. 피곤해지는 것은 남자다. 그렇게 퐁퐁이 되는 것이다.
여자 직장인들도 이렇게 코멘트할 정도면 문제라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정반대되는 케이스를 잠시 소개하자면 이렇다.
서로 여건 되는 선에서 상식적으로 판단하고 서로를 최대한 배려하는 것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호구짓을 하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 안디ㅏ. 아래 지적은 정확해 보인다.
남자든 여자든 여유되는 쪽을 물주 & 호구로 여기는 관계는 반드시 삐걱거린다.
다른 코멘트들도 무수하지만 99.9%로 여자의 문제를 남녀 불문하고 지적하고 있어서 생략하기로 한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이 불공정거래로 계약된다면 그 말로는 처참해진다. 항상 정신의 고삐를 죄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해 냉정해지도록 해야 한다.
PS.
물론 한 쪽이 압도적으로 부자인 경우라면 이 모든 고민은 불필요하겠으나 그런 남녀가 얼마나 되겠는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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