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엔 참 발음하기 힘든 아파트가 하나 있다.
이름하여 우장산 한울에이치밸리움.
37가구가 전부인 나홀로 아파트인데 이제 막 청약에 들어간 곳이다.
놀라운 것은 이 발음하기 힘든 우장산 한울에이치밸리움이 최근 청약 경쟁률 61대 1을 기록했다는 사실.
알 사람은 다 알지만 나홀로아파트는 한때 미분양이 기본이었던 곳이다.
그 이유는 당신이 짐작하는 그대로다.
그러던 나홀로아파트가 청약 완판을 기록한 것은 놀라운 일인데, 더 놀라운 일은 이게 우장산 한울에이치밸리움만의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스카이아프트를 보자.
빌라촌 밀집지인 데다 지하철 2호선 봉천역과 도보 20분 거리인 비역세권에 있다.
단 1개동에 지상 12층 규모의 정말 조그마한 단지여서 아파트라 하기에도 좀 민망한 곳이다.
근처에 시세 비교를 할 만한 아파트 단지가 없다.
시세 차익을 미리 가늠해보기도 쉽지가 않다.
그런 이곳마저 올 7월 43가국 모집에 994명이 몰렸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23대 1.
이 중 56㎡타입은 1가구 모집에 246명이 몰리면서 246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청약 가점 커트라인은 어떤가.
일반 아파트 저리 가라다.
56㎡의 청약 가점 커트라인은 64점으로 거의 만점 수준에 이른다.
64점은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모두 만 15년을 넘겨야지만 받을 수 있다.
780세대 신축인 강동구 고덕동 고덕강일제일풍경채과 맞먹었달까.
이 밖에 서울 나홀로 아파트들은 올해 모두 흥행 홈런을 하고 있다.
종로구 에비뉴청계와 동대문구 브이티스타일은 각각 최고 경쟁률 86대 1(27㎡타입)을 기록했다.
전자는 81가구, 후자는 75가구 규모의 나홀로 아파트다.
이렇게 청약 시장의 애물단지에 불과했던 100가구 미만 나홀로 아파트는 이제 예전의 그 애물단지가 아니다.
없어서 못 가지는 곳이다.
역대 최저치의 신규 입주 물량을 기록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록하게 될 서울에서는 특히나 분양이 귀해질 대로 귀해졌다.
나홀로아파트라도 청약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다.
대단지 아파트보다 가격 방어에 취약하고 인프라가 좋지 못하다는 사실 등에도 불구하고 이런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반시장주의를 신봉하는 이번 정부에서 아파트의 아파트에 의한 아파트를 위한 아파트 전쟁이 벌어지는 이 같은 풍경은 기이하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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