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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단상

서울·지방 집값 차이는 앞으로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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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자초한 가장 큰 문제는 온 사회의 양극화다.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임대인과 임차인,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남성 대 여성, 대기업 기득권 노조 대 비정규직 사원 등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그래도 하나 더 꼽자면 '아파트 양극화'를 빼놓을수 없다. 아파트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자산 양극화 뿐만 아니라 아파트를 가진 자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반면 지방은 제자리걸음인 곳이 태반이다. 부산, 대구 정도 되는 광역시 급이거나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가 아니고서야 지방 중소도시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지방 구석구석엔 아직도 30평대 아파트를 2억 미만으로 살 수 있는 곳이 널려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값이 11.4억원인데 지방은 주춤하고 있다면 그 격차가 심대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데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엔 어땠던가. 2017년 6월 서울과 지방광역시 아파트값 격차는 3억5489억원에 불과했다.

그럼 올해는? 2021년 6월 기준으로 7억 7907억원이다. 2배 이상 벌어진 셈이다. 지방의 집값이 더디게 오를 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미칠듯이 폭등한 데 따른 결과다.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자로 좀 더 살펴보자. 문 정부 출범 직후(2017년 6월) 서울과 5대 지방광역시(인천 제외)의 평균 아파트매매가격은 얼마였던가. 각각 6억1755만원과 2억6266만원이었다.

이후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폭주했다. 매년 1억원 가량씩 올랐다.

7억3170만원(2018년)→8억1290만원(2019년)→9억2509만원(2020년)→11억 4283만원(2021년 6월 기준).

같은 기간 지방광역시 평균 아파트매매가격을 살펴보면, 그 차이가 얼마나 지대한지 절감케 된다.

2억7062만원(2018년)→2억7640만원(2019년)→2억9420만원(2020년) 등으로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그러다 올해 6월 3억6376만원이 됐다.

지난 4년간 지방광역시 아파트값은 38.49% 상승한 게 전부인데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85.05% 급등해버렸으니 지방 사람들로선 허탈감이 클 것이다.

이번엔 서울 집값을 지방광역시를 포함한 7개도, 지방중소도시까지 더한 집값과 비교해보자.

지난 2017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의 중위아파트 매매가격은 6억2116만원. 그게 10억1417억원으로 4억원(63.27%) 정도 급등했다.

반면 지방 중소도시 중위아파트 매매값은 동일 기간 1억6559만원에서 1억7826만원으로 1000만원 오른 게 전부다. 겨우 7.62% 상승이다.

물론 서울 등 수도권 집값 급등으로 일부 지방에선 풍선효과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일 뿐이다. 그 효과도 특정 지역 아파트 단지에만 몰리고 있음을 알 사람은 다 안다. 소수 단지 이외 단독, 다가구주택이나 빌라 등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이러한 서울 중심의 수도권 vs 지방 부동산 가격 양극화는 더욱 극심해질 것이다. 정부가 지역 맞춤형 정책 같은 걸 내놓을 것 같지도 않고, 내놓는다고 해도 한참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지금 유례 없을 정도로 초장기 과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집값이 내려갈 수 있는 요인은 지금으로서는 단 하나. 2014년부터 역대 최장 기간 상승한 데 따른 '가격 부담' 뿐이다.

하지만 그 부담은 앞으로 부담이 아니게 될 지도 모른다. 초장기간 상승의 현실이 서서히 한국 부동산 시장의 비정상적 상태가 아닌 정상 상태로 굳어가는 느낌마저 들고 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래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의한 유동성(M1, M2) 팽창이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로 이뤄져버린 현실을 말이다.

어쩌면 그 효과는 이제서야 비로소 본격화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무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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